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화력발전소 배출 초미세먼지로 연간 최대 1,600명 조기사망

4일 기자간담회서 낡은 석탄화력발전 확대 정책 비판… 오염물질 배출규제 강화 요구

Press release - 2015-03-04
국내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나오는 초미세먼지로 매년 최대 1,600명이 조기사망(2014년 기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 연구에 따르면 정부가 2021년까지 계획 중인 석탄발전소 증설 땐 조기사망자가 연간 최대 2,800명으로 늘어난다. 석탄발전소의 초미세먼지로 인한 조기사망자 연구가 국내에 발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4일(수) 오전11시 서울 서교동 그린피스 서울사무소에서 ‘초미세먼지와 한국의 후진적인 석탄화력발전 확대 정책’을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새 보고서 <침묵의 살인자, 초미세먼지>를 발표했다.

2015년 3월 4일 - 국내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나오는 초미세먼지로 매년 최대 1,600명이 조기사망(2014년 기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 연구에 따르면 정부가 2021년까지 계획 중인 석탄발전소 증설 땐 조기사망자가 연간 최대 2,800명으로 늘어난다. 석탄발전소의 초미세먼지로 인한 조기사망자 연구가 국내에 발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4일(수) 오전11시 서울 서교동 그린피스 서울사무소에서 ‘초미세먼지와 한국의 후진적인 석탄화력발전 확대 정책’을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새 보고서 <침묵의 살인자, 초미세먼지>를 발표했다. 이는 그린피스의 새 기후에너지 캠페인 ‘콜록콜록, 초미세먼지’의 시작을 알리는 자리기도 했다.

기자간담회에는 말콤 렌(Malcolm Wren)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새 프로그램 매니저와 하버드대 다니엘 제이콥(Daniel J. Jacob) 대기화학 환경공학과 교수, 손민우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 라우리 뮐리비르따(Lauri Myllyvirta) 그린피스 글로벌 석탄 캠페이너가 참석했다.


한국, 초미세먼지 오염 현황은 ‘나쁨’

세계보건기구(WHO)가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한 초미세먼지(PM2.5). 지름 2.5㎛이하로 크기가 작은 이 오염물질은 호흡기는 물론이고, 피부로도 침투가 가능해 폐∙심장질환 등 인체에 심각한 피해를 끼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한국의 초미세먼지 오염 현황은 다른 OECD 국가들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2012년 기준 서울시의 초미세먼지 연평균 농도는 25.2µg/㎥로, 뉴욕13.9µg/㎥, 런던16µg/㎥, 파리15µg/㎥ 등 세계 주요 도시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이는 WHO 권고기준인 10µg/㎥를 크게 웃도는 수치기도 하다. 실제로 지난해 서울시의 경우, 초미세먼지 주의보 예비단계와 주의보 발령일수는 총 40일을 기록했다. 최대 농도는 시간당 112µg/㎥에 달했다. 주의보가 75시간 동안 지속된 날도 있었다.

 

중국발 초미세먼지? 국내 발생이 최대 70%

현재 한국의 초미세먼지는 대부분 중국에서 이동한 것이라는 오해가 많다. 그러나 2013년 정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초미세먼지에 대한 중국 영향은 30~50%에 그친다. 절반 이상이 국내에서 발생한다는 말인데, 그 주요 배출원은 자동차와 공장, 석탄발전소 등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제대로 된 예보시스템조차 구축하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환경부는 올해 1월부터 전국적으로 초미세먼지 예보제를 시작했다. 그러나 서울과 경기, 경남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아직 측정망 구축 단계에 놓여있어 그 정확도는 그리 높지 않다.

초미세먼지 농도 규제 기준 또한 다른 나라에 비해 현저히 낮다. 한국은 연평균 25µg/㎥로, WHO 권고기준인 10µg/㎥보다 느슨하다. 반면 미국은 12µg/㎥, 일본은 15µg/㎥, 중국은 15µg/㎥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손민우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약한 규제 때문에 시민들은 대기질이 나빠도 그 심각성을 접하기 쉽지 않다”며 “시민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초미세먼지 환경기준을 국제기준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석탄화력발전소 초미세먼지로 매년 1,600명 조기사망– 하버드대 연구진 참여

초미세먼지 배출원 중 석탄이 차지하는 비중은 59%(2011년 기준)다. 이 중 석탄발전소에서 나오는 초미세먼지는 전체 배출량의 3.4%를 차지한다. 하지만 이는 직접 배출되는 1차 초미세먼지 양일 뿐, 발전소에서 나오는 질산화물(NOx), 이산화황(SO2)과 같은 오염물질이 공기 중에서 화학반응을 일으켜 생성하는 2차 초미세먼지를 더하면 석탄발전소의 유해성은 더욱 커진다.

이에 그린피스는 국내 처음으로 석탄발전소로 인한 1, 2차 초미세먼지를 모두 고려해 한해 조기사망자 수를 산출했다. 연구에 필요한 대기모델링은 이 분야 권위자인 하버드대 다니엘 제이콥 교수 연구진이 맡았다. 건강영향평가는 미국 환경보호국의 ‘미세먼지의 건강위험성 정량적 평가’ 방법과 ‘세계질병부담연구’의 모델링을 활용했다.

그 결과 국내 석탄발전소 초미세먼지로 인해 매년 최대 1,600명이 조기사망(2014년 기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계획 중인 석탄발전소가 모두 증설되는 2021년부터는 그 수가 최대 2,800명까지 늘어난다. 석탄발전소의 일반수명을 40년으로 보면, 새 석탄발전소로 인해 총 3만2,000여명이 추가로 조기사망한다는 계산도 가능하다.

그린피스에서 10년 동안 석탄 줄이기 캠페인을 해온 라우리 뮐뤼비르따 글로벌 선임 캠페이너는 “초미세먼지는 한국인의 4대 사망원인인 암,뇌졸중, 허혈성 심장질환, 만성 호흡기질환 등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손민우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이번 연구는 초미세먼지에만 초점을 둔 만큼, 석탄발전소의 다양한 유해요소를 고려하면 석탄발전소가 시민 건강에 끼치는 피해는 훨씬 크다”고 설명했다.
 

신규 석탄발전소 금지하는 중국∙미국… 한국은 2배 확대 중

기후변화와 환경파괴 등으로 인해 석탄 사용은 전세계적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유럽의 경우, 10년내 최대 1/3의 석탄발전소가 폐쇄될 예정이다.

석탄발전량이 세계 1, 2위인 중국과 미국은 신규 석탄발전소를 금지하는 적극적 대책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미국 내 석탄발전소는 2002년633곳에서 2012년 557곳으로 감소했으며, 2020년까지 27%이상이 줄어들 전망이다. 중국 역시 경제적으로 중요한 베이징 등 세 지역에서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을 금지했다. 두 나라는 석탄발전 감소량을 에너지 효율성 증대와 재생에너지 확대 등으로 대체해왔으며, 이를 더욱 가속화할 방침이다.

반면 한국은 2021년까지 석탄발전량이 현재보다 2배 가량 늘어날 예정이다. 2015년 현재 한국에는 53기(26,273MW)의 석탄발전소가 운영 중이다. 여기에 11기(9,764MW)가 건설 중에 있고, 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2021년까지 13기(12,180MW)가 추가 증설될 계획이다.

라우리 뮐뤼비르따 글로벌 선임 캠페이너는 “한국의 신규 석탄발전소 계획 규모는 선진국 중 최대수준”이라며 “기술력이 높은 한국이 폭발적으로 확대되는 재생가능에너지 시장에 왜 적극적으로 뛰어들지 않는지 의문”이라고 반문했다. 손민우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도 “중국은 기후변화 및 대기오염으로 인한 시민들의 건강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적극적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초미세먼지 등의 문제를 무책임하게 중국탓으로만 돌릴 뿐 오히려 역행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신규 석탄발전소 계획 철회하고 오염물질 배출규제 강화해야

현재 한국은 전력생산량의 39%(2014년 기준)를 석탄발전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석탄발전소는 기후변화를 가속화할 뿐 아니라 전세계에서 환경비용을 가장 많이 발생시키는 산업으로 평가돼 수익성 또한 불투명하다.

손민우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전 세계가 낡은 화석연료인 석탄 사용을 줄여가는 지금, 석탄발전소 때문에 조기사망자가 늘어나는 한국 상황은 매우 시대착오적”이라며 “한국은 전 국토에서 태양광 발전이 가능하고, 독일보다 재생에너지 잠재력이 높은 만큼 정책적 의지를 갖고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손 캠페이너는 시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석탄발전소의 오염물질 배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석탄발전소는 환경법상 ‘공익에 현저한 지장을 줄 우려가 있는 시설’로 분류돼 대기오염물질을 초과 배출해도 행정조치를 받지 않는 등 사실상 특혜를 적용받고 있다.

그린피스는 앞으로 초미세먼지의 위험성을 시민들에게 알리고, 주요 발생원 중 하나인 석탄화력발전소를 줄여가자는 캠페인을 펼친다. 시민들은 거리부스나 이번 캠페인 ‘콜록콜록, 초미세먼지’ 홈페이지(www.greenpeace.org/korea/air)를 통해 다양한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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