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의 파리기후변화협정 탈퇴를 공식 발표했습니다. 자, 이제 우리는 지구의 앞날을 걱정하며 밤잠을 설쳐야 할까요? 아니면 별일 아닐 거라 믿어도 되는 걸까요? 미국의 파리기후변화협정 철회가 가지는 실질적 의미를 그린피스 국제 사무총장이자 세계적인 기후 정책 전문가인 제니퍼 모건에게 물었습니다.

 


제니퍼 모건(Jennifer Morgan), 그린피스 국제본부 공동 사무총장

Q: 트럼프의 파리협정 탈퇴 결정이 앞으로 기후 변화의 운명에 어떤 의미를 갖는가?

A: 미국은 세계 최대 탄소배출국 중 하나입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기후 정책을 축소하고 파리기후변화협정을 탈퇴하는 것은 파리 협정의 목표(지구 평균 기온 상승폭을 섭씨 1.5℃ 이하로 유지) 달성을 조금 더 어렵게 만들 것입니다.

그렇지만 전 지구적으로 보나 미국 내 반응을 보나 트럼프의 이번 결정이 미래 기후의 향방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입니다. 세계 탄소배출량의 87%에 해당하는 200여 개의 국가가 여전히 파리 협정을 이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트럼프의 결정과 상관없이 파리협정의 목표를 지키겠다고 밝힌 미국의 각 도시와 주 정부, 그리고 기업들도 함께입니다.

Q: 파리기후변화협정이 기후 변화에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A: 파리기후변화협정은 화석 연료 시대의 종말을 상징하는 역사적인 합의입니다. 전 세계 국가들이 뜻을 모아 빠르게 협정을 체결했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가 지금 당면한 위험이 급박함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이제부터 더 중요한 것은 각 국가가 얼마나 빠르게 협정을 이행해 변화를 불러오는가입니다. 파리 협정은 탄소 오염에서 벗어나는 여정의 시작일 뿐, 결코 끝이 아닙니다.

Q: 파리기후변화협정을 통해 국가들이 약속한 주요 내용은 무엇인가?

A: 파리협정은 화석 연료와 벌목, 기타 파괴적 행위로부터 자유로운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목표 아래 만들어졌습니다. 협정국들은 각자 목표한 탄소 감축량을 달성하고, ‘탄소 제로 경제’라는 장기적 목표가 이루어질 때까지 5년마다 목표를 상향 조정해야 합니다. 파리협정은 국가 목표가 후퇴하거나 약화하는 것을 절대 허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

Q: 미국의 탈퇴는 파리협정의 실패를 의미하는가?

A: 절대 아닙니다. 파리기후변화협정은 변함없이 유지됩니다. 지난 27일 폐막한 G7 정상회담에서 유럽, 캐나다, 일본은 앞으로도 파리협정을 계속 이행할 것임을 재차 밝혔습니다. 트럼프가 기후변화 대응에 뒷걸음치는 동안 미국을 제외한 국가들은 더 전진하고 있습니다. 트럼프가 당선된 지난 2016년 11월 이후 76개국이 파리기후변화협정에 추가로 가입했습니다.

기본적으로 각 국가가 파리협정을 지속하는 이유는 - 기후 재난을 예방하기 위해서이든 재생 가능 에너지 국가로의 전환을 위해서이든 - 그것이 국익과 맞물리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 앞에 한때 불가능하게 여겼던 일들이 현실이 되는 기적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한 예로, 전 세계 30여 개국에서 태양과 바람 에너지가 화석 연료보다 저렴해졌습니다. 또 발전 분야에서도 재생가능에너지에 대한 투자가 화석 연료에 대한 투자를 2배나 앞서고 있습니다.

저 또한 미국 국민으로서 미국 대통령이 화석 연료 산업계의 이권 수호를 위해 자명한 미래를 거부하는 모습을 보며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파리기후변화협정이 실패한 것은 아닙니다. 되려 실패한 것은 첫술부터 잘못된, 다른 국가의 공감을 얻지 못하는 트럼프의 결정입니다.

Q: 트럼프의 결정은 석유와 석탄 산업의 부활을 의미하는가?

A: 트럼프가 수많은 일자리와 경제적 기회를 없애가며 미국의 에너지 전환을 더디게 만들 순 있어도 아예 막을 수는 없습니다. 순수경제학은 트럼프와 반대로 작용합니다. 태양과 바람 에너지가 저렴해지는 동안, 석탄은 세계 곳곳에서 타격을 입고 있습니다. 작년에만 G7 중 3개국이 탈석탄을 선언했고 중국과 인도에서는 100곳 이상의 신규 석탄 발전소 건설이 동결되었습니다. EU와 미국에서는 노후 발전소 폐쇄가 계속되고 있고 신규 발전소의 착공은 전 세계적으로 62%나 감소했습니다. 구시대 연료로서 석탄의 쇠퇴는 필연적입니다.

Q: 다른 협정국들이 이번 트럼프의 결정에 대항할 방법은?

A: 각국의 리더들은 현 기조를 유지하며 기후변화 대응에 속도를 붙여야 합니다. 그것이 트럼프에게 가장 큰 타격을 입히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경제적 이득이 날아갈 테니까요. 모두가 더 큰 목표를 위해 계속 전진함으로써 미국의 탈퇴로 인한 공백을 메우고 트럼프의 잘못을 증명할 것입니다. 이는 트럼프의 실수에 대항할 능력과 책임을 가진 미국 주 정부와 기업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Q: 시민들은 어떤 식으로 트럼프의 결정에 맞서 싸울 수 있는가?

A: 기후변화는 전 지구적 문제지만 그 해결방안은 어디서나 개별 지역 단위에서 다뤄져야 합니다. 정치 토론에 어떻게 참여할지, 무엇을 구매할지, 어떤 리더를 뽑을지 등 일상생활에서 당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이죠. 국가 지도자가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싸움에 더욱 적극적으로 임하고, 기업이 그들의 행동에 맞는 책임을 지도록 우리가 계속해서 요구해야만 합니다. 그린피스는 더 현명하고 안전하며 공정한 미래를 위해 모든 이들과 함께할 것입니다.

Q: 좌절할 수 있는 이런 순간, 당신은 어디서 희망을 찾는가?

A: 세계 곳곳에서 진취적으로 행동하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저에게는 가장 큰 희망입니다. 자신이 선출한 관료들과 대화하는 사람들, 학교에 태양광을 설치하는 교장 선생님 등 각자의 자리에서 행동하는 사람들이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이죠. 우리는 긍정의 힘을 잃지 말고 가장 급박한 순간 서로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지구와 이곳에 살아가는 모든 이들을 위해 싸워야 합니다.

글: 제니퍼 모건 (Jennifer Morgan)

제니퍼 모건은 그린피스의 공동 사무총장이다. 그린피스에 오기 전 세계자원연구소(World Resources Institute)에서 기후 프로그램 글로벌 국장으로 일했다. 이외에도 세계자연보호기금(WWF), 기후행동네트워크(Climate Action Network), E3G 등 주요 환경 기구에서 큰 규모의 팀을 이끌며 기후 활동가로서 끊임없이 개혁에 앞장서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