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곳곳에서 남극해 보호의 전령들이 나타났습니다. 남극해양보호구역을 위해 목소리를 내준 전 세계 260만명, 한국 시민 6만명은 모든 까밀라 회원국들이 만장일치로 이번 안건을 통과시켜 값진 우승 선물로 보답해주길 기대합니다.

‘X파일’ 스컬리가 런던에 가방을 들고 나타났다?

세계 곳곳에서 남극해 보호의 전령들이 나타났습니다.

얼마 전 프랑스 외무부 장관 장 이브르 드리앙 앞으로 거대한 킹 펭귄 한 마리가 배달되었습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프랑스 시민 한명 한명의 얼굴이 모여 만들어진 킹 펭귄 모양의 콜라주 입니다. 이 청원에 무려 27만명의 프랑스 시민들이 함께했습니다.

프랑스 외무부 장관에게 전달된 킹펭귄 콜라주<프랑스 외무부 장관에게 전달된 킹펭귄 콜라주>

런던 시내에도 90년대 인기 드라마 시리즈 ‘X파일’의 스컬리 요원을 연기했던 배우 질리언 앤더슨이 가방 하나를 들고 나타났습니다. 가방에 숨겨져 있던 것은 남극해보호를 위해 목소리를 낸 35만 영국 시민의 청원과 한국말로 ‘남극을 지켜주세요’라고 적혀있는 귀여운 카드였죠. 이 가방은 영국 외무차관 사이먼 맥도날드에게 전달되었습니다.

배우 질리언 앤더슨이 외무차관에게 영국시민 35만 명의 서명을 전달하고 있다<배우 질리언 앤더슨이 외무차관에게 영국시민 35만 명의 서명을 전달하고 있다>

그린피스 서울사무소의 펭귄 똑이(왼쪽)와 타미(오른쪽)가 시민 6만명의 서명을 담은 남극해보호 메시지를 들어보이고 있다<그린피스 서울사무소의 펭귄 똑이(왼쪽)와 타미(오른쪽)가 시민 6만명의 서명을 담은 남극해보호 메시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서울에서도 그린피스 서울사무소의 마스코트 펭귄 똑이와 타미가 시민 6만명의 남극 보호 목소리를 담은 소중한 메세지를 한국 정부에 전달했습니다.

이외에도 러시아, 일본, 중국, 노르웨이 등 전 세계에서 남극해 보호 지정을 위해 서명한 260만명의 목소리를 알리기 위한 전달식은 계속됐습니다.

근데 무엇을 위해 무려 전 세계 260만명의 사람들이 서명을 한걸까요? 남극에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길래요?

한국면적의 18배, 세계 최대 보호구역을 만들기 위해

남극은 7개 대륙 중 토착민이 살지 않는 유일한 땅입니다. 그래서 남극과 그 주변 바다는 당연히 오염으로부터 자유로울 것이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기후변화로 기온이 상승하고, 인간이 쓰고 버린 플라스틱은 남극의 청정해역까지 침투했습니다. 게다가 최첨단 기술로 무장한 거대 어선들은 남극 생물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죠.

그래서 그린피스는 지난 1년간 남극 보호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전 세계 35개 사무소에서 수백만의 시민에게 남극이 처한 현실을 알리고, 이곳에 해양보호구역을 지정해달라고 요구해왔습니다.

우리가 보호하고자하는 남극 웨델해(Weddell Sea) 보호구역 크기는 무려 180만 제곱 킬로미터입니다. 한국 국토 면적 18배에 달하죠. 이만한 크기의 보호구역이라면 수많은 남극 동물들에게 안신처를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서 다가 아닙니다. 건강한 바다는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저장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 존재만으로 기후변화로부터 우릴 지켜줄 수 있습니다.

해양보호구역, 그럼 당장 만들어요! 뭘 기다리는 건가요?

육지에 국경이 존재하듯이 바다에도 구역을 나누는 보이지 않는 선이 있습니다. 각 국에서 관리하고 있는 해역 외의 바다는 공해(公海)라고 불리는데 여기에 남극해도 포함되어있죠. 남극해는 사실상 아무의 소유도 아닌 우리 모두의 바다랍니다.

하지만 현재 이런 공공의 바다를 보호해줄 수 있는 법은 따로 마련되어있지 않습니다. 대신 남극해양에 관한 주요한 일들은 남극해양생물자원보존위원회(CCAMLR, 이하 까밀라)라는 곳에서 결정됩니다.

1982년에 만들어진 까밀라는 남극해와 남극 해양생물들을 관할하고 있는 국제기구입니다. 한국과 유럽연합을 포함한 24개국이 여기 회원으로 소속돼있죠. 회원국들은 매년 호주 호바트에서 열리는 연례회의를 통해 남극해와 관련된 주요 안건들을 논의합니다.

지난 3월 남극해로 떠난 그린피스 환경감시선 ‘아틱선라이즈호'<지난 3월 남극해로 떠난 그린피스 환경감시선 ‘아틱선라이즈호'>

올해 회의에서는 바로 남극 웨델해 보호구역에 대한 논의가 이뤄집니다. 10월 말부터 11월 2일까지 회의는 2주간 지속됩니다. 결과적으로 보호구역이 지정되기 위해선 모든 회원국의 만장일치가 있어야만 합니다.

지난 2016년 열린 제 35회 까밀라 회의에서 남극 최하단에 위치한 로스해 보호구역이 만장일치로 결정됬던 사례가 있습니다. 만약 웨델해에도 보호구역 지정이 이뤄진다면, 국가들 간의 국제적인 노력으로 지구와 생물들 그리고 우리 인간을 위한 위대한 결정으로 역사에 남게 될 것입니다.

[D-3] 과연 24개 국가들의 선택은?

다가오는 11월 2일, 남극 웨델해 해양보호구역 지정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이 발표됩니다.

최종 발표까지 그린피스는 까밀라회의에 참석 중인 모든 회원국에게 남극해양보호구역 지정을 요구할 것입니다. 그린피스를 비롯해 전 세계 260만명, 한국 시민 6만명의 응원에 보답할 수 있도록, 모든 회원국들이 만장일치로 이번 안건을 통과시켜 값진 우승 선물로 보답해주길 기대합니다.

글: 박샘은 캠페이너

세계에서 가장 큰 해양보호구역이 남극해에 지정될 수 있도록 끝까지 지켜봐주시고 함께 응원해주세요!

남극보호 함께하기

남극 캠페인 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