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2일, 오늘은 우리가 사는 지구를 좀 더 건강하고 깨끗하게 지켜야 한다는 기치 아래 1970년 미국에서 처음 제정된 '지구의 날(Earth Day)'입니다. 자연과의 조화로운 삶을 향한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자는 첫 다짐 이후 44년이 지난 오늘날, 190개가 넘는 나라가 매년 이 날에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되새기고 있습니다.

마흔 네 번째 지구의 날을 맞은 오늘, 지구는 과연 어떨까요? 불행히도 이곳저곳 심하게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더욱 가슴 아픈 사실은 이 지독한 몸살이 인간의 오만과 부주의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입니다. 지구의 역사를 일 년에 비유한다면, 인류가 지구 상에 나타난 것은 일 년의 마지막 날인 12월 31일 오후 다섯 시경이라고 하지요. 이렇게 느즈막히 등장한 인류의 과도한 자원 채취, 서식지 파괴, 오염물질 방출 등 무분별한 개발과 소비는 실로 가공할만합니다. 46억 년 역사의 이 지구를 매초, 매분, 매시 급속도로 파괴하고 있으니까요.

몇 가지 예를 들어볼까요? 야생동물의 삶의 터전이자 지구의 폐라고 불리는 아마존의 열대우림은, 우리가 사용하는 각종 세제, 비누, 샴푸, 일회용 포장지 등 소모품들로 변하며 사라지고 있습니다. 끊임없이 타오르는 화석연료는 사상 최고량의 탄소를 뿜어내는 지구 온난화의 주범입니다. 눈앞의 이득을 좇는 기업들은 석유를 추출하기 위해 이미 녹고 있는 북극을 심각한 재앙의 위협으로 몰아넣습니다. 우리의 강과 바다는 각종 살충제와 중금속, 독성물질들로 산성화되어가고, 이 영향은 이미 고스란히 우리에게 되돌아오고 있지요.

특히, 바다를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지구 표면적의 70%를 차지하는 바다는, 이 행성 전체의 기후를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오늘날 바다 생물의 중요한 서식지인 산호초는 점점 사라지고, 각종 오염물질로 수질이 악화되고 있는 것은 물론, 자연 상태에서 생태계를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물고기를 잡아들이는 탓에 바다는 점점 텅 비어가고 있습니다. 세계식량기구(FAO)에 의하면, 2012년 기준으로 전 세계 상업 어종의 87%가 이미 고갈되었거나 과도하게 남획된 상태라고 합니다. 그럼에도 인간은 좀처럼 멈출 줄을 모릅니다. 최근 과학포경으로 논란이 된 고래를 살펴 볼까요? 얼마 전 국제 사법 재판소는 남극해에서의 포경이 과학적인 조사와는 거리가 멀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일본은 태평양 북부해역에서 포경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우리들의 지구엔 과연 미래가 있을까요?

케냐의 한 속담은 이렇게 말합니다. “지구를 소중하게 대해야 한다. 지구는 부모님이 네게 물려준 것이 아니라 네 아이들에게서 빌려 온 것이다.”

우리가 지금처럼 환경을 생각하지 않고 마구 쓰고 마구 버린다면, 다양한 종의 서식지를 파괴하고 멸종 위기로 몰아넣는다면, 훗날 우리 아이들이 마주하는 지구는 어떤 모습일까요? 더 이상 생명이 존재하지 않는 메마른 땅과 텅 빈 바다만 남아 있지 않을까요? 벌써 기후변화의 영향은 끔찍한 재앙으로 다가옵니다. 언제나 재앙을 온 몸으로 맞는 것은 더 약한 사람들이지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들, 연약한 여인과 아이들이 이 고통을 먼저 감당하고 있습니다.

오늘 지구의 날을 맞아, 우리를 다시 한 번 돌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우리는 과연 얼마나 지구를 소중하게 대하고 있는지, 어디서 무엇을 함께 시작할 수 있을지 말입니다. 당장 쓰레기를 줄이고 유기농 식품을 선택하는 것까지, 전기를 절약하는 것부터 샥스핀을 먹지 않는 것까지 지구를 아끼기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은 무궁무진합니다. 무엇보다, 지구에 사는 우리에게는 매일매일이 '지구의 날'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글: 한정희 해양 캠페이너 / 그린피스 서울 사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