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해 바다 얼음, 알프스 산맥 순백의 눈, 1,000m 해저, 갓 내린 빗물, 탯줄, 모유 – 세계 곳곳의 생태계뿐만 아니라 동물과 사람의 장기에서도 발견된 바 있는 과불화 화합물, PFC는 인류가 만든 화학물질 중에서도 가장 독성이 강한 화학물질의 한 범주이기도 하죠.
인류가 만든 독성 화학물질, 과불화 화합물(PFC)
탄소와 불소의 화합물인 PFC는 화학적, 물리적, 생물학적 분해에 매우 강한 저항성을 지니고 있어, 아웃도어 제품들의 방수 기능을 높이기 위한 도구로 많이 사용해 왔습니다.
분해가 잘 안된다는 건 자연과 생물체 내에도 아주 오래 남아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잔류성이 강한 PFC가 자연 분해되기 까지는 수백 년까지도 걸릴 수 있다고 하니, 얼마나 분해가 잘 안되는 물질인지 짐작하실 수 있을 겁니다.
쉽게 분해되지 않는 PFC는 지구상을 떠돌게 되는데, PFC중 일부는 사람 몸에 들어가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기도 합니다. 생식기능을 떨어트리고 암을 유발하며 호르몬 시스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PFC 주요 사용자, 아웃도어 산업의 미온적 태도
세계적으로 PFC의 유해성에 대한 인식이 확대되고 이를 아웃도어 산업에서 퇴출시키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대형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미온적이고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나마 PFC의 장기적인 유해성을 우려하는 주요 아웃도어 브랜드들조차도 모든 PFC 사용을 전면 중단하는 조치를 취하지는 않습니다. 이들은 PFC중 독성이 강한 물질로 판명된, 탄소와 불소의 사슬이 긴 PFC(C8:대표적으로는 PFOA 와 PFOS)를 고작 짧은 사슬 PFC(C6)로 대체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이러 조삼모사의 조치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님에도, 해당 브랜드들은 이를 이용해 친환경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내세우려 합니다.
사실 짧은 사슬PFC는 휘발성이 더 강해서 대기를 타고 이동하기가 더 쉽습니다. 또한 산화작용을 통해 긴 사슬 PFC로 변질 할 가능성이 높아 짧은 사슬 PFC는 독성이 강한 긴 사슬 PFC를 대체할 만한 완벽한 대체물로 볼 수 없습니다. 그 사슬의 길이가 어떻든 모든 PFC는 자연과 우리 건강을 위협하는 물질인 것이죠.
대안은 이미 존재한다!
그래도 좋은 소식은 있답니다. 이미 PFC과 같은 기능을 하는 안전한 대체 물질이 존재하고, 이를 사용한 제품들도 시중에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미 퓨마와 아디다스 같은 대형 스포츠 브랜드들은 PFC 사용 감소 목표를 설정했고, PFC를 전혀 포함하지 않는 의류들을 판매하는 브랜드 -주로 소규모 유럽 브랜드-로는, Fjällräven, Paramo, Pyua, Rotauf, R'ADYS 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변화가 시급한 대형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PFC 퇴출을 위해 적극적으로 변화하려는 모습을 보이지 않습니다. 더 많은 브랜드들이 PFC 사용을 완전히 중단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독성물질이 없는 제품에 대한 수요가 필요합니다. 즉, 여러분과 같은 소비자들의 적극적인 요구와 참여가 필요합니다.
'디톡스 아웃도어'를 가능케 하는 힘은 바로 여러분!
아웃도어 의류와 장비를 구매하는 여러분들이야 말로 아웃도어 산업이 변화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아름다운 자연의 이미지에 기대 광고하는 아웃도어 브랜드는 그들이 내세우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지키기 위해 과감하게 변화를 주도 할 책임이 있습니다. 소비자 개개인이 모여 함께 목소리를 낸다면, 더 많은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독성 PFC를 안전하고 깨끗한 대체재로 교체해 생산할 것입니다.
디톡스 아웃도어 선언문 서명을 통해 캠페인에 참여해주세요. 주위에 등산을 즐기는 친구와 지인들에게도 디톡스 캠페인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함께 모이면 더 큰 힘이 생깁니다!
캠페인에 참여하는 또 하나의 방법은, 여러분이 좋아하는 브랜드들에 PFC를 사용하지 않은 제품이 있는지 질문하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즐겨 입는 재킷도 PFC로 만든 건 아닌지 물어보세요. 페이스북, 트위터, 이메일을 통해 문의하거나 매장 직원에게도 질문해주세요. 우리의 건강과 자연을 지키기 위해 아웃도어 브랜드에게 모두가 알아야 할 진실을 밝히도록 요청하세요!
글: 하보미 / 그린피스 독성물질 제거 캠페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