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10월 말) 인도네시아에 내린 단비는 독성연기를 내 뿜는 산불로 앓고 있던 인근 지역에 짧은 휴식을 안겨주었습니다. 그린피스는 여러분께 ‘지금 당장’ 그리고 ‘영원히’ 산불과 연무로 인한 피해를 근절시킬 수 있는 네가지 방안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감염성 호홉기 질환을 알고 있는 생후 7개월의 어린 아기와 아기를 안고 있는 열세살 소녀의 모습>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와 칼리만탄섬 열대우림에서 번진 이번 산불은 “인류에 대한 대재앙”이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21세기에 발생한 가장 큰 환경 재앙이자, 명백하게 지금 이순간 지구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가장 큰 기후 위기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산불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지대는 지난 8월 플랜테이션 농업 개간을 위한 준비를 마친 상태였습니다. 플랜테이션 농업을 위해 산림을 개간하는 일은 지난 수십 년간 벌어져 왔죠. 하지만 올해는 엘니뇨의 영향으로 지대가 극도로 건조해진 상태였고, 이로 인해 독성 물질과 연기가 더 오랜기간 머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이 지역의 절반정도가 이탄지대(peatlands)라는 사실은 문제를 더욱 악화 시켰습니다. 이탄지대는 ‘세계적인 탄소 저장소’라 불리는 지형적 특징을 띠기 때문에 화재 발생시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게 됩니다. 실제로 이번 인도네시아 산불 지역에서 발생한 탄소 배출양만 해도 이미 미국 전역에 걸친 경제활동으로 인해 배출되는 탄소량을 넘었을 정도입니다.

이번 주(10월 말) 수마트라와 칼리만탄 지대에 내렸던 단비는 이와 같은 대재앙에 잠시나마 휴식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하지만, 위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산림을 파괴하고 이탄지대를 고갈시키는 기업들과, 그리고 마땅히 이들을 규제해야할 책임이 있지만 방만한 태도로 일관하는 정부가 있는 한, 산불과 연무로 인한 고통 또한 지속될 수 밖에 없습니다. 더 이상 같은 재앙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그린피스는 이제 산불을 ‘당장, 그리고 앞으로도 영원히’ 근절시키기 위한 방안을 여러분께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탄지대 산불 진화작업에 나선 군인들>

첫째, 싹쓸이식 벌목을 “당장” 멈춰야 합니다!

산림 파괴를 멈추는 것은 기후 변화로 인한 대재앙을 막을 수 있는 가장 쉽고도 경제적인 방법으로, 이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이번 인도네시아 산불로 인한 피해 예상액만 해도 무려 미화 140억 달러(한화 16조 2,260억원) 정도로 추정됩니다. 수십 년간 진행되어 온 산림 파괴의 결과, 정말 어마어마한 비용을 치르고 있는 것이죠.

농경산업 업체들과 관련 공급 업체들은 모두 싹쓸이식 벌목과 이탄지역 개간을 당장 멈추어야 합니다. 이들의 기업활동에 대한 적극적인 감시와 더불어 위법행위에 대한 명백한 책임 규명이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고무나무 플랜테이션 농장을 운영중인 부부가 농장이 불타는지 확인하기 위해 지키고 있는 모습>

둘째, 관수(re-flood), 개보수(repair), 재건(regenerate)을 추진해야 합니다.

지난해,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이탄지대 보호를 위한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으며, 플랜테이션으로 고갈된 수마트라 이탄열대우림지대에 운하를 건설함으로써 이탄지대 보호계획에 대한 자신의 의지를 보여준 바 있습니다. 실제로 운하가 건설된 지역은 이번 화재로부터 거의 영향을 받지 않았습니다.

지난주(10월 마지막 주) 위도도 대통령은 작년과 동일한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고, 이탄지역 개발 인가에 대한 중단을 촉구했습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대통령의 입장 표명은, 최소 열명 이상의 사람들이 호흡기 관련 질환으로 사망한 이후에야 발표된 것으로, 이제 위도도 대통령은 지체 없이 자신의 약속을 지켜야 할 것입니다.

타버린 지역에 다시 물을 대주고 다양한 물 공급 관리 조치를 취하는 것으로도 이탄지대에서 벌어지는 산불의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이는 지난 수년간 그린피스가 지속적으로 제시해 온 해결책이기도 합니다.

<불타고 있는 이탄지대에서 진화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소방관>

셋째, 기업들의 벌목 활동을 면밀히 분석하고 조사하기 위해 벌목 인가 현황 지도를 공개해야 합니다.

 

사실 그린피스는 이미 지난 여름 기업들이 저지른 일을 알고 있으며, 이를 증명할 지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린피스 조사 활동가들은 지난 2015년 8월 1일부터 10월 26일에 이르기까지 기록 된 11만 2,000여개의 산불 중심지역에 대한 조사를 마쳤습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이 기간동안 발생한 산불의 40% 가까이가 인도네시아 정부로부터 산림벌채와 플랜테이션 농업 개발 인가를 받은 지역, 즉 이미 지도로 파악된 인가 지역 내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도 분석 결과 화재 발생 지역은 여러 곳의 인가 지역과 겹쳤습니다. 그 중에서도 이 화재 발생 지역들과 가장 많이 연결되는 기업은 바로, 아시아 펄프 & 페이퍼(Asia Pulp & Paper)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아시아 펄프 & 페이퍼는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많은 벌목 허가를 받은 업체로, 이미 산림벌목에 관한한 수많은 기록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아시아 펄프 & 페이퍼는 자사뿐 아니라 협력업체의 벌목 활동 인가 지역 또한 가장 정확하게 기록해 공개하고 있는 유일한 기업이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이 가장 많은 연관성을 갖는 기업으로 나타나는 것은 그다지 놀랄만한 결과는 아닙니다.

최근 인도네시아 정부는, 더 상세한 분석을 위해 가장 최근 작성된 벌목 인가 현황 지도를 공개해 달라는 그린피스의 요청을 거절했습니다. 수많은 업체들이 플렌테이션 농장 소유와 벌목활동에 대해 매우 제한적인 정보만을 공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업들의 행동은, “대체 무엇을 숨기려 하는 것인가?” 라는 물음을 불러일으킬 수 밖에 없는 것이죠.

<짙은 연무에 휩싸인 나무 사이로 보이는 코뿔새>

넷째, 함께 연대함으로써 산불에 맞설 수 있습니다.

결국 대재앙을 가져다 주는 산불을 막기 위한 방법은, 단 하나. 산림 파괴를 중단하는 것입니다. 그린피스는 팜유 및 제지 기업들로 하여금 우리의 운동에 동참해 줄 것을 지속적으로 촉구해왔고, 인도네시아 지역의 싹쓸이식 벌목과 이탄지대 개발에 대한 전면 금지를 요구해 왔습니다. 이들 기업들이 변화한다면, 우리가 바라는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이들이 산림을 파괴할 힘을 가지고 있다면, 마찬가지로 이를 멈추고 산불의 재앙으로 부터 벗어나게 할 힘 또한 이들에게 있는 것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