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참조기와 러시아산 명태로 맞이하는 우리 설

Feature Story - 2015-02-17
이번 설 차례상에 오를 참조기와 명태는 어디에서 왔을까요? 동해의 특산품이었던 명태, 한때 15톤까지 생산되었으나 2010년 이후에는 심심찮게 공식 어획량 '0'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참조기의 경우도 올해 어획량은 작년 대비 50%로 뚝 떨어졌습니다.

밥상 위의 조기 구이

요번 설 차례상에 오를 참조기가 중국산일 확률이 40% 이상, 명태는 러시아에서 건너왔을 가능성이 99% 이상이라고 합니다. 이미 우리 밥상 위는 오대양 육대주가 고스란히 담긴지가 오래 되었습니다. 다양한 먹거리를 확보하는 것은 식량 안보의 기본이고, 또 삶의 즐거움입니다. 문제는, 우리 바다와 수산물 자원을 제대로 관리 못하여 남의 바다와 생선에 의지하게 될 때입니다. 이미 러시아에서 한국은 비싼 입어료를 바치고도 현지 공무원과 업계에 휘둘리며 눈치어업을 하고 있고, 중국의 경우 한국 바다에서 참조기를 잡아서 한국인들에게 되려 파는데, 이것보다 더 ‘꿩 먹고 알 먹는’ 장사가 있을까요?


내꺼 인듯 내꺼 아닌 내꺼 같은 漁: 명태

부산 생선 시장

동해의 특산품이었던 명태는 우리에게 무려 10가지 이상의 이름으로 사시사철 방방곡곡 사랑 받고 있습니다. 생물로는 생태, 말려서는 북어, 강원도 추위에서 동태, 새끼일 때는 노가리, 동지에 잡히면 동지받이 등등. 그만큼 한국인 삶에서 곳곳에 깃들어 있는 국민 물고기인 것입니다. 다만 이제는 먹는 입이 한국 입일 뿐, 명태는 더 이상 한국 생선이라고 하기 어려워졌습니다. 한때 15톤까지 생산되며 아침 해장국부터 안주까지 우리 밥상의 진정한 반려자였던 국산 명태는 2010년 이후에는 공식 어획량이 심심찮게 ‘0’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업계와 당국이 얼마나 다급했으면 토종 명태 표본을 확보하기 위해 현상금을 걸었었을까요? 이와 같은 국내 명태 어장 파멸이 얘기해주는 것은 인간의 돈과 기술로 돌이킬 수 없는 것이 사라지는 수산물 자원이라는 것입니다.


다음번 사라질 한국 생선: 참조기?

올해 참조기 어획량은 작년 대비 50%로 뚝 떨어졌습니다. 이와 같은 감소 추세는 1970년대부터 시작하여 점점 그 감소율이 커지고 있습니다. 정부와 지자체에서 4월과 7월 사이 인공 수정란과 치어를 방류하는 것을 감안한다면 현재의 참조기 자원량은 보이는 것보다 심각한 것입니다. 봄만 되면 칠산 앞바다에 몰려드는 조기 떼로 배가 움직일 수도 없고 조기 울음소리로 밤 잠을 설쳤던 시절도 있었는데 말이죠. 그런데 한반도를 떠날 다음 타자는 참조기라는 얘기가 들리고 있어서 걱정입니다. 특히 참조기의 떠난 자리는 곧장 경제적 손실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참조기 어장의 감소추세는 그 심각성이 두드러집니다.

부산 생선 시장

게다가 서해와 동중국해가 참조기의 주요 생활권임을 고려하면 한국은 국가적 차원에서 자국의 수산업 관리·운영 체제를 선진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참조기 어장을 보호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서해에서의 상황은 지속가능한 어업을 지향하는 국제 정세와 관련 기구를 적극 활용해야 합니다. 참조기 생산량이 중국산과 한국산을 막론하고 절대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점은 앞으로 ‘조기 전쟁’을 예고합니다. 물 위에서는 중국어선과 한국어선이 점점 줄어드는 어장을 놓고 치열한 싸움을 할 수 밖에 없으며, 밥상 위에서는 오랜 시간 우리와 함께한 생선을 쉽게 보내지 못해 금값을 치르는 국민들의 눈물이 불을 보듯 뻔히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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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1인 평균 수산물 섭취량은 전세계에서 4위입니다. 미국인들은 약 챙겨 먹듯이 1주일에 한번 생선을 먹기 위해 의식적으로 노력합니다. 한국인의 경우 수산물을 안 먹은 날이 손에 꼽힙니다. 이렇게 우리의 생활을 매일 같이 하는 생선: 나, 그리고 우리 가족이 섭취하는 물고기가 어디서 왔고, 현재 어떤 건강·환경 이슈를 품고 있으며 소비자로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지내야 하지 않을까요?  

내가 먹는 생선은 어디로부터 왔을까요?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한국인의 밥상에 대한 솔직하고 당돌한 보고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을 여러분들과 공유하고 다양한 얘기를 듣고자 합니다. 가까운 시일에 그린피스의 온라인 채널을 통해 ‘썸漁’ 명태, 가지 말라는 우리의 만류를 뒤로 하고 떠날 준비하는 ‘단호한 물고기’ 조기, 바다의 유니콘이 되려는 장어 등 우리 밥상 위의 다양한 수산물에 대한 탐구 내용을 함께 소개할 예정입니다. 환경을 사랑하는 식도락가 여러분들의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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