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호주에서는 남극해의 해양생물과 수산자원을 관리하는 국제회의 남극해양생물자원보전위원회(CCAMLR) 연례회의가 열리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 회의에서는 세계 최대 규모의 어업이 금지되는 해양보호구역 네트워크 지정에 대해 열띤 토론이 오가고 있습니다. 이는 그동안 그린피스를 비롯한 세계 유수의 환경단체가 한 목소리로 요구해 온 이슈이기도 합니다. 그린피스 서울사무소는 지난 19일, 이 회의에 참석하는 한국 정부 대표단에게 남극 로스해(Ross Sea)에 해양보호구역을 지정하여 보호할 것을 시민들의 목소리와 함께 전달한 바 있습니다.

비교적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아 원시의 모습을 잘 간직한 로스해는 남극해에서 가장 생산적인 바다로 펭귄, 어류, 포유류, 무척추 동물 등과 지구상 그 어떤 곳에서도 발견되지 않는 생물종들이 많이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곳 로스해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빨고기(메로, 칠레농어라고도 불림) 조업과 그에 얽힌 경제적 이익관계는 로스해의 주요 해역을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되는 일을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자국 어업계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몇몇 국가들이 로스해에서 어업이 금지되는 일을 반기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도 자국 어업계의 이익을 위해 각종 보전조치에 반대해 온 나라 중 하나입니다. 한국은 이 CCAMLR 해역에서 가장 많은 어선을 가진 조업국이고, 남극이빨고기 생산량에 있어서는 뉴질랜드와 1, 2위를 다투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수년간 한국은 CCAMLR 회의에서 해양생물자원 보전을 위한 국제적 노력에 동참하기 보다 자국 어업계 감싸기에 급급하여 국제적 망신을 사 왔습니다. 특히 2011년 회의에서 한국 정부 대표단은 제한어획량의 339%에 달하는 이빨고기 남획을 저지른 인성 7호 선박을 다른 모든 회원국의 찬성에도 불구하고 불법어업 선박 블랙리스트에 올리는 조치에 반대했습니다. 이러한 연유로 올해에도 그린피스는 물론 국제 사회가 한국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회의 규정상 회의가 끝나는 11월 1일까지 어떤 논의가 오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공개할 수 없습니다. 전 세계인 모두가 주인인 남극해의 보호에 대해 논의하는 회의에서 이처럼 일부 이해 당사국만이 모여 비밀회의를 하며 공개적인 논의를 거부하는 것은 참으로 구시대적인 발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그린피스를 비롯한 전 세계 환경단체들이 전례 없이 큰 규모로 벌인 남극해 보호 캠페인 덕분에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이들이 이 회의에 주목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회의가 진행되는 지금 이 순간에도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비롯한 많은 이들이 온라인을 통해 남극해 보호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그린피스는 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한국 대표단에게 책임감 있는 국제 사회 일원으로서 전 세계 모두의 공동 유산인 남극해를 보호하려는 노력에 동참하기를 요구합니다. 이는 자국 어업계의 단기적 이익만을 감싸지 않고 주요 해역을 포함하는 로스해를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할 것입니다. 

아직 회의가 끝나지 않았습니다.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총회는 10월 29일부터 11월 1일까지 열릴 예정입니다. 인류 공동의 유산인 남극해와 그 안에 살고 있는 해양 생태계 보호에 여러분의 지지를 보여주세요.

 

한국정부 대표단에게 남극해 보호를 위한 시민들의 서명을 전달한 한정희 그린피스 해양캠페이너

한국정부 대표단에게 남극해 보호를 위한 시민들의 서명을 전달한 한정희 그린피스 해양캠페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