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남극 빙하의 ‘돌이킬수 없는 붕괴(irreversible collapse)’ 가 전 세계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했습니다. 또한, 언론은 앞다투어 급격한 해수면 상승도 예견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우리 인간의 기준으로 볼 때, 해수면은 서서히 상승할 것으로 보이지만 해안선과 우리의 생활방식은 이미 변하고 있습니다. 지구상에 있는 도시 가운데 3/4은 해안가에 위치하고 있고, 세계 인구의 절반이 그 곳에 살고 있습니다. 기후변화 정부간 위원회(IPCC)의 최근 보고서는 금세기에 해수면이 1m 가량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지만, 이는 남극 빙하 붕괴가 고려되지 않은 수치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남극 빙하 붕괴에 대한 뉴스가 나온 것입니다.

최근 미 항공우주국인 NASA와 워싱턴대학 연구팀은 각각 연구 논문 2편을 발표했습니다. NASA는 파인 아일랜드(Pine Island), 스웨이츠(Thwaites), 스미스(Smith)와 콜러(Kohler) 등 6개의 남극 서부 빙하에 대해 연구했고 [링크], 워싱턴 대학은 스웨이츠 빙하에 대해 집중 연구했습니다. [링크] 이에 대해 포츠담 기후영향 연구소의 기후과학자 슈테판 람슈토르프(Stefan Rahmstorf) 박사는 지난 5월 13일, 트위터를 통해 “경악스럽다. 우리는 기후시스템의 우려했던 정점 중 하나에 이미 도달했다”고 말했습니다. [링크] 이에 앞서 남극 동부에 있는, 람슈토르프 박사 동료 2명의 연구에 대한 보도가 있었습니다. 그 연구에 따르면 작은 아이스 플러그(ice plug: 빙하를 지지해 주고 있는 구조)들이 대륙 빙하를 붙잡아 주고 있는데, 이 빙하가 녹으면 많은 물이 바다로 유입될 수 있다고 합니다.

NASA의 제트추진연구소 빙하학자이자, 연구논문의 공동저자인 에릭 리그놋(Eric Rignot)은 “남극의 서부 빙하는 되돌릴 수 없는 수준으로 줄어들었다”고 밝혔습니다. [링크] 또한, “되돌릴 수 있는 지점은 이미 지났다”라고 말했습니다. 리그놋 박사에 따르면, 남극 서부 빙하가 녹게 되면 향후 300년 동안 지구 해수면이 약 3미터 가량 상승할 수 있다고 합니다. NASA와 워싱턴 대학 연구진이 관찰한 결과, 현재 남극 서부 빙하는 저지가 불가능한 수준으로 붕괴되고 있으며 이미 예측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해수면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진은 온실가스 배출량이 크게 감소해도, 빙하 붕괴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했습니다. ‘돌이킬 수 없는(irreversible)’ 또는 ‘저지가 불가능한(unstoppable)’이라는 표현이 나온 것도 이제 모두 이해되시죠?

남극 빙하의 붕괴는 표면 용융이나 기온상승에 의한 것이 아니라, 수온이 상승해 바다에 접한 부분이 빙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발생한 것입니다. 보통 심해에 자리하고 있는 이 바닷물은 남극 주변에 계속 부는 차가운 서풍의 강도가 점차 강해지면서 수면쪽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남극과 다른 지역의 온도차가 커지면서 바람의 세기도 점차 강해집니다. 그 결과, 바다의 날씨가 거칠어지고 따뜻한 심해의 바닷물이 수면으로 솟구치게 되는 것입니다. 바람의 강도가 거세지는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일부는 화석연료 연소와 같은 인간의 행동에 기인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연구 대상인 스웨이츠와 같은 여러 빙하는 해수면 아래에 일부가 ‘잠겨있고’, 형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한겨울의 낮은 온도가 유지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날씨가 따뜻해지면 빙하가 녹게 되고 빙하 바닥부가 미끄러워져 바다로 떨어져 나갈 수 있습니다. 상층부 쪽에서부터 수천 미터의 빙하가 녹아 하단부로 흐르게 되면 빙하는 엄청난 압력을 받게 됩니다. 그러다가 빙하가 쪼개지거나 미끄러져 바다로 유입되면, 그 뒤쪽에 있던 빙하마저 바다로 유입되기 쉬워집니다. 이는 코르크 마개와 병 사이가 헐거워지면, 그 압력으로 코르크 마개가 튀어 나오고 병에 담긴 샴페인이 밖으로 솟구쳐 나오는 샴페인 병의 원리에 비유되곤 합니다.

남극 서부 빙하가 바다로 떨어져 나오게 되면 해수면은 최대 4미터 가량 상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저지대와 해안 도시 및 지역사회에 정말로 엄청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입니다. 뉴욕, 런던, 도쿄, 방콕, 뭄바이, 광저우 등 수많은 해안 도시들은 이미 심각한 이상기후 현상과 해수면 상승의 복합적인 영향에 직면해 있습니다. IPCC의 최근 분석은 남극 빙하 붕괴 현상을 고려대상에서 제외한다 해도, 이번 세기 내 해수면이 30cm-100cm 가량 상승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 회의론자들은 ‘괴담’이라고 주장하곤 하지만, IPCC 보고서는 우리가 눈 앞에 놓인 위협을 지속적으로 과소평가하는 오류를 저지르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해안선의 변화는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새로운 현실입니다. ‘바다의 문제를 잡겠다. 해안선 침식을 해결하겠다. 바다를 메우는 간척사업을 벌이겠다’는 등 정치인의 호언장담을 그대로 믿어서는 안됩니다. 먼저 당국은 해안선이 계속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해안선 변화 속도는 앞으로 더 빨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면, 지역, 국가, 국제적 차원에서 급격한 기후변화 주범인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해수면 상승에 가장 취약한 개도국과 저지대 도서국 국민들을 돕기 위해 보다 의미있는 조치를 취할 여지가 생길 것입니다.

글: 데이브 월쉬(Dave Walsh) / 그린피스 국제 본부의 언론 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