부산시민의 목소리: 이제 행동으로 보여주세요

Feature Story - 2013-07-18
그린피스는 ‘원전비상’ 투어 마지막 날인 오늘(18일) 부산시청을 방문해 그동안 모인 시민들의 서명을 전했습니다. 이영활 부산시 경제부시장에게 서명을 전달한 서형림 기후에너지 캠페이너와 동행한 부산시민 송가원씨가 소감을 전합니다.
그린피스는 ‘원전비상’ 투어 마지막 날인 오늘(18일) 부산시청을 방문해 그동안 모인 시민들의 서명을 전했습니다. 이영활 부산시 경제부시장에게 서명을 전달한 서형림 기후에너지 캠페이너와 동행한 부산시민 송가원씨가 소감을 전합니다.

 

저는 부산대학교 학생 송가원입니다. 처음 환경문제에 대한 작은 관심으로 그린피스를 접했지만, 부산시민으로서 원전에 정말 가까이 살고있다는 메시지에 동감해 참여하게 됐습니다.

그린피스의 이번 ‘원전비상’투어에서 가장 감명 깊었던 것은 광안대교에 활동가들이 올라가 원전위험을 전한 것입니다. 부산하면 광안대교인데 위험을 감수하고 그 높은 곳에서 메시지를 전한 점, 특히 외국인 활동가들까지 우리의 안전을 생각하고 알린 점은 이것이 우리에게 정말 중요한 문제구나 라고 느끼게 만들었습니다. 간단한 설문조사 같이 실생활에 밀접하지 않은 뉴스들은 쉽게 잊혀지기 마련이지만 이렇게 직접적인 행동으로 보여주니 부산시민들의 안전을 정말로 걱정한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평소에 저는 원전 위험에 대한 인식은 있었지만 그것이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거라고는 생각 안했죠. 정말 안일하게만 생각했던 것 같아요. 마치 SF영화에서 좀비가 나타나는 것처럼 비현실적으로 느꼈었죠. 주변 친구들도 ‘설마 우리에게 일어나겠어?’ 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동안 끊임없이 들렸던 원전 고장, 비리 소식에는 대부분 당장 전력이 부족하다, 전기세가 오르겠다 이런식으로만 연결시켰죠. 뉴스도 원전 고장, 가동 중단 소식을 전하면서 위험성보다는 전력난에만 중점을 두었으니까요. 혹시 모를 사고에 우리가 입을 피해에 대해서는 생각할 겨를이 없었어요. 무엇이 문제인지 정확히 보기 어려운 상황인 것 같아요. 그런데 그린피스 활동 같이 직접적인 메시지를 접하니 다시끔 생각하고 깨닫게 되었죠.

오늘 현실적인 방재계획을 요구하기 위해 서명을 전달할 때 저는 부산시민으로 왔습니다. 그런데 제가 만난 분들은 시민의 목소리를 궁금해하지 않는 느낌이었어요. 그린피스는 비폭력 단체이고 위험이 있으니 시민의 목소리를 듣고 대화하자는 것이었는데, 부산시 측의 태도는 우리의 요구가 부산시와 시민들의 안전을 위한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았어요. 우리를 대화의 상대로 바라보지 않는 것 같아 답답했습니다.

이런 중대한 문제에 대한 논의를 시간제한, 그것도 5분 10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얘기하겠다는 태도가 대화의 의지가 있다고 보기 어렵지않나요?

또, 이이상의 발언은 않겠다는 태도는 소통하려는 자세로 볼 수 없었습니다. 귀를 기울이고 집중하고, 참여하는 것이 대화인데 시간만 체크하고 코멘트 없이 듣기만 하셨습니다. 광안대교에 올랐던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직접 이야기하고 싶다고 제의한 것에 대해 단호히 거절했을 때는 정말 할 말을 잃었지요.

문제가 발생한 다음에야 대응하는 것은 그저 수습에 불과합니다. 어떤 일이든 사고가 일어나기 전에 방지하는 대비책이 필요한데 단순히 ‘우리는 최선을 다하겠다’라고만 이야기 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말 아닌가요? 구체적으로 어떤 행동을 취하고 있는지 이야기하지 않고 방대하게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있다’ ‘노력하겠다’ ‘특별위원회가 있다’ 라고 말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시민의 안전을 위해 현재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고 있고, 무엇을 준비 중이다라는 말이 없는 것은 저희 대학생들의 논리보다도 못해보였어요. 실망스러웠어요.

부산시장님께 이런 말을 드리고 싶어요. 이제 부산시민들을 위한다면 말만 하지말고 행동으로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우리가 이야기한 것을 들으셨다면 이제는 행동으로 반응을 보여주세요. 소통은 단순히 일방적으로 이야기하고 전달만 하는 것이 아니니까요.

 

인터뷰: 송가원 (22, 부산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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