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제 1차 기후변화대응 및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 기본로드맵에 대한 그린피스 논평

Press release - 2016-12-08
그린피스는 석탄발전소와 같은 주요 배출원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과 구체적 이행 방안이 빠져있어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바이다.

지난 6일, 정부는 ‘제 1차 기후변화대응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 기본로드맵’을 확정했다. 신기후체제 대응을 골자로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구체적 실행계획을 담은 정부의 첫 번째 종합대책이다. 그러나 그린피스는 석탄발전소와 같은 주요 배출원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과 구체적 이행 방안이 빠져있어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바이다.

이번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에는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세운 신규 석탄발전소의 증설 계획을 고수한다. 재생가능에너지 비중 또한 2035년까지 고작 11% 증가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국내 온실가스 저감의 핵심인 발전(전환)부문에 대한 정책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석탄발전소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양은 현재 국내 총배출량의 약 1/4에 달한다. 현재 한국에는 운전 중인 55기의 석탄발전소 이외에도, 건설 진행 중인 석탄발전소가 10기, 여기에 추가로 8기의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이 계획되어 있다. 그린피스가 정부발표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바에 의하면, 2025년이면 석탄발전소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가 연간 총 198만 톤으로, 정부가 계획한 온실가스 감축량의 90%에 달하게 된다.

또한, 석탄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저감 대책으로 정부가 언급한 ‘초초임계급 보일러’나 ‘탄소포집저장이용(CCUS)’기술은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없는 미흡한 기술로 판명 났다. 석탄발전소를 획기적으로 줄여나가지 않고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산업부문에 할당된 감축량 또한 11.7%로 부끄러운 수준이다. 정부의 온실가스 배출 전망치 자료를 보면, 산업계가 절반 이상의 온실가스를 배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로드맵에는 그만한 책임과 역할이 부과되지 않았다. 당장은 ‘봐주기’일 수 있지만, 이로 인해 국제시장이 ‘탄소제로’경제로 전환하는 국면에서 자칫 한국기업만 대응하지 못해 경쟁력을 상실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최근 구글이 내년부터 모든 사용전력을 100% 재생가능에너지로 사용하겠다고 발표했다. 기후변화 대응은 국제 시장과 정부 정책의 중요한 화두로 떠올랐으며, IT기업을 중심으로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코카콜라, BMW 등 글로벌 기업들이 100% 재생가능에너지를 약속하고 탄소제로 경제로의 전환을 선언하고 나섰다. 정부는 국내 산업계가 기후 변화를 막고 탄소제로 경제에서 기업들의 경쟁력 확보하기 위해, 온실가스 감축에 충분한 책임을 지우고 재생가능에너지 사용 확대를 적극 장려해야 한다.

밀실에서 진행한 불통 방식도 문제다. 정부는 이번 제 1차 기후변화대응 기본계획이 정부주도가 아닌 민간참여 방식으로 이루어졌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번 계획은 수립 과정부터 외부에 공개 없이 진행됐다. 개념이나 추진 방향 등 기본적인 정보조차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비밀리에 만들었다. 특히 기후변화의 피해자인 시민의 의견을 듣는 공청회조차 열지 않으면서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주체인 업계와 협회만 로드맵 수립 과정에 참여시켰다. 이런 상황에서 근본적이고 적극적인 온실가스 감축 대책이 나오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일 수밖에 없다.

그린피스는 온실가스감축 로드맵에서 드러난 정부의 기후변화 대응의지 부족에 우려를 표하며,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 기본로드맵’을 전면 재검토할 것을 촉구한다. 특히 발전과 산업부문에서 획기적이고 적극적인 온실가스 감축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또한, 석탄발전 비중을 단계적으로 줄이고, 재생가능에너지 중심의 에너지전환을 통해 기후변화 대응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흐름에 맞는 탄소제로 경제에 적극적으로 대비해야 한다. 개선이 없다면, ‘기후악당’국가라 불리는 국제적 오명에서 벗어나는 길은 요원하다.

2016년 12월 8일

그린피스 동아시아 서울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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