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보르네오 숲에서 40년만에 처음으로 살아있는 수마트라 코뿔소가 발견되었습니다. 수마트라 코뿔소는 무차별적으로 숲이 파괴되면서 멸종 직전까지 몰렸습니다.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코뿔소 보호구역(SRS)에서 보호되고 있는 코뿔소(2008)

팜유와 제지 업계의 개간으로 서식지를 잃은 코뿔소들

WWF 팀은 동부 칼리만탄(인도네시아 보르네오)에서 암컷 코뿔소를 무사히 구조해 보다 안전한 보호구역으로 옮겼습니다. 지난 몇 년간, 숲 곳곳에 설치된 카메라와 발자국을 통해 수마트라 코뿔소가 아직 남아있다는 것은 알 수 있었지만, 실제로 야생에서 살아있는 수마트라 코뿔소와 직접 마주친 것은 1970년대 이후로 처음입니다.
수마트라 코뿔소라는 이름은 다소 부정확한데요, 한때 남부 및 남동아시아의 넓은 지역에 걸쳐 발견되었지만 현대에는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에만 남아있었습니다. 작년에는 말레이시아에서 멸종된 것으로 확정되어, 이제는 인도네시아가 수마트라 코뿔소의 마지막 피난처입니다.
수마트라 코뿔소가 한 마리 더 발견된 것은 반가운 소식이지만, 전체 종의 미래를 지키기 위한 길은 멀기만 합니다. 이 코뿔소들은 아직도 멸종의 위기에 몰려있으며, 소수가 흩어져서 다니기 때문에 다양한 종류의 수많은 위협에 매우 취약합니다.
특히 주목할만한 문제점은 코뿔소의 서식지인 우림이 팜유와 제지 업계에 의해 심각하게 대규모로 파괴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사실 동부 칼리만탄의 코뿔소 중 일부는 팜유 농장을 비롯해 탄광이나 생산림(production forest, 지속적으로 생산목적을 위해 경영토록 지정된 천연림이나 인공림.) 등 나무가 벌목되고 손상되었거나 개간을 위해 개방된 구역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중앙 칼리만탄의 산림파괴는 오랑우탄, 호랑이, 코끼리와 코뿔소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100마리밖에 남지 않은 수마트라 코뿔소

숲이 파괴되면서 수마트라 코뿔소들은 식량을 얻기가 어려워졌습니다. WWF에 따르면, 코뿔소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벌목장으로 오는 이유는 식물이나 농작물 등의 식량을 얻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 때문에 코뿔소들을 “밀렵”이라는 즉각적인 위협에 노출됩니다. 코뿔소의 뿔, 특히 수마트라 코뿔소의 뿔은 크기가 작다 할지라도 엄청난 가격에 거래되고 있기 때문에 비록 이를 거래하는 것이 불법이라 할지라도 밀렵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 큰 문제는 서식지의 파괴와 밀렵으로 수마트라 코뿔소의 개체수가 위험할 정도로 낮아졌다는 것입니다. 가장 최근의 보고서에 따르면 야생에 남아있는 수마트라 코뿔소의 개체수는 100마리가 약간 넘는 정도라고 합니다. 이 소수의 코뿔소들은 질병이나 자연 재해 등 지역의 문제에도 쉽게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취약한 상태이며, 아차 하는 사이에 순식간에 멸종될 것입니다.
코뿔소들이 직면한 문제는 숲이 사라져 먹이를 구하거나 이동이 어려운 문제뿐만이 아닙니다. 근친교배가 늘면서 유전적 다양성이 줄어들어 코뿔소들의 건강상태 또한 점점 나빠지고 있습니다.
질병이나 폭풍우 등 자연 재해는 언제나 생길 수 있는 문제입니다. 변화해야 할 것은 인간들의 행동입니다. 멈추지 않고 상업적 개간과 벌목을 확대하고만 있는 대규모 기업 농장들은 이제 멈추어야만 합니다. 단지 수마트라 코뿔소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오랑우탄, 호랑이, 코끼리 등의 개체 수는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으며, 양서류나 곤충 들 역시 서식지 파괴로 위기에 처했습니다. 흰색의 광엽수인 ‘라민’ 역시 국제적인 보호 종이지만 불법 벌목되고 있습니다.

 

중앙 칼리만탄의 강둑에서 발견된 오랑우탄
중앙 칼리만탄의 강둑에서 발견된 오랑우탄. 2015년 10월에 발생한 심각한 산불이 서식지를 파괴하면서
오랑우탄 보호구역까지 피해를 입었습니다.

숲 전체의 생태계를 지켜야 합니다

새롭게 발견된 코뿔소는 비교적 안전한 곳에서 보호받고 있으며, 만약 건강한 새끼를 낳게 된다면 종족을 보존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아직 해야 할 일들이 많습니다.
대규모의 산림보호를 진행하는 것이야 말로 사라져가는 멸종 위기종들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여기 저기 조금씩 보호구역을 지정하는 것이 아니라, 호랑이나 코끼리 같은 대형 동물들도 생존할 수 있도록 넓은 지역 전체의 생태계를 보호해야 합니다. 또한, 숲에서 살아가는 수만 종의 생물들이 건강하게 번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숲 전체가 안전하게 보호받지 못한다면, 수마트라 코뿔소를 비롯한 많은 동물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곳은 동물원뿐일 것입니다. 그리고 이는 아주, 아주 슬픈 일입니다.

 

/ / /

 발견된 지 며칠 지나지 않아, 암컷 수마트라 코뿔소 "Najaq”는 덫에 걸려서 생긴 오래된 상처 때문에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이는 소중한 야생 동물들을 서식지 파괴와 밀렵으로부터 지켜야 한다는, 슬프고도 긴박한 메시지입니다. 그린피스는 무차별적인 벌목과 개간을 위한 화재로 파괴되고 있는 인도네시아의 우림을 지키기 위한 산림보호 캠페인을 수년간 진행하고 있습니다. 팜유를 얻기 위해 숲을 파괴하고 있는 기업들에게 “그만!”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여러분입니다. 우리에게는 더 이상 기다릴 시간이 없습니다.

그린피스 산림보호 캠페인 서명하기

글: 제이미 울리 그린피스 영국사무소 산림보호 캠페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