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와 재생가능에너지
인류문명이 시작된 날부터 2003년까지 사용한 데이터의 양은 5엑사바이트(Exabyte)에 달합니다. 그러나 이 양은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데이터 양의 이틀 치 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처럼 IT기업들은 급속도로 팽창하고 있으며, 인류의 더 편리한 생활을 위해 최첨단 기술을 계속해서 개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혁신’을 철학으로 내세우는 IT기업들이, 구시대적인 석탄과 사고가 났을 경우 회복이 불가능한 원자력 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전력에 기대고 있는 것은 커다란 모순입니다.
클라우드 컴퓨팅이 소비하는 전력 양을 하나의 국가로 가정했을 때, 중국, 미국, 일본, 인도, 러시아 다음으로 많습니다(2010년기준). 전 세계 인터넷 접속인구는 25억 명(2014년기준)에서 2019년 57억 명으로 늘어날 전망입니다. 찍은 사진 저장하기, 동영상 보기, SNS 하기 등 우리가 인터넷을 통해 하는 여러 가지 행동들은 어딘가에 저장되어 우리가 원할 때마다 다시 찾아 볼 수 있도록 해주고 있습니다. 이렇게 우리가 원하는 정보들을 안전하게 보관해 주는 곳을 데이터센터라고 부릅니다.
전자기기들은 모두 열을 냅니다.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을 오래 쓰면 기기가 뜨거워지는 경험을 여러분 모두 해 봤을 것입니다. 한 사람의 인터넷 활동을 저장하고, 보여주고, 기록하는데도 이렇게 열이 난다면 수 많은 사람들의 데이터를 모아놓은 데이터센터의 열은 어떨까요? 상상이 가시나요? 실제로 데이터센터에서 쓰는 전력의 50%가 서버의 열기를 식히는데 사용되고 있습니다.
국내 데이터센터의 경우, 약 26억kWh (2013년기준)의 전력을 소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06년 5.3억kWh에 비해 약 5배가 증가한 양입니다. 또한 이 양은 한 달 동안 약 1천 2백만 가구가 사용하는 전력량과 비슷합니다. 한국은 초고속 인터넷을 어디서나 접속할 수 있는 나라로, 4천 8만 명(2013기준)이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으며 인터넷 이용률이 10년째 전 세계 평균 이용률의 두 배를 넘고 있습니다. 한국은 미국에 이어 세계 2번째로 많은 트래픽을 발생시키고 있습니다.
한국 국민들의 인터넷 사랑은 이렇게 뜨겁습니다. 또, 한국의 국토는 IT 회사들이 신제품을 시험해 보기에도 적당한 크기와 규모입니다. 거기에 활동적으로 인터넷을 소비하는 사용자들이 있으니 정부가 말하는 제 2의 경제동력이 될 동아시아 IT 허브가 되기에는 완벽한 조건을 갖추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