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웹사이트, ‘착한’ 전력으로 돌아가고 있을까

Feature Story - 2015-07-01
내가 즐겨쓰는 웹사이트가 어떤 전력을 통해 운영되고 있는지 알고 계신가요? 이 웹사이트가 지구를 덥게 만드는 전력원을 쓰는지, 지구를 식히는 전력원을 쓰는지에 대해 쉽게 확인하실 수 있나요? 그린피스는 지난 6월 11일, 전세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즐겨 사용하고 있는 110여개 웹사이트에 대한 재생가능에너지 사용 현황을 확인할 수 있는 보고서와 크롬 확장프로그램을 발표했습니다.

 

오전 8:00 출근 중. 만원 지하철과 만원 버스에 몸을 실었지만, 간밤에 어떤 재미난 일이 있었는지 포털사이트나 페이스북, 트위터를 확인합니다. 정치면은 정말 대책없고 사회면엔 한국에도 이런일이 일어날까 싶은 뉴스가...

 오전 9:00 출근 완료. 간밤에 들어온 e메일을 주욱 확인합니다. 더불어 업무 영역과 관련된 소식은 국내외 주요 인터넷 신문 사이트 관련 섹션을 살펴보기도 합니다.

 오전 10:00 ‘열일’ 중. 디자인과 영상 작업 의뢰 때문에 대용량 파일을 전송해야할 필요가 생겼습니다. 드롭박스에 파일을 올리고 메일로 링크를 첨부해서 발송. 몇 년 전만 해도 생각하기 어려운 일이었는데 파일 전송과 공유가 더 쉬워졌습니다. 참 편리한 세상입니다.

 12:00 정오. 동료들과 점심을 먹으러 갑니다. 어디가 맛집인지 오늘은 어떤 메뉴를 먹어야 할지  맛집 앱을 통해  맛집 찾기 성공! 맛난 메뉴가 나왔으니 찰칵! 아이클라우드, 구글 포토에 업로드하고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도 남겨봅니다. 최근 썸타는 분에게도 톡으로 자랑.

 오후 2:00 잠시 휴식. 나른해지는 몸을 산뜻하게 만들기 위해 음악을 들으며 집중해보려 합니다. 잠시 졸음을 깨볼까 싶어 <허핑턴포스트>나 유튜브도 살짝 살펴봅니다.

 오후 6:00 칼 퇴근이다! 오늘도 정신없이 하루를 마치고 퇴근. 요즘 극장에서 볼만한 영화가 별로 없는 것 같은데 집에 가서 어떤 영화나 드라마를 볼까 찾아봅니다.

 오후 8:00 드라마 감상. 저녁도 먹었겠다 치맥과 함께 드라마 감상. 놓친 미드를 챙겨봅니다. 드마라는 늘 흥미진진해서 다음편이 기대되네요. 오늘의 드라마 감상평을 블로그에 적어봅니다.

 오후 9:30 하루 마무리. 아, 오전에 눈팅으로 봤던 아이템을 사야하는 게 기억났습니다. 찾아보니 국내에서는 판매 안하는 상품. 아마존에 들어가서 뒤져봅니다. 찾기 성공! 주문 완료! 아, 그러고보니 주말에 여행가야 하니 에어비앤비에서 괜찮은 숙소가 있나 알아보고 자야지.

 

 가상으로 꾸며본 하루 일지입니다. 현대인의 일상은 정말 많은 온라인 서비스들로 지탱되고 있습니다. 유명 소셜미디어부터 포털사이트, 메신저, 클라우드 저장공간, 사진, 영상 스트리밍, 음악 스트리밍, 온라인 뉴스 사이트, 쇼핑 사이트까지. 정말 많은 웹사이트들이 우리의 일상에 스며들어 있지요.

 그런데 내가 즐겨쓰는 웹사이트가 어떤 전력을 통해 운영되고 있는지 알고 계신가요? 이 웹사이트가 지구를 덥게 만드는 전력원을 쓰는지, 지구를 식히는 전력원을 쓰는지에 대해 쉽게 확인하실 수 있나요? 아마 이런 정보를 접하기란 쉽지 않았을 겁니다. 그래서 그린피스는 지난 6월 11일, 전세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즐겨 사용하고 있는 110여개 웹사이트에 대한 재생가능에너지 사용 현황을 확인할 수 있는 보고서와 크롬 확장프로그램을 발표했습니다. 

Click clean scorecard

< 자주 방문하는 웹사이트가 어떤 전력으로 운영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게 해주는 구글 크롬용 확장프로그램 ‘클릭 클린 점수표’. >

'클릭 클린 점수표(Click Clean Scorecard) '라고 불리는 이 크롬 확장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내가 자주 방문하는 웹사이트가 전력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는지, 그래서 어떤 에너지를 주로 사용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직은 북미에 있는 웹사이트들을 중심으로 정보를 제공하지만, 여러분이 주로 사용하는 웹사이트들도 여럿 눈에 띌 겁니다.

< 구글 크롬 웹스토어에서 설치할 수 있습니다. 설치가 완료되면 우측 상단에 클라우드 모양 아이콘이 나타납니다. >

이 도구는 현재는 구글 크롬 브라우저에서만 활용할 수 있습니다. 구글 크롬 웹스토어를 방문해 간편하게 설치할 수 있답니다. 설치가 완료되면 구글 크롬 브라우저 우측 상단에 클라우드 모양 아이콘이 나타납니다. 자, 설치하셨다면 내가 즐겨찾는 웹사이트들을 쭉 살펴볼까요?

페이스북, 애플의 아이클라우드는 A. 구글은 B 등급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어떤 전력원을 사용하고 있는지, 경쟁업체들의 점수는 어떤지도 확인 가능합니다.>

이 확장프로그램을 통해 여러분은 페이스북, 구글 등이 재생가능에너지 사용에 앞장서고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지구 환경을 위해서도, 경영 측면에서도 재생가능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이 이익이라는 것을 이들은 깨달았기 때문이죠. 물론 아직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재생가능에너지로의 전환을 준비하지도 않고 있는 기업들도 있습니다.

 블로그, e커머스, IT 서비스, 뉴스, 온라인 서비스, 사진과 이미지, 레퍼런스, 검색과 e메일, 소셜 미디어, 스포츠, 저장공간, 오디오 스트리밍, 비디오 스트리밍, 여행 등 14개 카테고리로 분류된 주요 웹사이트들의 정보 공개 여부와 재생가능에너지 사용 현황에 대한 정보는 보고서를 통해서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15년 세계 주요 IT 기업들의 전력원 사용 현황판>

그린피스는 우리 일상의 많은 부분이 빠르게 온라인 공간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에 어떤 인터넷 회사가 어떤 전력으로 우리가 즐겨 사용하는 웹사이트를 운영하는지에 대해 알 권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사랑하는 인터넷 서비스들이 더 친환경적으로 운영되기를 바라는 사람들은 공개된 정보를 바탕으로 즐겨쓸 사이트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도 생각합니다.

 점수표에서 여러분은 재생가능에너지에 대한 비전과 약속이 있는지, 사용하고 있는 에너지 원에 대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는지를 주요 기준으로 평가된 등급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클라우드 아이콘은 녹색, 노란색, 빨간색, 회색으로 표시되는데, 녹색은 재생가능에너지와 정보공개가 우수하다는 것이고, 빨간색은 좋지 못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회색은 아직 정보가 없다는 의미입니다. 아직 정보가 없는 사이트에 대해서는 여러분들이 정보를 제보할 수도 있습니다.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회사에 여러분의 소감을 남길 수도 있고요.

 <뉴욕타임즈 웹사이트는 D 등급입니다. 뉴욕타임즈 트위터 계정에 실망했다는 트윗을 남길 수 있어요.> 

애플, 구글, 페이스북과 같이 녹색 표시를 볼 수 있는 곳도 있지만, 아마존과 같이 빨간색을 볼 수 있는 곳도 있습니다. 아마존은 재생가능에너지 100% 사용에 대해 약속하기는 했지만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정보에 대해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데이터센터를 자체 운영하고 있는 곳뿐 아니라 임대해서 활용하고 있는 웹사이트들의 성적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마존웹서비스(AWS)를 사용하고 있는 드롭박스, 비메오, 바인, 텀블러, 핀터레스트, 사운드클라우드 등도 확인할 수 있죠. 이들은 데이터센터를 임대해서 사용하고 있지만, 아마존웹서비스의 정보 공개 및 재생가능에너지로의 전환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고객으로서 권한으로 서비스를 공급하고 있는 곳에 요청할 수 있기 때문이죠.

<자체 데이터센터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곳들도 등급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마존웹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는 드롭박스, 텀블러의 등급 표시 화면>

 데이터센터를 사용하는 고객이 무슨 힘이 있냐고요? 최근 미국에서는 아마존웹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는 주요 고객 기업들이 아마존에 재생가능에너지 사용 면에서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할 것을 요구한 실제 사례가 있습니다. 허핑턴포스트, 텀블러, 훗스위트, 체인지닷오알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업워시를 포함한 19개 회사는 아마존웹서비스에 에너지 사용에 대한 정보와 재생가능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에 대한 계획을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주문한 바 있습니다.

<아마존웹서비스를 사용하는 19개 기업이 보낸 편지>

이 사례는 특히 다음카카오에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다음카카오는 그린피스가 6월3일 '2015 한국 IT 기업 재생가능에너지 성적표'를 공개한 이후, 자신들은 '데이터센터를 직접 운영하고 있지 않아 관계가 없고 공개할 수 있는 정도보 없다'고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데이터센터를 빌려쓰는 고객 입장에서 현재 사용하고 있는 데이터센터에 관련 정보를 요청해 확보하고 더 나아가서는 재생가능에너지 도입에 대해 요구할 수도 있는 일입니다. 만약 현재 사용하고 있는 데이터센터가 재생가능에너지 사용현황 정보 공개와 재생가능에너지로의 전환에 전혀 관심이 없다면, 고객의 입장에서 환경과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재생가능에너지로 운영되는 데이터센터를 선택해 이용할 수도 있는 것이죠.

 현재 이 확장프로그램에 한국 인터넷 기업들이 운영하는 사이트에 대한 정보는 포함돼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도 6월3일 '딴거하자' 캠페인이 시작돼 국내 주요 IT 기업 7곳의 데이터센터 운영 에너지에 관한 정보 공개를 하고 있는지와 재생가능에너지로 확대 정책이 있는지에 대해 첫 성적표를 공개했기 때문에, 조만간 이 확장프로그램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도록 7월 중 업데이트될 예정입니다. 더불어 다음 버전에서는 크롬 외의 다른 웹브라우저에서도 확인할 수 있도록 업데이트될 것입니다. 기대해주세요.

 

<그린피스 홈페이지는 재생가능에너지 성적이 어떤지 궁금하시죠? 100% 재생가능에너지로 운영하는 데이터센터를 활용하고 있어 A입니다. 궁금하신분은 방문해서 살펴보세요. 그린피스 홈페이지 바로가기 (크롬 확장프로그램을 설치하셨고, 이 글을 그린피스 홈페이지에서 보고 계신다면 우측 상단 구름 색깔이 녹색인걸 확인하실 수 있어요.) >

 

* 이 글은 2015년 6월 30일 IT 전문 인터넷 미디어 <블로터>에도 기고 된 글입니다.

▶ 한국 IT기업들이 재생가능에너지 100% 사용에 동참하도록 ‘딴거하자’ 검색으로 참여하기

▶ 관련 글 보기

“태권V와 친구들이 '월드 IT 쇼 2015'를 급습한 까닭은?” 

-  “지구를 ‘쿨’하게 만드는 인터넷 경주는 이미 시작되었다”

-  “환경도, 경쟁력도 놓친 한국 IT 기업”

카테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