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AMLR 회의장 앞에서 시위하는 AOA 활동가들. Image by Rob Blakers

남극해양생물자원보전위원회(CCAMLR)는 연례회의 마지막 날인 11월 1일까지도 2012년 내 남극 주변에 해양보호구역 네트워크를 만들자는 약속을 지키는 데 실패했습니다. EU를 비롯한 다른 대표자들이 말한 것처럼 이번 회의 결과는 CCAMLR의 신뢰성을 잃게 하는 데 일조했습니다. 다른 회원국 대표단들 역시 “극도로 실망했다”, “걱정스러운 선례를 만들었다”, “비참하다”, “유감이다”, “기회를 잃었다”라는 말들로 우리와 비슷한 느낌을 전하고 있습니다.

CCAMLR의 25개 회원국은 모두 새로운 해양보호구역 설정에 동참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바람은 미국과 호주의 강력한 리더십과 나머지 주요 국가들로부터의 지지에도 불구하고 몇 안되는 국가들로 인해 좌초되고 말았습니다. 특히 러시아와 중국은 절차상 우려를 내세우며 건설적인 대화까지 불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어업계의 이익이 최우선 논점이 아님에도 이를 모른 척 하며 CCAMLR의 보전에 대한 권한을 완전히 잊은 듯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한국과 일본은 어쩐 일인지 조용했지만 해결책을 내기 위한 목소리로 비춰지기에는 아직도 먼 길을 가야할 것으로 보였습니다.

오늘은 바다를 사랑하는 우리 모두에게 실망감을 안겨준 날입니다. 무엇보다도 펭귄, 물개, 범고래, 그리고 남극해에 사는 다른 많은 생물들은 더 큰 실망을 했을 것입니다. 문제는 단지 남극에 국한된 것은 아닙니다. 오늘 CCAMLR의 실패는 전 세계적인 해양보호구역 네트워크를 만들지 못하는 국제사회의 더 큰 실패의 일부일 뿐입니다. 그동안 각종 국제 회의 석상에서 세워진 목표들에도 불구하고, 각국 정부는 공동의 목표보다 각자의 이익만을 추구하며 실패를 반복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 회의가 준 상처로부터 끌어낼 희망의 빛은 아주 희미하게나마 깜빡이고 있습니다. 많은 회원국들이 새로운 보호구역을 만들어내겠다는 의지를 공식적으로 재천명했고, CCAMLR는 위원회 차원에서 오는 7월, 로스해와 남극의 동쪽지역을 보호하자는 제안에 지속적인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협의했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 해양보호구역 제안에 대한 지지층 기반을 강화할 수 있는 추가적인 시간이 주어진 것입니다. 특히 이번 회의 동안에 해양보호를 위해 리더십을 발휘하지 않은 몇몇 국가들을 대상으로 말입니다. 그리고 해양보호구역 지정을 지체하는 것이 그 누구에게도 이득이 되지 않음을 상기시켜 반대자들을 설득시킬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우리에겐 여러분의 도움이 계속 필요합니다. 이번 회의가 준 상처를 치유하고 앞으로 남은 몇개월을 준비하여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앞으로도 저희와 함께 해 주시길 바랍니다.


John Hocevar는 그린피스 미국사무소의 해양캠페인국장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