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에너지 정치와 관련하여, 지난 11월 12일은 아마도 가장 중요한 날일 것입니다. 중국과 미국은 수개월간 비밀 협상 하에 온실가스 배출 감축에 대한 역사적인 합의를 이끌어 냈습니다. 이는 중국이 처음으로 국제적인 온실가스 배출 문제를 해결하려는 구체적인 시도를 보여줍니다.

2030년까지 중국이 전체 에너지의 20%를 화석연료가 아닌 것으로 공급하겠다는 것은 크게 의욕적으로 보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사실상 이는 매우 큽니다. 시진핑 주석은 2030년까지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1천 GW의 에너지원을 중국에 마련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거의 미국 전체 발전 설비 규모에 맞먹는 양입니다. 또한, 중국은 2030년 전후하여 온실가스 배출량의 정점을 찍고, 감소 추세로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이는 장가오리 중국 상무부총리가 지난 9월에 열린 기후정상회의에서 중국이 ‘가능한 빨리’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겠다고 언급한 내용으로부터 한발 더 나아갔음을 의미합니다. 

이번 합의는 중국이 석탄에 의존하는 시대가 끝났음을 알리는 것일 수도 있지만, 여전히 정치와 과학 사이에는 격차가 있습니다. 전 세계가 기후변화로 인한 최악의 결과를 면하기 위해서는, 중국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하는 시점을 좀 더 앞당겨야 합니다. 올해만 보더라도 석탄 소비가 1%-2% 감소했으며, 중국의 대기오염은 이미 온실가스 배출을 감소하는 방향으로 주요 경제 구조를 재조정되도록 만들었습니다. 중국은 오염을 가시적인 비용으로 보고 있습니다.

 

남아있는 의문점
내년 3월까지 제출 예정인 UN의 2020년 이후의(Post-2020)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와 관련하여 여전히 몇 가지 주요 의문점들이 남아 있습니다.

UN의 일정에 따라, 국가들은 ‘자체적으로 결정한 기여도’를 제출해야 합니다. 그리고 202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8% 줄이겠다는 미국의 목표치는 내년 3월인 제출 시점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중국의 경우, 구체적인 배출량 목표치를 제시할지 의문입니다.

또 하나의 의문점은 목표 시점입니다. 중국은 2025년, 2030년, 아니면 두 해 모두 목표로 하는지 불투명합니다. 2020년~2025년의 짧은 의무이행 기간은 중국의 의욕을 높이기 보다는 상대적으로 높은 탄소 배출량에 중국을 옭아매는 부정적인 효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이번 합의가 보여 준 가능성
외교적인 측면에서 이번 합의 내용은 매우 의미 있습니다. 세계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많은 두 국가가 서로 협력하고, 함께 대응해야 한다는 점을 인지하게 되었기 때문이죠.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은 궁극적으로 이 문제에 대해 공동 책임을 인지하여 편협한 경제 이익을 넘어서려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즉, 이번 합의는 2015년 12월에 파리에서 열리는 기후정상회의에서 뭔가 이룰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기후변화와 관련하여 국제적인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좋은 조짐이었습니다. 두 국가가 기후변화의 과학적인 부분을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면, 이번 발표는 기후변화 문제 해결을 위한 행동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 될 것입니다.

 

 

글: 리 슈오(Li Shuo) / 그린피스 중국 사무소의 선임 기후에너지 캠페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