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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은 결코 ‘판타스틱’하지 않습니다

글: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현대인은 하루도 플라스틱 없는 생활을 상상하기 힘들 만큼 플라스틱에 중독되어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플라스틱 칫솔로 이를 닦는 순간부터 잠들기 전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로션을 바를 때까지 우리는 한순간도 플라스틱과 떨어져 있지 않죠.

마트에서 장을 본다면 일반 가공품은 물론이고 육류, 과일, 조리 음식까지, 플라스틱 필름이나 포장재로 싸여있지 않은 상품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식당에 가면 일회용 물티슈를 제공하고, 카페에서는 별도로 요구하지 않는 한 플라스틱 테이크아웃컵에 음료를 담아줍니다.

플라스틱은 가볍지만 강력하고 원하는 색상, 모양, 질감을 자유자재로 표현해낼 수 있습니다. 누군가는 이런 플라스틱이 정말 환상적(fantastic)이라고 생각하겠죠.

하지만 플라스틱은 매우 큰 허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썩지 않는다는 것이죠. 일상에서 사용하는 플라스틱의 대부분은 사람의 손을 거치면서 길면 몇 주, 짧게는 몇 초 만에 새 제품에서 쓰레기로 돌변합니다.

<재활용 표시>

이렇게 버려진 플라스틱은 대부분 1. 소각되거나 2. 매립되거나 3. 재활용됩니다. 우리가 알아두어야 할 것은 플라스틱 제품에 재활용 표시가 있다고 해서 그 제품이 모두 재활용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로고는 그저 해당 제품이 ‘재활용이 가능함’을 알려주는 역할을 할 뿐이죠. 예를 들어볼까요? 플라스틱 포장재에 재활용 표시가 사용된 지는 벌써 40년이 지났지만, 실제로 회수되는 비율은 전 세계적으로 14%에 불과합니다.

무인도에서 발견된 18톤의 쓰레기 더미

지난 5월, 남태평양 한가운데 있는 헨더스섬에서 3천 8백만 개의 플라스틱 조각이 발견되면서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습니다. 헨더스섬은 사람이 살지 않는 무인도이기 때문에 충격은 더 컸습니다. 가장 가까운 거주지로부터 수천 킬로나 떨어진 이 섬에서 발견된 쓰레기는 무려 18톤에 이릅니다. 대부분은 일상생활에서 흔히 쓰이는 일회용 플라스틱이었습니다.

이렇듯 사용 후 버려진 플라스틱 중 소각, 매립, 또는 재활용되지 않은 일부는 자연환경으로 유출됩니다. 이 중 바다로 유입되는 플라스틱 쓰레기의 양만 매년 1,200만 톤이 넘습니다. 이는 1초마다 24톤짜리 대형 트럭에 실린 쓰레기를 바다에 버리는 것과 같습니다.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의 폐해는 단순히 미관을 해치는 것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600종이 넘는 해양생물을 해치고, 미세한 크기의 플라스틱으로 쪼개져 해양생물의 먹이로 착각되기도 합니다. 결국 먹이사슬을 따라 우리가 먹는 해산물에서도 발견되죠.

헨더스 섬 사태는 플라스틱 오염이 국경을 넘어 국제적인 협력과 노력이 절실하게 필요한 문제임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플라스틱의 소비와 생산은 1960년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습니다. 2015년 한 해 동안 전 세계에서 생산된 플라스틱은 총 3억 2,200만 톤에 이릅니다. 1초당 600톤이 넘는 플라스틱이 생산되었다는 얘기죠.

물론 한국도 플라스틱의 소비와 오염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자원순환연구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만 연간 30억 개의 플라스틱 컵이 사용되고, 재활용률은 5%에 그친다고 합니다. 작년 우리나라에서 수거된 해양 쓰레기만 7만 톤이 넘었습니다. 동아시아바다공동체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 해양 쓰레기 중 플라스틱이 차지하는 비율은 55.6%로 전체의 절반 이상에 해당합니다. 지금 이대로라면 2050년에 바다에 물고기보다 플라스틱이 더 많을지도 모른다고 경고한 한 연구팀의 말이 사실로 다가올지도 모릅니다.

플라스틱 오염, 결국 과잉 생산과 소비의 문제

욕조에 물이 넘치면 물을 잠그는 게 우선입니다. 흘린 물은 닦아내는 것은 그 다음이죠.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를 다룰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재활용, 폐기물 에너지 회수 등 다양한 환경보호 정책이 세워지고 있지만 가장 확실한 방법은 역시 생산과 소비 자체를 줄이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생산과 소비를 줄이는 주체는 누구일까요?

플라스틱 과소비를 당연하게 여기는 현대 생활방식은 플라스틱 오염을 악화시키는 가장 큰 원인입니다. 하지만 소비의 주체인 개인뿐만 아니라, 제품을 판매하고 일회용 소비문화를 조장하는 기업 또한 함께 움직여야 합니다. 세계적인 음료 회사인 코카콜라는 연간 1천억 개의 일회용 플라스틱병을 생산합니다. 이러한 기업들의 변화 없이는 플라스틱 오염을 해결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일회용 플라스틱으로 이익을 얻는 회사들이 플라스틱 오염 고민에 앞장서야 하는 이유입니다.

<그린피스 활동가가 독일 브레멘에서 열린 G20 회의에서 플라스틱 오염에 대한 대책을 촉구하는 배너를 들어보이고 있다.>

물론 발빠르게 플라스틱 오염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변화에 앞장서고 있는 곳도 있습니다. 작년 UN환경프로그램에서는 전 세계적인 캠페인을 전개하면서 플라스틱 오염 문제의 심각성을 다시 한번 상기시켰습니다. 인도, 호주, 프랑스, 미국 등과 같이 적극적으로 플라스틱 오염 대응 정책을 펼치는 국가들도 있습니다.

이 외에도 우리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때로는 소소한 것이라도 조금씩 플라스틱 사용을 줄여나간다면 (참고: <플라스틱 줄이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앞으로 더 큰 변화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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