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없는 삶을 살 수 있을까? 10년동안 생활에서 실천한 비 존슨의 노하우 파헤치기

플라스틱 없이 살 수 있을까요? 제 답은 ‘아니다’ 입니다. 사무실, 침실, 부엌 등 우리가 살고 일하는 공간에 플라스틱이 없는 곳을 찾기 어렵습니다. 밖에서도 노트북, 핸드폰 등 플라스틱 제품을 갖고 다닙니다. 그럼 일회용 플라스틱 없이 살 수는 있을까요? 이 질문에 대한 제 답변은 ‘가능하다’ 입니다. 전세계 25개 국어로 번역된 ‘나는 쓰레기 없이 산다(Zero Waste Home)’ 저자이자 제로웨이스트 운동의 창시자인 비 존슨(Bea Johnson)이 산증인입니다.

비 존슨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없이 10년간 살았습니다. 그는 쓰레기 없는 삶을 실천하고 그 경험을 토대로 제로웨이스트 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비 존슨은 5월 25일 서울 서초구 소재 덜위치칼리지서울(Dulwich College Seoul)에서 ‘쓰레기 없는 10년간 삶’을 주제로 강연하면서 일회용 플라스틱 없는 삶을 주창했습니다. 비 존슨이 밝히는 일회용 플라스틱 없이 사는 방법 7가지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플라스틱제로 서명하기

비 존슨이 지난 5월 25일 서울 서초구 소재 서래글로벌빌리지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해 1년동안 버린 플라스틱 쓰레기를 들고 있다.<비 존슨이 지난 5월 25일 서울 서초구 소재 서래글로벌빌리지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해 1년동안 버린 플라스틱 쓰레기를 들고 있다.>

① 5R 원칙 따르기

쓰레기를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 R 단계를 따르는 것입니다.

1. 필요하지 않은 것은 거절하기(Refuse)
2. 필요하며 거절할 수 없는 것은 줄이기(Reduce)
3. 소비하면서 거절하거나 줄일 수 없는 것은 재사용하기(Reuse)
4. 거절하거나 줄이거나 재사용할 수 없는 것은 재활용하기(Recycle)
5. 나머지는 썩히기(Rot)

② Zero waste? Less waste!

포기하기 힘든 습관은 그냥 둬도 됩니다. 예를 들어 패션니스트라면 옷, 액세서리를 포기할 필요 없습니다. 대신 부엌이나 창고처럼 비우기 쉬운 곳부터 정리해봅시다. 접근하기 쉬운 곳부터 정리하기 시작하면 제로 웨이스트 삶에 자연스럽게 녹아듭니다. 비 존슨이 추구하는 제로 웨이스트는 삶을 간편하게 만드는 실천으로 삶의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이라 정의할 수 있습니다.

③ 지속가능한 방법 찾기

비 존슨은 샴푸를 사용하지 않는 ‘노푸(No Shampoo)’ 운동에 동참하고자 식초와 베이킹 소다로 머리를 감은 적 있습니다. 남편이 6개월간 식초 냄새를 참다 견디지 못하고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그 뒤 비 존슨은 샴푸보다 계면활성제가 적은 비누로 머리를 감았습니다. 그는 제로 웨이스트 삶을 철저하게 고집하기보다 제로 웨이스트를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빵과 치즈를 손수 만들기보다 맛있는 빵과 치즈를 베이커리에서 사오는 게 제로 웨이스트 삶을 지속하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거죠.

④ 새 도전을 두려워 않기

우리 주변에 제품 종류가 참 많죠. 청소용품만 해도 그렇습니다. 화장실, 부엌, 거실, 세탁기, 유리창 등 장소마다 전용 세제가 있습니다. 이게 다 필요할까요? 비 존슨은 세제를 모두 갖다 버리고 식초와 베이킹소다만 쓰겠다고 마음 먹었습니다. 처음엔 혹시나 가족 건강을 해치지 않을까 걱정하기도 했습니다. 이 도전은 대성공이었습니다. 가족은 더 건강해졌고 불필요한 소비와 시간의 낭비도 줄었습니다.

지난 5월 25일 비 존슨 강연과 함께 열린 제로웨이스트 마켓에서는 다양한 일회용 플라스틱 대안제품들이 전시·판매되었다.지난 5월 25일 비 존슨 강연과 함께 열린 제로웨이스트 마켓에서는 다양한 일회용 플라스틱 대안제품들이 전시·판매되었다.<지난 5월 25일 비 존슨 강연과 함께 열린 제로웨이스트 마켓에서는 다양한 일회용 플라스틱 대안제품들이 전시·판매되었다.>

⑤ 주변 눈치보지 않기

10년간 제로웨이스트 삶을 살면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지자 비판 메일이 쏟아졌습니다. 비 존슨은 “외국에서 강연하면 미국인이라 제로웨이스트 실천이 가능하다고 해요. 미국에서 강연하면 캘리포니아에 사니깐 가능하다고 하죠. 캘리포니아에서 강연하면 제가 프랑스인이라 가능하다고 하더군요”라고 말합니다.

누구나 새로운 것을 실천할 용기보다 실천하지 않을 이유를 찾기가 쉬어요. 할 수 없는 이유를 찾기 보다 할 수 있는 이유를 찾는 긍정적인 사고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⑥ 쓰레기 없는 삶 “힘들지 않아요.”

워쇼스키 감독 영화 ‘매트릭스(Matrix)’에서 주인공 레오(키아누 리브스)가 가상현실로 인도하는 약을 끊고 현실을 택하죠. 현실을 맛본 레오는 다시 거짓의 세계로 돌아갈 수 없었습니다. 비 존슨은 레오의 심정을 이해한다고 합니다. “쓰레기 없는 삶이 불편하지 않냐”라고 묻자 그는 “10년간 쓰레기 없는 삶을 실천하자 이제 쓰레기 없는 삶이 더 편하고 좋다”고 합니다. 폼클렌저, 바디클렌저, 샴푸, 린스 대신 비누 하나 챙기면 되니 훨씬 편할 수밖에요.

➆ Buying is Voting! 기업을 변화시키는 자는 소비자!

혹자는 개인이 쓰레기를 애써 줄여도 기업이 일회용 플라스틱을 대량생산하면 헛수고 아니냐고 합니다. 비 존슨은 “기업은 우리가 원하는 것을 만드는 곳이에요. 일회용 플라스틱이 필요없다고 소비자로서 요구하세요!”라고 말합니다. 일회용 플라스틱에 담긴 제품을 사는 행위는 일회용 플라스틱을 용인한다는 뜻입니다. 비 존슨은 10년간 용기를 들고 다니며 일회용 포장을 거절했습니다. 소비자 목소리가 커지면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변화는 이미 시작됐습니다.

비 존슨은 지난 5월 25일 제로웨이스트 강연에 앞서 기자회견을 갖고 “기업은 소비자 요구를 반영하여 제품을 만든다”라고 지적했다.<비 존슨은 지난 5월 25일 제로웨이스트 강연에 앞서 기자회견을 갖고 “기업은 소비자 요구를 반영하여 제품을 만든다”라고 지적했다.>

비 존슨은 미래를 낙관합니다. 세상이 생각보다 빠르게 변하고 있어서요. 수 많은 기업이 플라스틱 줄이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프록터 앤드 갬블(P&G), 유니레버, 펩시콜라 등 글로벌 소비재 기업들이 재사용 용기에 담은 제품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비 존슨은 애초 칫솔 헤드를 교체하는 제품이 나오리라 기대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한국에서도 플라스틱을 줄이는 것에 동참하는 가게들이 하나둘씩 생겨나고 있습니다. 그린피스의 자원활동가들은 4월 한달간 서울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소비 없이 장을 볼 수 있는 가게들을 직접 찾아나섰고, 이 자료를 바탕으로 ‘플라스틱없을지도’를 만들었습니다.

‘플라스틱없을지도’ 보러가기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서울사무소는 정부에게 일회용 플라스틱 규제를 강화할 것을 요구하며 플라스틱제로(Plastic Zero) 캠페인을 펼치고 있습니다. 기업에게는 일회용 플라스틱을 생산·유통·사용하지 말 것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소비자의 목소리는 기업을 움직이게 하고 정부 정책을 바꿀 수 있습니다. 그린피스와 함께 소비자, 당신의 목소리를 내 주세요.

“일회용 플라스틱 제로!”

플라스틱제로 서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