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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쓰레기, 다른 나라에 수출하면 문제 해결?

글: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플라스틱 오염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선언한 유럽 국가들. 하지만 그린피스의 조사 결과 유럽국가들이 여전히 플라스틱 쓰레기를 해외로 수출하고 있다는 내용을 확인했습니다. 그린피스는 그리고 터키 남부에 버려진 영국과 독일의 비닐봉지와 플라스틱 포장지의 모습을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했습니다.

그린피스 영국사무소는 “트래시드 (Trashed)” 보고서를 통해 영국에서 3,000km 떨어진 터키 남부에서 영국 슈퍼마켓과 상점의 식품 포장재와 비닐봉지 등이 불타고 있는 모습을 공개했습니다. 독일 역시 터키로 수출되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새롭게 분석한 결과, 터키에서는 독일의 Lidl, Aldi, EDEKA, REWE와 같은 슈퍼마켓 기업의 포장지와 비닐봉지뿐만 아니라 Henkel, Em-eukal, NRJ, Hella와 같은 브랜드의 플라스틱 쓰레기도 발견되었습니다.

왜 터키에서 영국과 독일의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재가 발견된 것일까요? 

영국 정부는 플라스틱 포장재의  절반 가까이가 재활용된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재활용을 위해 수거된 수천 톤의 가정용 플라스틱 포장재와 기타 플라스틱 폐기물은 영국의 폐기물 소각로에서 소각됩니다. 그 중 일부는 다른 나라에 수출, 즉 다른 나라에 버려집니다. 실제로 영국에서 재활용하고 있다고 말하는 플라스틱의 절반 이상이 해외로 보내졌습니다. 독일의 경우 16%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해외로 수출됐습니다. 중국이 2017년부터 해외 플라스틱 폐기물 수입을 중단한 이후, 영국을 비롯한 유럽 전역에서 보내 터키로 유입된 폐기물의 양이 급격히 증가한 것이죠.

2016년과 2020년 사이 영국이 터키로 수출한 쓰레기의 양은 1.2만 톤에서 21만 톤으로 18배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독일이 터키로 수출한 플라스틱 쓰레기의 양은 6,700톤에서 13.6만 톤으로 7배 증가했습니다. 두 국가에서 수출한 쓰레기의 대부분은 혼합 폐플라스틱으로, 이는 재활용이 어렵습니다. 2020년 8월, 국제형사경찰기구인 인터폴은 전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불법 폐기물 거래가 급증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불법으로 적치 및 소각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어디에서, 어떤 플라스틱 쓰레기가 발견되었나요?

그린피스 영국사무소는 터키 아다나주 주변에 있는 10개 지역의 도로변, 들판에 불법으로 버려져 있거나 수로로 흘러 들어가는 쓰레기 더미를 확인했습니다. 발견된 쓰레기 대부분은 불타고 있거나 이미 불에 태워진 상태였습니다. 조사한 10개 지역 모두에서 영국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발견되었고, 독일의 플라스틱 쓰레기도 대부분의 지역에서 확인됐습니다. 플라스틱 쓰레기는 영국의 10대 슈퍼마켓 중 리들(Lidl), 엠앤에스(M&S), 세인즈버리(Sainsbury’s), 테스코(Tesco)를 포함한 7개 슈퍼마켓 브랜드와 스파(Spar)와 같은 상점 브랜드의 포장지와 비닐봉지가 발견되었습니다. 독일의 로스만(Rossmann), (스낵 뷔르펠)Snack wrufel, (야!)Ja!의 비닐봉지와 복숭아 음료 포장지도 있었습니다.

그런가하면, 최근에 버려진 플라스틱 쓰레기들도 있었습니다. 영국에서 온 플라스틱 쓰레기 더미 옆에는 코로나19 안티젠 항원검사 포장지도 발견되었습니다. 버려진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쓰레기이지요. 코카콜라나 펩시와 같이 잘 알려진 브랜드의 플라스틱 쓰레기도 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

 

플라스틱 쓰레기, 재활용은 답이 될 수 없습니다.

그린피스 영국사무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영국 국민 중 86%는 영국 내 발생하는 플라스틱 쓰레기의 양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영국 국민 중 81%는 영국 내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더 노력해야 한다고 응답했으며 62%는 영국 정부의 플라스틱 쓰레기 수출 중단 움직임을 지지한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플라스틱 생산량이 계속 증가한다면, 이 문제는 결코 해결할 수 없습니다. 썩지 않는 플라스틱은 계속 쌓이게 되고 재활용을 한다고 해도 더 낮은 품질로 재활용될 뿐이기 때문이죠. 이렇게 무책임하게 만들어지고 버려진 플라스틱은 환경 오염 문제를 일으킬 뿐만 아니라 폐기물매립지 주변에 살아가는 주민들의 건강도 위협합니다. 

그린피스 터키사무소의 지중해 생물 다양성 프로젝트를 이끄는 니한 테미즈 아타스는 “그린피스 영국 보고서가 보여주듯, 유럽에서 터키로 유입되는 폐기물은 경제적 기회가 아니라 환경적 위협입니다. 규제를 받지 않는 플라스틱 폐기물 수입은 터키의 자체적 재활용 시스템 문제를 증가시킬 뿐입니다. 유럽 전역에서 매일 플라스틱 폐기물 쓰레기로 가득찬  241대의 트럭이 터키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터키가 유럽에서 가장 큰 플라스틱 폐기물 처리장이 되고 있습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정치적, 경제적, 법적으로 취약한 폐기물 지역 주민들은 독성물질 쓰레기를 막을 힘이 없고, 플라스틱을 생산하는기업들은 처벌없이 계속해서 쓰레기를 버리고 있습니다. 영국이 올바르게 쓰레기를 관리하고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시작하지 않는다면 이러한 구조적 불평등은 점점 더 심화할 수밖에 없는 것이죠.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안전할까요? 

우리나라 상황도 비슷합니다. 유럽과 마찬가지로 무분별하게 사용한 일회용 폐기물이 넘쳐, 수도권 매립지는 이미 그 한도를 초과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더 매립할 공간이 없어 쓰레기 대란이 올 수도 있다고 경고합니다. 서울과 인천, 경기 2천 6백만 주민들이 배출하는 쓰레기를 매립하는 수도권매립지를 운영해 온 인천시 역시  2025년에는 더이상 이를 운영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수도권매립지의 매립 용량이 한정되어 있는 데다가, 최근 코로나 19로 인해 일회용 플라스틱 쓰레기가 급증하면서 매립 한계치에 더 빨리 도달하고 있는 겁니다.

만약 우리나라도 자국 내에서 쓰레기 처리가 어렵다면, 다른 나라에 수출해 쓰레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시민들은 매번 재활용 분리 배출을 열심히 하는데, 왜 폐기물 쓰레기는 자꾸만 쌓여가는 것일까요?

재활용은 더이상 답이 될 수 없습니다. 플라스틱 생산 자체를 줄여 플라스틱 쓰레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입니다. 이를 위해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제조사와 유통사는 플라스틱 오염 문제에 책임을 지고, 소비자가 플라스틱 없는 물건을 살 수 있도록 시스템을 바꿔야 합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재를 과도하게 사용하고 있는 식품 제조사들은 재사용과 리필 시스템 개발 등을 통해 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책임지고 해결해야 합니다. 

더 이상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기업의 책임을 요구하는 그린피스 플라스틱 캠페인에 함께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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