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슬로베니아에서 열린 제 66대 국제포경위원회 총회에서 매우 안타까운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남대서양 고래 보호구역 지정이 무산된 것입니다. 보호구역 지정은 고래들의 생존을 위해 긴급한 사안임에도 일본을 비롯한 여러나라의 반대로 이 계획이 무산됐습니다. 그리고 이번 결정에 한국도 반대표를 행사했습니다.

지난 주 슬로베니아에서 열린 제 66대 국제포경위원회(IWC) 총회에서 가장 핫한 이슈 중 하나는 바로 남대서양 고래 보호구역을 지정에 대한 논의와 투표였습니다. 그리고 지난 10월 25일, 믿고 싶지 않은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바로 한국을 포함한 24개 국가가 반대표를 행사해 남대서양 고래 보호구역 지정이 무산되었다는 소식입니다.

남대서양 고래 보호구역 지정을 위한 투표가 마지막으로 실시된 것은 지난 2014년입니다. 보호구역 지정을 위해서는 참가국 최소 75%의 찬성이 필요한데, 지난 2014년에는 참가국 중 69%가 찬성 의사를 밝혀 아쉽게 무산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2016년 재투표를 실시한 결과, 전체 62개 참가국 중 38개국만이 보호구역 지정에 찬성했습니다. 이는 2년전보다도 더 적은 61%에 그치는 수치입니다. 안타깝게도 이번에 반대 의사를 던진 국가에는 한국도 포함돼 있는데요. 한국은 남대서양 고래 보호구역 지정으로 인한 어떠한 직접적인 영향도 받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반대표를 행사했습니다.

국제포경위원회 총회는 2년에 한 번씩 열리는 만큼 이번 결과는 큰 실망감을 남깁니다. 보호구역 지정을 위해 또 다시 2년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번 총회는 이미 막을 내렸지만 이후 2018년 브라질에서 다시 열릴 다음 총회에서는 반드시 남대서양 고래 보호구역 지정이 현실화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2년 후에는 한국도 적극적인 찬성 의사를 밝혀 선진국의 면모를 보여줄 것을 요구하는 바입니다!

고래 보호구역 지정은 왜 필요한 것일까요? 오늘날 고래는 각종 오염과, 혼획, 군사 활동 중 발생하는 소음 등, 인간의 활동으로 인한 수많은 위험 요인에 속수무책으로 노출되어 있습니다. 이때문에 많은 고래 종들이 상업적 포경으로 타격을 입은지 수십, 수백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와중에 고래의 상업적 포경 금지를 다시 거두어 들이기 위한 정치적 시도들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남대서양에 고래 보호구역을 지정하는 일은 혹시라도 훗날 상업적 포경 금지 조처가 해제되더라도, 포경선이 절대 들어갈 수 없는 영구적 안전지대를 만들기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고래 보호구역이란 고래에 해가 되는 인간의 활동이 없는, 즉 고래가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해역을 뜻합니다. 고래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해역에서는 고래를 잡는 포경 활동이 금지될 뿐아니라,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면서 고래와 해양생태계를 보존하는 생태관광(ecotrousim)이 적극 권장됩니다. 따라서 남대서양 해역을 고래 보호구역으로 지정해 보호하면 멸종 위기에 처한 고래 종을 다시 되살릴 수 있을 뿐 아니라, 생태관광을 통해 지역 사회에 일자리를 만들고 해양생태계 전체를 건강하게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결정은 또한 남대서양 주변국과 더 먼 나라들이 ‘해양생태계에서 고래가 수행하는 중대한 역할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으며, 고래를 보호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라는 중요한 메시지를 국제 사회에 널리 알리는 기회가 됩니다.

전 세계 수많은 시민들과 정책입안자들이 남대서양 고래 보호구역 지정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국제포경위원회에서 이 문제를 논의한 것만 해도 이미 수차례입니다. 국제포경위원회 회원국 중 해당 보호구역 인접국은 하나같이 보호구역 지정을 찬성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호구역 지정이 번번히 반대에 부딪힌 것은 여타의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입니다. 국제포경위원회 모든 회원국들은 이제 정치적 이해관계에 의한 반대를 그만두고 모두를 위한 해양생태계를 살리는 일에, 그리고 멸종 위기 고래를 보호하는 일에 힘을 모아야 합니다. 그리고 한국 역시 여기에 동참해야 합니다.

남대서양 고래 보호구역 지정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아직 동참하지 않으셨나요? 2018년 브라질에서 다시 열릴 국제포경위원회 총회에서 남대서양 고래 보호구역 지정 제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여기-고래 보호구역 지정 지지 서명하기>를 눌러 여러분의 힘을 보태주세요!

글: 윌리 맥킨지 (Willie Mackenzie),해양 자문 담당, 그린피스 영국 (Greenpeace 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