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작은 돌고래 ‘바키타’>

세계에서 가장 작은 돌고래종인 ‘바키타'는 현재 지구상에 단 60여 마리밖에 남지 않았을 정도로 심각한 멸종위기에 처했습니다. 그런데 풍전등화와도 같은 바키타의 운명을 바꾸기 위한 중요한 결정이 마침내 내려졌습니다! 바로 지난주 슬로베니아에서 열린 제 66대 국제포경위원회 총회에서 ‘바키타’의 멸종을 막기 위한 결의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된 겁니다.

작은 돌고래 바키타를 위한 초대형 뉴스!

얼마 전 슬로베니아에서 열린 국제포경위원회(IWC) 총회에서 세계에서 가장 작은 돌고래종인 바키타(Vaquita)에게 엄청 큰 일이 일어났습니다. 국제사회가 공조해 바키타의 멸종을 막자는 데 만장일치로 합의한 것입니다!
IWC는 사실 포경국가들이 모여 포경 관리를 논의하기 위해 만든 국제기구였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점차 고래의 보전을 위한 위원회로 변모해가고 있죠. 그 과정은 정말이지 길고도 험난했습니다. 아직도 일부 나라들은 IWC가 대형 고래에 관한 문제만 다뤄야 하고, 고래는 잡아야 하며, IWC가 존재하는 이유 자체가 포경 관리를 위한 것이라 굳게 믿고 있으니까요. 게다가 여기서 말하는 ‘대형’ 고래의 경계는 참 모호합니다. 어떤 ‘대형’ 고래종은 ‘소형’의 범주에 드는 종보다 작은 경우도 있거든요. 이렇게 복잡한 구분 때문에 IWC에서 돌고래 보전에 대해 논의하는 일 자체가 어려운 경우가 많았습니다.


<'세계 바키타 살리기 날'인 지난 7월 9일, 워싱턴DC의 멕시코 대사관 앞에서 바키타 보호를 촉구하는 미국 시민들의 모습>

몸의 길이가 1.5미터에 불과한 세계에서 가장 작은 돌고래, 바키타는 지금도 힘겨운 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멸종 위기에 처해서 지금은 ‘멕시코 코르테스 해’라고 불리는 북캘리포니아만의 작은 해역에서만 찾아볼 수 있지요. 과학자들에 따르면 현재 지구 상에 남아있는 바키타의 수는 60마리에 불과합니다. 약 2년 전에 100마리였는데 그마저도 이렇게 급격히 줄어든거죠.

어쩌다 그렇게 되었나고요? 사람들이 바키타를 직접 잡는 건 아닙니다. 보통 바키타는 다른 물고기를 잡으려 친 그물에 걸려서 죽게 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여기서 다른 물고기는 바키타와 마찬가지로 멸종위기에 처한 토토아바(totoaba)라는 종입니다. 토토아바는 작은 돌고래와 크기가 거의 같은 민어과의 물고기인데, 중국에서 그 부레를 보양식 재료로 사용한다고 합니다. 이 물고기를 잡기 위해 쳐 놓은 자망에 바키타가 걸리면 숨을 쉬러 올라오지 못한 채 물 속에서 질식사하게 됩니다.

이처럼 목표하지 않은 종이 우연히 그물에 걸리는 걸 ‘혼획(bycatch)’이라 하는데요. 해마다 혼획 때문에 희생되는 고래와 돌고래의 수가 전 세계적으로 약 30만 마리에 달합니다. 무려 30만 마리라니... 정말 엄청난 숫자죠?! 특히나 바키타처럼 전체 개체수가 얼마 남지 않은 경우에는 한 마리 한 마리가 없어질 때마다 종 전체의 생존이 크게 위협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2013년 이후 중국에서 토토아바 부레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그 수요가 급증했습니다. 그 때문에 무분별하게 자망을 사용하는 불법어업이 증가했죠. 멕시코는 뒤늦게 자망 어업을 금지했지만 불법어업은 쉽사리 없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계속된 불법어업과 불법거래는 토토아바와 바키타 두 종을 한꺼번에 멸종 위기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토토아바 부레 모형을 들고 부레의 불법 거래로 인해 멸종 위기에 처한 바키타와 토토아바에 대해 알리는 그린피스 홍콩사무소 활동가들>

바키타가 이번 IWC 총회와 얼마전 남아공에서 열린 CITES 총회에서 국제적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각국 대표단의 합의를 끌어낸 건 바로 그 때문입니다.

이번 IWC의 결정은 멸종 직전의 바키타를 구하기 위해 바키타 서식지에서 자망의 사용을 완전히 금지하고 토토아바의 불법 거래를 막을 것, 그리고 코르테스 해 어민들에게는 대안으로 지속가능한 경제 수단을 제공할 것을 그 내용으로 합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 멕시코와 국제사회가 협력할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바키타가 이 정도로 심각한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는 사실은 정말 가슴 아픈 일입니다. 그리고 바키타를 멸종으로부터 구하는 일은 하루가 시급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이라도 바키타를 구하기 위해 각국이 협력할 것을 약속한 이번 IWC의 결정은 그야말로 ‘빅뉴스’인 것입니다.


<바키타를 멸종위기로부터 구해 주세요!>

우리가 바키타를 구할 수 있을까요? 네, 그럴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또 그럴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단체와 수많은 시민들이 바키타를 구하기 위해 힘을 모으고 있으니까요.

위기에 처한 건 바키타뿐이 아닙니다. 전 세계의 다양한 고래와 돌고래종들이 혼획부터 선박 충돌까지 수많은 위협에 직면해 있습니다. 위험에 처한 이 바다생명들을 구하기 위해 IWC는 앞으로 더 고래의 보전을 위해 힘써야 합니다. 바키타와 같은 멸종위기종이  양쯔강 돌고래처럼 우리 곁에서 영원히 사라지지 않도록 말이죠.

IWC의 이번 결정이 풍전등화와도 같은 바키타의 운명은 물론이고 IWC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있어서도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되어줄 지 모릅니다.

글: 윌리 맥킨지 (Willie Mackenzie),해양 자문 담당, 그린피스 영국 (Greenpeace 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