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평양 그곳엔 참치가 없다

Feature Story - 2013-03-28
여러분에게 5년은 긴 시간인가요? 저에게 지난 5년은 생각보다 짧았습니다. 많은 변화를 추구했지만, 아직도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이 남아 있기 때문이죠. 5년 전, 저는 그린피스 호주-태평양 지부 소속의 해양 캠페이너로 일하며 참치 남획 반대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참치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참치는 싹쓸이 조업에 의해 씨가 말라가고 있습니다.
그린피스 서울 사무소에서 프로그램 매니저로 일하는 랑이 토리바우. 그는 5년 전, 태평양을 지키기 위해 해양 캠페이너로도 활약했습니다. 그가 지난 5년의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여러분에게 5년은 긴 시간인가요? 저에게 지난 5년은 생각보다 짧았습니다. 많은 변화를 추구했지만, 아직도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이 남아 있기 때문이죠. 5년 전, 저는 그린피스 호주-태평양 지부 소속의 해양 캠페이너로 일하며 참치 남획 반대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참치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참치는 싹쓸이 조업에 의해 씨가 말라가고 있습니다. 불법적인 어업 활동(IUU: Illegal, Unreported, Unregulated)과 이를 단속하기 위한 규제가 부족한 것이 참치를 포함한 수산자원을 고갈시키는 가장 큰 문제입니다. 그린피스는 이런 불법어업(IUU) 활동을 감시하고 기록하여 어업형태의 변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8년 4월, 저는 에스페란자 호의 태평양 쉽투어에 참여했습니다. 당시 태평양 지역에서는 다른 나라에서 온 배들이 그 지역의 수산자원 80% 이상을 어획해도 이를 감시하고 규제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습니다. 허가된 어업권 없이 불법적으로 어획하고, 어업 활동 및 위치를 제대로 보고하지 않으며, 집어장치(FAD)를 마구잡이로 사용하는 행위로 인해 태평양의 참치는 심각한 상황에 처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바꿔보고자 저는 중서부태평양수산위원회(WCPFC: 태평양의 참치자원을 관리하는 수산기구 회의)에 참석하여 태평양 공동해역(the Pacific Commons)에서 모든 어획활동을 금하고 해양보존구역(Marine Reserves)으로 설정하기를 촉구했습니다.

태평양에서 잡히는 참치의 약 25%가 공해에서 포획됐기 때문입니다. 공해는 어느 나라에도 소유되지 않기 때문에 규제가 없고, 육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감시하기가 더욱 어렵기 때문에 불법어업에 악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2008년 쉽투어 중에 기리바시(Kiribati)까지 가서 추적한, 대만선 호차이파 호(Ho Tsai Fa 18)가 공해에서 집어장치를 사용하는 모습을 포착했습니다. 저를 포함한 그린피스 캠페이너들은 선장에게 집어장치 사용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해양보존구역을 촉구하는 배너 액션과 호차이파 호에 ‘Pirate?(해적선인가?)’라고 쓰는 페인팅 액션을 했습니다. 

5년이 지난 현재는 어떨까요? 안타깝게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전 세계 참치의 60% 이상이 여전히 중서부태평양 해역에서 어획되고 있으며, 집어장치를 이용한 선망어업의 혼획이 연간 18만 2,500톤입니다. 매년 11억 개의 참치 통조림을 채울 수 있는 양입니다. 중서태평양수산위원회의 회원국들의 결정도 실망스럽습니다. 회원국들은 2008년 말 회의에서 어업 활동을 금하기 위해 닫았던 공해를 지난해에 다시 열기로 했습니다. 주요 원양 어업국 중 하나인 한국도 이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또한, 한국은 참치 남획과 불법어업에 가담하고 있습니다. 최근 그린피스가 폭로한, 동원산업의 불법어업과 위조문서 사용이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와 같은 파괴적인 어업 활동으로 인해, 참치 8종 가운데 5종(남방참다랑어/대서양참다랑어/눈다랑어/황다랑어/날개다랑어)은 멸종 위기종이 되었고, 전 세계적으로 90% 이르는 대형 포식 어류군이 이미 멸종됐습니다.

한국의 참치 어획량 중 95% 이상이 태평양으로부터 공급받습니다. 그럼에도 한국은 보존보다는 대만, 일본, 중국과 함께 주요 원양 어업국의 이익만을 유지하려고 합니다. 태평양에서 싹쓸이 조업이 늘어날수록 인근 국가 주민들은 생계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고, 나아가 미래세대는 참치를 접할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한국은 이러한 현실을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불법어업을 지양하고,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어획하여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수산자원을 보존해야 합니다. 작년부터 그린피스 한국사무소에서 활동하게 된 저는 한국이 해양보존구역 설정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앞으로 5년 동안에는 바다를 대하는 한국 업계의 태도가 변화하기를 기대해봅니다.

  

글: 랑이 토리바우(Lagi Toribau) 프로그램 매니저 / 그린피스 동아시아 서울 사무소

그의 태평양에서의 활동은 KBS 환경스페셜(2013.03.27) '남태평양 그곳엔 참치가 없다' 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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