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조작(GM) 옹호론자들은 “황금쌀(Golden rice)”이 영양결핍의 해결책이라 홍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기술의 수용 여부를 결정하는 주체는 “해당 국민”이어야 합니다. 참고로 필리핀 국민들은 전혀 수용할 생각이 없습니다.

영국 환경부 장관 등 여러 정부 관계자들은 최근 기사와 성명을 통해 유전자 조작 황금쌀에 대한 흥미로운 문제점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영국 외 다른 여러 나라에서 황금쌀을 홍보하는 것은 단순히 지구 남반구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수단을 넘어 GM 프로젝트 반대 진영을 공략하고, 동시에 보다 큰 맥락의 유전자 조작 쟁점을 추진하기 위한 수단으로 행해지곤 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GM 찬성파는 본 논쟁의 핵심을 완전히 놓치고 있습니다.

첫째, 영양결핍 문제는 건강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수백가지의 주요 영양소의 총체적인 문제이지 그 중 한 가지에만 집중해야 할 것이 아닙니다.

비타민A 결핍

필리핀의 경우 비타민A 결핍(VAD, Vitamin A Deficiency) 문제는 정부 사업을 통해 효과적이고도 안전한 해법으로 해결되고 있으며 유전자 조작의 힘을 빌릴 필요가 없습니다. 

2008년 필리핀 전국영양상태조사에 따르면 비타민A 보충, 영양강화, 다양한 식이요법 권장을 기본으로 한 정부의 조치가 성공을 거둠에 따라 필리핀의 VAD 유병률은 이미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취약그룹인 6개월-5세 사이 아동의 경우 VAD 발생률은 2003년에서 2008년 사이 40.1%(위험수준)에서 15.2%(보통수준)로 감소했고 모유수유를 하는 여성 역시 같은 기간 20.1%(위험수준)에서 6.4%(보통수준)로 감소했습니다.

황금쌀은 비타민 결핍의 지속가능한 해법이 아닙니다. 오히려 쌀을 위주로 한 식습관을 부추깁니다.황금쌀 개발과 홍보에 투자된 수백만 달러의 자금이 더 효과적인 해법을 지원하는데 사용되었다면 더 좋았을 것입니다.

충분한 과일과 채소를 섭취하는 다채로운 식습관

다시 말해 망고, 캐니스텔(canistel), 고구마, 스쿼시(squash), 황마잎, 아마란스(amaranth) 잎 등 비타민A가 풍부한 과일과 채소류를 많이 공급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 식물들은 필리핀에서 많이 나는 작물들로 비타민A는 물론이고 다른 비타민 결핍을 해결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게다가 풍부한 무기질도 제공합니다.

가정 및 지역사회 단위의 친환경 텃밭은 우리가 직접 영양분이 많은 먹거리를 생산해 낼 수 있도록 해 건강하고 다양한 식생활에 도움이 됩니다. 이것이야 말로 VAD를 겪는 사회가 필요로 하는 실질적이고 장기적인 해법인 것입니다. 

유전자조작 오염의 위험

두번째, 농업계는 유전자조작 오염(GM contamination)의 위험성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습니다. 만일, 황금쌀이 생태계에 침투하게 되면 유전자조작 벼품종의 오염을 야기하고 전통적, 일반적 유기농 농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벼 재배농은 시장, 특히 수출 시장을 잃게 되어 결국에는 농촌 생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큽니다. 

아직까지 지구상에 상업적인 용도로 재배되고 있는 유전자조작 벼는 없지만, 미국과 중국에서는 실험 단계에 있는 검증되지 않은 GM 벼로 인해 일반 벼의 오염사례가 기록된 바 있습니다. 

필리핀의 경우 이미 GM 옥수수가 일반 전통품종을 오염시킨 사례가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뿐만 아니라 각 지역은 고유의 기호작물이 있고 다양한 용도와 관리 방법에 맞는 특정 벼품종을 지켜왔습니다. 

유전자조작 오염은 지역적 전통과 문화 속에 뿌리내린 작물 기호와 지식체계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입니다 

결국 누가 결정해야 하는가?

마지막으로 황금쌀 재배 결정은 농업계의 권한입니다. 그 동기가 아무리 순수해도 농업계와 별로 관계없는 힘있는 기업이나 재단, 연구소가 결정할 일이 아닌 것입니다. 무엇보다, 필리핀 농민들이 황금쌀을 반대하는 중요한 이유는 유전자조작 오염의 위험성때문입니다.

또 다른 수혜자라 할 수 있는 소비자의 목소리도 귀담아 들어야 합니다. 실제로, VAD를 겪고 있는 필리핀 국민들은 황금쌀을 VAD 해결책으로 이용하는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원치 않는 사람들에게 GM 작물을 강요해서는 안됩니다. 

농민과 소비자 모두 안전성 문제를 걱정하고 있는 가운데 아직까지는 GM 작물의 안전성에 대한 과학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수십억 아시아인의 주식으로써 쌀의 중요성은 그 어떤 작물에도 비할 수 없기에 GM쌀의 안전성 문제는 특히 중요합니다.   

만일 황금쌀 보급이 인도주의적 차원의 프로젝트라면, 황금쌀을 옹호하는 측은 GM 기술 수용에 대한 최종 결정권을 갖고 있는 농업계와 수혜자인 소비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필리핀의 경우 VAD에 대한 검증된 대처 방법이 이미 마련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정부와 관계당국은 GM 작물 개발에 헛되이 사용되고 있는 자원을 실질적인 해법을 지원하는데 써야 할 것입니다.

결국, 모든 위험을 떠안게 되는 이는 필리핀 농민과 소비자입니다. 이들의 의견은 반드시 존중 받아야 합니다.

 

글: 다니엘 오캄포(Daniel Ocampo) /그린피스 동남아시아지부 지속가능한 농업 및 유전자조작 분야 캠페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