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는 건강해지기 위해서 하는 활동이잖아요. 그런데 스포츠를 하려고 우리가 사용하는 제품에 건강을 해치는 물질이 있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봐요.” 지난달 28일, 서울에서 축구 디톡스 액션에 참여했던 이광표 거리모금가가 전한 말입니다. 그와 같은 생각을 가진 시민들이 모순된 현실을 지적하고 독성물질 제거를 요구하는 액션을 지난 주말 세계 곳곳에서 펼쳤습니다.

5월의 마지막 날, 전 세계는 축구 용품에 함유된 독성물질을 문제 삼았습니다. 전 세계 10개국 34개 도시에서 아디다스에 독성물질 제거를 요구한 것입니다. 독일의 활동가들은 아디다스 본사 앞에서 맨발에 축구화를 직접 그리고, ‘TIME TO DETOX(이제는 디톡스 할 때다)’라는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중국, 홍콩, 대만, 필리핀, 러시아, 헝가리, 멕시코 등에서도 같은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국내에서도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와 튀니지의 평가전이 있었던 5월 28일, 10명의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상암 월드컵경기장 앞에서 축구 경기 심판의 복장으로 ‘독성물질 퇴장’, ‘DETOX NOW’라고 적힌 레드카드를 들었습니다. 역시 축구 디톡스 캠페인의 일환으로, 제품 생산과정에서 독성 화학물질을 사용하는 스포츠 브랜드를 경고하는 퍼포먼스였습니다.

이러한 액션들은 최근 그린피스의 조사 결과로부터 시작된 것입니다. 그린피스는 전 세계 16개국에서 판매 중인 아디다스, 나이키, 푸마의 축구 용품 33개를 구입하여 독성물질 함유 여부를 조사해 여러 독성물질 검출량을 폭로했습니다. 중국에서 생산되고 한국에서 판매 중인 아디다스 아디제로(Adizero) 축구화에서 6.81 µg/m² 의 PFOA가 검출됐습니다.(유럽연합 및 아디다스 자체 기준치  1 µg/m² ) PFOA와 같은 독성 화학물질은 축구 용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환경 문제를 일으킬 뿐만 아니라, 완제품에도 남아 인체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또한, 아디다스는 유해한 독성물질을 사용하면서도 여전히 친환경적인 기업임을 홍보하고 있습니다. 아디다스는 3년 전, 그린피스의 디톡스 캠페인에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이를 ‘그린워시(greenwash)’에만 이용할 뿐, 실질적인 약속 이행은 없었습니다. 이에 그린피스는 축구 디톡스 캠페인을 통해, 아디다스가 독성물질 제거 약속을 제대로 실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스포츠 정신은 정정당당한 페어플레이입니다. 아디다스가 글로벌 대기업인 만큼, 제품 생산 과정을 투명하게 하여 지속가능한 스포츠 문화에 앞장섰으면 합니다.”

함께 했던 이은정 거리모금가가 축구 디톡스 액션 후 전한 말입니다. 월드컵 공식 후원사인 아디다스는 그 규모와 명성에 걸맞게 달라져야 합니다. 제품과 생산과정에서 독성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명확한 목표를 설정하고, 생산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며, 대체물질을 연구하는 등 디톡스 약속을 제대로 실행해야 합니다. [서명하기]

 

글: 서우민 / 그린피스 동아시아 서울 사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