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해산물에 축적되는 미세 플라스틱, 인체로 유입도 가능해

그린피스, 생활용품 속 미세 플라스틱 유해성 경고하며 규제 법제화 요구

Press release - 2016-07-06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오늘(6일) 미세 플라스틱의 유해성을 알리는 보고서『우리가 먹는 해산물 속 플라스틱』을 발간하며, 생활용품 속 미세 플라스틱에 대한 법적 규제를 요구했다. 60편의 기존 학술 연구를 종합해 작성된 이 보고서는 사람이 섭취하는 다양한 해산물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발견되고 있고, 그 영향이 해양 생태계 전반뿐 아니라 인간에게까지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16년 7월 6일, 서울 -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오늘(6일) 미세 플라스틱의 유해성을 알리는 보고서『우리가 먹는 해산물 속 플라스틱』을 발간하며, 생활용품 속 미세 플라스틱에 대한 법적 규제를 요구했다. 60편의 기존 학술 연구를 종합해 작성된 이 보고서는 사람이 섭취하는 다양한 해산물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발견되고 있고, 그 영향이 해양 생태계 전반뿐 아니라 인간에게까지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세 플라스틱은 직경 5mm(밀리미터) 이하의 작은 플라스틱을 통칭하는 용어다. 용도에 따라 애초에 인위적으로 작게 만들어진 플라스틱 입자를 ‘1차 미세 플라스틱’이라 하고,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로 흘러 들어간 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마모되고 깨져 작아진 것을 ‘2차 미세 플라스틱’이라 한다. 과학자들은 현재 전 세계 바다를 떠다니는 미세 플라스틱이 많게는 51조 개에 이른다고 추정하고 있다.

문제는 미세 플라스틱이 해양 먹이사슬을 통해 다양한 개체로 전이되고 축적될 수 있다는 점이다. 동물성 플랑크톤과 작은 물고기들이 미세 플라스틱을 먹이로 착각해 섭취하고, 이후 다양한 상위 포식자로 이동하게 된다. 해양 생태학자들은 먹이사슬의 모든 단계에 있는 해양생물이 미세 플라스틱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린피스가 학술 논문을 검토한 결과, 홍합, 굴, 게, 숭어, 대서양 참다랑어, 날개다랑어, 바닷가재 등, 사람들이 즐겨먹는 다양한 해산물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 또는 전이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미세 플라스틱을 삼킨 해양생물들은 장폐색, 산화 스트레스, 섭식 행동 장애, 에너지 감소, 성장 및 번식 장애 등 다양한 이상을 겪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세 플라스틱이 해양생물 체내에 물리적인 상처를 낼 수 있을 뿐 아니라, 유해 화학물질로 인한 피해를 입힐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미세 플라스틱은 마치 자석처럼 바닷속 유해 화학물질을 표면으로 끌어당겨 다시 해수나 해양생물의 체내로 방출할 수 있다. 또한 플라스틱 제조시 첨가되는 프탈레이트(Phthalate), 비스페놀A(BPA), 노니페놀(NP) 등 독성 화학물질이 미세 플라스틱에서 침출되어 나와 해수나 해양생물의 체내로 유입될 가능성도 있다.

미세 플라스틱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아직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하지만 사람이 섭취하는 다양한 해산물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발견되었다는 점을 미루어 볼 때, 인체 유해 가능성을 결코 간과할 수 없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견해다.

플라스틱 사용량은 여전히 증가 추세지만, 이로 인한 해양오염에 대한 관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화장품과 생활용품에 들어가는 미세 플라스틱 ‘마이크로비즈 (microbeads)’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커지고 있다.

마이크로비즈는 치약, 각질 제거용 세안제 등 주로 물로 씻어내는 제품에 세정기능을 높이기 위해 첨가되는 1차 미세 플라스틱으로, 많게는 제품 한 개당 무려 280만개의 입자가 들어간다. 보통 하수처리시설에서 걸러지지 않고 강, 하천, 바다로 그대로 유입되는데, 유럽연합 환경집행위원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화장품에 사용된 마이크로비즈가 매년 최대 8,627톤씩 유럽의 바다로 유입되고 있다. 화장품 사용이 많은 우리나라에서도 그 수치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크로비즈 문제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이 물질을 법적으로 규제하기 위한 움직임도 시작됐다. 미국이 지난해 마이크로비즈 금지 법안을 통과시킨데 이어, 최근 캐나다, 대만, 영국, 호주 정부가 마이크로비즈 규제 법안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캐나다 정부는 마이크로비즈를 “독성 물질” 목록에 올리며 규제 법안을 현실화하기 위한 단계를 밟고 있다. 이 외에도 유럽 5개국이 EU 전체에 적용되는 마이크로비즈 규제안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아직 정부 차원의 규제에 대한 구체적 논의가 없는 상태다. 해양 쓰레기 전문가인 동아시아 바다공동체 오션(OSEAN)의 이종명 박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바다와 해안의 미세 플라스틱 오염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종명 박사는 “플라스틱의 크기가 작아질수록 해양 생물의 섭취와 먹이사슬을 통한 오염 물질의 전달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것이 세계 여러 나라들이 화장품 등에 미세플라스틱 사용을 금지하고 있는 이유”라고 밝히며, “국내에서도 법적 규제뿐 아니라 소비자들의 현명한 선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린피스는 이번 보고서 발간을 기점으로 마이크로비즈 법적 규제를 요구하는 캠페인을 시작한다. 지난해부터 미세 플라스틱 문제를 꾸준히 제기해 온 여성환경연대에 이어 국내에서는 환경단체에 의한 두 번째 마이크로비즈 관련 캠페인이다.

그린피스의 박태현 해양보호 캠페이너는 마이크로비즈가 “환경을 오염시키는 다양한 문제 중 드물게 즉각적인 해결이 가능한 문제”라 지적하면서, “해양수산부, 환경부, 그리고 화장품법을 관리하는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관련 부처가 협력해 마이크로비즈에 대한 규제를 신속히 현실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린피스는 이번 캠페인의 일환으로 황교안 국무총리 및 관련부처에 전달할 대국민 서명운동을 온라인과 오프라인 상에서 진행한다. 또한 시민들에게 생활용품 속 미세 플라스틱 문제를 쉽게 알리기 위한 웹사이트(www.greenpeace.org/korea/MyLittlePlastic)를 열고 다양한 캠페인 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위의 웹사이트를 통해 그린피스의 마이크로비즈 규제 법제화 요구 서명운동에 동참할 수 있다.

그린피스의 과학 보고서와 정책 변화 요구를 담은 캠페인 리포트는 다음에서 열람이 가능하다.

▶그린피스 과학 보고서 <우리가 먹는 해산물 속 플라스틱> 전문 보기

▶그린피스 캠페인 리포트 <바다의 숨통을 조이는 미세 플라스틱> 전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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