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전 세계 국가 초미세먼지 랭킹, 한국은?

Feature Story - 2019-03-05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3월 5일 글로벌 대기오염 조사기관인 에어비주얼(AirVisual)이 출간한 '2018 세계 대기질 보고서'를 분석해 발표했습니다. 해당 보고서는 2018년 전 세계 초미세먼지 오염도를 국가 및 도시 단위로 측정해 순위를 매긴 최초 자료인데요. 총 73개국 3000여 개 도시를 대상으로 한 랭킹, 한국은 어디쯤에 있을까요?

한국 초미세먼지 오염, OECD 2위 차지

에어비주얼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초미세먼지 오염도 2위를 차지했습니다. 1위는 칠레로 최악은 면했지만, 도시 단위를 살펴봤을 때 초미세먼지 심각성은 더욱 두드러졌는데요.

그린피스 분석에 따르면, OECD 도시 중 대기질이 가장 나쁜 100개 도시에 무려 국내 44개 도시가 이름을 올렸습니다. 대표적인 지역으로는 경기도 안성과 강원도 원주, 전라북도 전주, 경기도 평택, 이천, 시흥, 양주 등이 포함됐습니다.

연평균 농도는 좋아졌지만 '매우 나쁨' 일수는 증가

서울 남산의 미세먼지 좋은 날과 나쁜 날<서울 남산의 미세먼지 좋은 날과 나쁜 날>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나라의 평균적인 초미세먼지 농도는 좋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전국 대기질 모니터링을 시작한 2015년 대비 2018년 한국의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약 12% 감소했습니다. 실제로 초미세먼지 농도가 15㎍/m³ 밑으로 떨어졌을 때를 알리는 '좋음' 일수는 2015년 63일에서, 2018년 127일로 2배 이상 늘었습니다.

'하지만 내가 느끼는 공기는 훨씬 안 좋아졌는데?'라고 생각하셨다면, 틀리지 않았습니다. 초미세먼지 '나쁨'과 '매우 나쁨' 일수 또한 큰 폭으로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매우 나쁨' 일수 역시 2015년에는 하루도 없었지만, 2018년에는 5일로 대폭 늘어났습니다.

즉 평균적인 초미세먼지 농도는 감소했지만, 수도권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내려질 정도의 고농도 초미세먼지 발생 일수는 증가한 것입니다. 미세먼지 현상이 점점 양극화 되고 있는 것이죠.

초미세먼지와 기후변화의 연결 고리

대기오염 경보가 내려진 날 방콕 시내의 지하철<대기오염 경보가 내려진 날 방콕 시내의 지하철>

도대체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걸까요? 대기환경을 연구하는 여러 전문가들은 이러한 고농도 미세먼지 현상의 발생에 기후변화, 그리고 대기정체의 영향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우정헌 건국대학교 공과대학 기술융합공학과 교수는 "최근 증가하는 고농도 미세먼지 현상은 기후변화와도 관련이 높다. 고농도 현상은 기후변화로 인해 바람이 전반적으로 정체되는 현상이 발생될 때, 국외 유입과 국내 배출원이 만나 발생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원인은 주로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한 복사강제력의 변화이며, 그 영향은 매우 다양하고 크다. 이것이 온실가스 감축이 대기오염 물질 저감과 동시에 고려되어야 하는 이유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기후변화의 원인인 온실가스와 초미세먼지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대기오염 물질이 모두 하나의 배출원, 즉 화석연료의 사용에서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에어비주얼 보고서는 아시아 지역 내 초미세먼지 발생의 주요 원인으로 전력 발전(석탄)과 수송 부문의 화석연료(석유) 사용을 지적합니다.

우리의 호흡권을 지키려면

어린 아이가 유모차를 타고 길을 건너기 위해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어린 아이가 유모차를 타고 길을 건너기 위해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2018년 에너지통계연보에 따르면 한국 역시 수송 분야의 석유 사용량이 꾸준히 증가했다고 합니다. 석탄 소비 역시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손민우 그린피스 글로벌 대기오염 부서 캠페이너는 "대기오염은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으로 사람들의 안전과 보건과 직결돼있다"며 "한국이 세계보건기구 권고 기준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증가하는 화석연료의 사용을 절대적으로 줄여야 한다"고 말합니다.

물론 한국은 국외에서 유입되는 초미세먼지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중국과 몽골 등에서 초미세먼지 발생원을 줄이는 것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우리나라 안에서 발생하는 초미세먼지를 줄이는 일 또한 경시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고농도 초미세먼지 현상은 사람과 차가 많은 수도권에서 가장 심각하게 발생합니다. 실제로 도심 내 대기오염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배기가스를 내뿜는 자동차, 도로 운송은 우리나라 석유 에너지 소비량의 절반 이상(58%)을 차지합니다. 전체 수송 부분의 화석연료 사용은 2015년 대비 7% 증가했습니다.

우리가 교통에서 사용되는 화석연료를 줄이지 않는다면, 도심 내 초미세먼지를 줄이는 일은 어려워질지도 모릅니다. 중국, 몽골 등 국외 미세먼지 저감에 협력하면서 나의 호흡권 가장 가까이에서 초미세먼지를 줄이는 일을 함께하는 것이 급선무가 아닐까요?

중국, 한국, 대만 등 아시아 지역의 대기오염을 해결할 수 있도록 그린피스와 함께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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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현지원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커뮤니케이션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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