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최근 2달 동안 딸아이가 무릎을 타고 올라올 때마다 북극활동가 30인의 자녀들을 생각했습니다. 그 아이들은 얼마나 부모님을 보고싶어 할까요? 만약 징역형을 살게 될 경우, 활동가들 일부는 아주 어린 자녀들이 나중에 자신을 알아보지 못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을 안고 있습니다.

북극활동가 30인은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용기를 냈습니다. 그런데 그 이유만으로 자신의 자녀를 볼 수 없다는 사실은 잔혹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들이 가스프롬의 프리라즈롬나야 원유 플랫폼에서 석유 시추 반대 시위를 벌인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녹아내리는 북극을 그저 주머니를 채울 기회로만 보는 광기어린 행동을 좌시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다시 점검하지 않는다면, 화석연료는 우리 아이들을 불행하고 위험한, 혼돈의 미래로 몰아넣을 것임이 분명합니다. 저는 지금 늘 불만족스러운 결과를 낳았던 기후변화 협상이 다시 열리는 폴란드 바르샤바(Warsaw)에 있습니다. 세계정치에 영향력을 가하고 있는 화석연료 산업계의 관례를 끝내기 위해, 가족간의 화목한 시간을 잠시 포기하는 일은 북극 활동가와 비교하면 엄청난 특권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금 우리는 이 싸움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습니다. 만약 이번 프리라즈롬나야 플랫폼이 수단방법을 가리지않고 석유를 뽑아내려는 불합리한 탐사 작업의 상징이 된다면, 폴란드는 기후변화의 또 다른 원인인 석탄으로, 국제적 지탄을 받는 곳이 될 것입니다. 폴란드는 석탄에 가장 많이 의존하는 나라 중 하나입니다. 폴란드 전기의 90.4%는 석탄에서 생산됩니다. 폴란드 발전소는 유럽연합 내에서도 악명이 높습니다. 2010년에는 대기오염이 약 5,400명의 조기 사망의 원인이 되기도 했습니다.

지난 9일, 우리는 폴란드의 발전소 6곳이 기후변화의 주범이라는 사실을 폭로했습니다. 우리는 이 화석연료의 발전소들에 “북극은 이곳에서부터 녹는다!(Arctic melt starts here!)”, “대기오염의 근원지는 이곳이다!(Air pollution starts here!)”, “폭풍은 여기서 시작된다!(Storms start here!)”와 같은 슬로건을 투사했습니다. 유럽에서 가장 크고, 세계에서는 4번째로 큰 석탄 공장인 벨하토프(Belchatów)의 갈탄 발전소 역시 그 대상이 됐습니다.

“폭풍은 여기서 시작된다!”는 말을 전할 때 우리는 역사상 가장 강력한 태풍으로 피해를 입고 있는 필리핀을 생각했습니다. 아직 기후변화가 이 괴물 같은 태풍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 정확하게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점은 기후변화로 인해 극심한 날씨는 더욱 극심해지고 빈번해졌다는 사실입니다. 지난 해 기후변화총회 마지막 순간에 눈물을 흘려야만했던 필리핀 대표의 모습을 잊기도 전에 태풍은 필리핀인들의 삶을 엉망으로 만들어버렸습니다.

이렇게 황폐화된 환경과 감정의 호소를 마주하면서도, 폴란드 정부는 기후변화에 대응하려는 EU의 야심찬 움직임을 계속해서 방해하며, 각 나라들 간의 기후협상을 교묘히 지연시키고 있습니다. 슬프게도, 폴란드는 재생가능에너지와 에너지 효율성에 기반에 둔 에너지혁명이 자국에 가져올 커다란 기회들을 아직 깨닫지 못하고있습니다. 재생가능에너지 개발에 정당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면, 폴란드는 2030년까지 석탄 수요를 반으로 줄이고, 재생가능에너지 사용을 4배로 늘리며, 에너지 분야의 새로운 일자리 10만개를 창출해낼 것입니다.

폴란드 정부는 화석연료 산업계에 이번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19)에 접근할 수 있는 전례없는 혜택을 허용했습니다. 모든 연료들 가운데 기후에 가장 심각한 피해를 입히는 석탄은 기후 변화의 부분적인 해결방안으로 묘사되곤 합니다. 늑대들이 이 곳 바르샤바 내 닭장을 뛰어다니는 꼴입니다. 기가 막히게도 폴란드는 양립할 수 없는 “국제 석탄 & 기후정상회의”를 공동으로 주최하고 있습니다.

다른 많은 정부들이 화석연료 산업계와 협력관계에 있을 동안 우리에게는 임무가 주어졌습니다. 바르샤바에 모인 각국 정부가 2020년까지 기후변화에 추가적인 조치를 취하고 개발도상국의 재생가능에너지 발전을 위해 재정적 지원을 약속한다면, 우리가 드디어 한걸음 나아갔다고 제 아이들에게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만약 각국의 정부들이 더이상 미루지 않고, 내년에는 202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얼마나 줄일지, 내후년에 탁상에서 논의된 그 수치들이 위험천만한 기후변화를 막는데 적절했는지, 또 이것이 공평했는지를 논의하는데 시간을 할애한다면 말입니다.

각국 정부들은 2015년 파리에서 있을 기후협약에 서명할 계획입니다. 이 협안은 2050년까지 화석연료 사용을 중단하는 길로 세상을 움직일 것이기에 매우 중요합니다. 또 이는 북극활동가 30인의 신념과도 일치합니다. 거대한 양의 화석연료를 땅 속에 묻힌 채로 그냥 두지 않으면 우리 아이들이 기후변화라는 지옥 속에서 살 수 있기에, 그들은 자신의 자유를 담보로 행동했습니다.

북극활동가 30인이 가족에게 곧 돌아갈 수 있도록 지지해주세요. 지구를 보호하고자 비범한 일들을 하는 많은 평범한 사람들 중 한 명이 되어주시길 바랍니다.

 

글: 다니엘 미틀러(Daniel Mittler) / 그린피스 인터내셔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