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10월 27일) 세계에서 가장 큰 해양보호구역이 탄생했습니다. 바로 남극 대륙의 로스해(Ross Sea)가 마침내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것입니다! 그 동안 로스해에서 분투해 온 고래, 펭귄, 이빨고기들, 고생 많았습니다. ☺ 그리고 로스해 보호구역 지정을 위해 힘을 모아주신 전 세계 수백만 지지자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

<남극해 빙하 위를 무리 지어 걸어가고 있는 아델리 펭귄들>

그린피스는 지난 몇 해 동안 남극 주변의 해역을 관리하는 국제기구 남극해양생물자원보존위원회(CCAMLR)에서 로스해 보호 캠페인을 벌였습니다. 각국 정부 대표단을 상대로 남극해보존연대(AOA)를 비롯한 세계 여러 단체들, 수백만 시민들과 연대해 로스해 보호를 요구해온 것입니다. ‘올해에는 되겠지,’ ‘이번에는 되겠지’… 생각했지만 일부 회원국의 반대에 부딪혀 우리의 요구는 번번히 무산되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막을 내린 CCAMLR 연례회의에서 드디어 회원국 모두의 동의를 이끌어냈습니다. 로스해가 마침내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것입니다!

<1997년 2월 남극반도의 제임스로스섬을 최초로 주항하고 있는 그린피스 ‘북극의 일출(Arctic Sunrise)’호>

로스해 보호구역의 전체 크기는 무려 155만 제곱킬로미터에 달합니다. 이는 한반도의 약 7배에 달하는 면적으로 현존하는 최대 해양보호구역입니다. 그리고 이 보호구역의 약 75%에서 상업적 어업을 포함한 인간의 활동이 전면 금지됩니다.

‘마지막 원시 바다’라 불리는 로스해는 지표면에서 가장 깨끗한 바다입니다. ‘숨이 막히게 아름다운 이 바다를 과연 지켜낼 수 있을까…’ 연이은 보호구역 지정 실패로 우리는 초조함을 감추지 못한 채 이번 결정을 기다려왔습니다.

이번 로스해 보호구역 최종 합의안에는 ‘향후 35년 동안’이라는 조건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35년 후 CCAMLR 회원국들이 다시 모여 이 보호 조치가 계속 필요한지를 다시 논의하게 되는 겁니다. 해양 보호가 진정한 실효성을 가지려면 보호 조치는 오랜 세월 동안 지속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이후 35년 동안도 더 열심히 뛸 예정입니다. 로스해 보호구역 연장 여부를 재논의하게 됐을 때, 보호구역 지정을 영구화하는 것에 반대가 없도록 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우리가 힘을 합치면 2051년 회의에서는 이 안건이 간단히 통과될거라 믿습니다.

<남극 로스해 해양보호구역 지도>

2016년은 사실 바다에 좋은 소식이 넘쳐나는 해였습니다.

로스해 보호구역 지정이라는 반가운 소식이 찾아든 건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하와이 파파하나노무쿠아키아 보호구역’을 확대해 (로스해 보호구역 지정 ‘이전’ 시점을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큰 해양보호구역을 만들기로 결정을 내린 지 얼마 되지 않아서였습니다. 또 오바마 대통령은 이러한 결정을 내리기 불과 며칠 전, 바닷속 자연 지형인 해저협곡과 해저산 보호를 위해 대서양 최초의 해양 국립 기념물을 지정한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정말 역사를 다시 쓰고 있는 겁니다! 그리고 바다를 보호하기 위한 이와 같은 노력에 다른 나라들도 동참하고 있습니다. 이스터 섬 주변에 거대한 해상공원을 지정한 칠레나 해외 영토 주변을 보호구역인 ‘블루 벨트’를 지정하기로 약속한 영국처럼 말이죠.

이처럼 큰 면적의 보호구역들이 잇따라 생겨나고 있는 건 정말 고무적입니다. 하지만 바다는 참으로 넓고, 여전히 보호되지 않고 있는 구역이 훨씬 더 많습니다. 올해 여름에 열린 세계자연보전총회(WCC)에서 당사국들은 2030년까지 전 세계 바다의 30%를 보호할 것에 동의했습니다. 하지만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 갈 길은 여전히 멉니다. 그리고 그린피스는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전 세계 바다의 40%를 인간의 활동을 차단한 보호구역으로 지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해양보호구역은 생물다양성(biodiversity)을 지키고 멸종위기에 처한 물고기들의 개체수를 회복시키며 기후변화로 인한 악영향에 대처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는 과학적으로 이미 입증된 사실입니다. 하지만 로스해의 경우를 통해 알 수 있듯이 과학만으로는 결코 해양보호구역 지정을 이끌어낼 수 없습니다. 바다를 위해 목소리를 내고 힘을 실어 주는 수백만 시민들의 지지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보호구역 지정의 당위성이 과학적으로 완벽히 입증되었다 하더라도 여러분의 힘 없이는 단기적 이익만을 쫓는 수산업계의 막강한 로비를 당해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남극해에 떠 있는 빙하 위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황제펭귄과 아델리펭귄들>

이제 흐름이 바뀌어 해양 보호의 당위성은 점차 대세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로스해 보호구역 지정이라는 승리를 이끌기까지 아주 긴 싸움이 필요했던 것처럼, 특정 국가의 관할이 아닌 공해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린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아직은 대부분의 공해가 보호되지 않고 있을뿐더러, 보호를 위해 필요한 제대로 된 의사 결정 절차조차 없는 상황입니다. 이것이 바로 여전히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이 많이 남아 있는 이유입니다.

우리는 해양보호를 위한 궤도에 이제 막 무사히 올랐습니다! 그린피스는 유엔이 공해를 보호구역으로 지정하도록, 또 북극해와 같이 아름다운 인류 공동의 바다를 보호할 수 있도록 시민 여러분의 목소리를 한데 모아 계속 캠페인을 펼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더 많은 걸 여러분과 함께 해나갈 겁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힘을 보태 준 모든 분들께 너무도 감사드립니다! 우리가 함께 한다면 앞으로도 우리 모두의 바다를 보다 더 건강히 지켜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글: 윌리 맥킨지 (Willie Mackenzie), 해양 자문 담당, 그린피스 영국 (Greenpeace 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