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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피스와 함께한 10월 행사] 소래습지 생태공원 쓰레기 줍기

글: 김지우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시민 참여 캠페이너
서울에서 버스로 약 한 시간 남짓 떨어진 곳에 있는 소래습지 생태공원에 그린피스 활동가와 서포터가 청소활동을 위해 모였습니다. 인터넷과 신문 그리고 책 등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플라스틱 오염의 심각성을 항상 들어오지만, 갯벌과 습지에 나뒹굴거나 묻힌 플라스틱 쓰레기를 두 눈으로 보며 심각성을 직접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지난 10월 28일, 가을 색이 완연한 인천 남동구의 소래습지생태공원을 그린피스가 찾았습니다. 갯벌과 갯골, 폐염전 지역을 다양한 생물 군락지 및 철새 도래지로 복원해낸 소래습지 생태공원은 서울 근교에 있는 아름다운 자연 공간입니다.

상공에서 촬영한 소래습지 생태공원과 활동 중인 시민들<상공에서 촬영한 소래습지 생태공원과 활동 중인 시민들>

그러나 이러한 소래 습지는 밀물과 썰물에 떠밀려온 육지 쓰레기와 바다 쓰레기로 오염돼 가고 있습니다. 게다가 습지라는 특성 때문에 사람의 출입이 어려워 끊임없이 떠밀려오는 쓰레기를 감당하기엔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죠. 그래서 그린피스와 80여 명의 서포터가 팔을 걷어붙였습니다.

이번 소래습지 행사는 그린피스 서울사무소에서는 처음으로 진행하게 된 쓰레기 청소 행사로 지원자 80명 모집을 목표로 했습니다. 하지만 감사하게도 무려 500명이 넘는 분들이 참가 신청을 해주셨습니다. 서명과 후원을 넘어 직접 우리 환경을 위해 땀을 흘릴 준비가 된 분들이 이렇게나 많다는 사실이 기뻤고, 그간 ‘직접적인 행동’에 대해 목마름을 느꼈을 시민분들을 위해 이런 기회를 더 자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갯벌에서 쓰레기로 다시 마주한 플라스틱

미끄러운 진흙 위로 자꾸만 발이 빠지는 갯벌에서 쓰레기를 줍는 일이란 쉽지 않습니다. 멀리서는 보이지 않았던 쓰레기가 습지 위에 발을 디디자 하나둘 눈에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다 함께 진흙을 헤치고 숨어있던 쓰레기를 찾아내고, 깊이 묻혀있는 쓰레기까지도 모두 뽑아내었습니다. 그렇게 우리 모두가 한 시간 동안 주운 쓰레기의 양은 얼마나 됐을까요?

주운 쓰레기를 수치로 알아보기 위해 활동 조별로 조사카드를 작성했습니다. 종합해보니 전체 쓰레기 3,796개 중 플라스틱 쓰레기는 3,123개에 달했습니다. 전체 쓰레기의 82%로 다른 쓰레기와 비교도 안 될 만큼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죠.

2017 소래습지 클린업 조사카드

쓰레기의 대부분이 한 번 쓰고 버리는 포장용 비닐류와 비닐봉지, 스티로폼, 플라스틱 용기와 페트병으로, 플라스틱 소재의 포장류가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매일 편의점과 카페에서 구매하는 플라스틱 포장재로 싸인 제품과 일회용 컵들. 일상 속에서 무심코 쓰던 플라스틱을 이곳 소래 습지에서, 진흙을 뒤집어쓰고 있는 모습으로 다시 마주하게 되리라고 예상한 사람은 과연 몇 명이나 될까요?

과연 플라스틱은 얼마나 생산되고 버려졌을까요?

2017년 7월에 발표 된 한 논문
(‘논문’링크: http://advances.sciencemag.org/content/3/7/e1700782 ) 에 의하면 1950년대 처음 플라스틱이 생산 된 이래로 플라스틱 생산량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였고, 총 83억 톤의 플라스틱이 세계적으로 생산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 총 생산 플라스틱: 83 억 톤
  • 폐기 플라스틱: 63 억 톤
    -재활용: 9%
    -소각: 12%
    -매립되거나 자연 환경에 누적: 79%

플라스틱 성벽 안에 갇힌 현대인

대부분의 플라스틱은 생분해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시간이 지나도 미세하게 쪼개질 뿐 사라지지 않죠. 최초로 생산된 플라스틱이 지구 어딘가에 아직 남아있을 거란 말을 웃어넘길 수 없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소래습지 청소에 함께한 시민들은 활동이 끝나고 나서도 남아있는 쓰레기를 보며 다 치우고 오지 못한 것에 안타까움을 느끼셨다고 했습니다. 시간상 발걸음을 돌려야 하는 아쉬움과 그럼에도 쌓여있는 쓰레기 포댓자루를 보며 한편으로는 뿌듯함을 느끼셨을 겁니다. 당일 현장에서는 수거된 쓰레기를 보며 우스갯소리로 구원받은 행운의 쓰레기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오랜 시간 바다를 떠돌며 조각조각 분해되거나 갯벌에 묻혀있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죠.

스코틀랜드 앞바다에 떠있는 플라스틱 쓰레기<스코틀랜드 앞바다에 떠있는 플라스틱 쓰레기>

지금 지구 곳곳에선 아무도 살지 않는 섬의 해변에서 대량의 쓰레기가 발견되거나, 바다 한가운데 어디서부터 흘러왔을지 알 수 없는 쓰레기들이 모여 쓰레기 섬을 만드는 일이 종종 벌이지곤 합니다. 하지만 이런 곳의 플라스틱 쓰레기는 우리가 소매를 걷어붙이고 구제하려 해도 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플라스틱 소비 자체를 줄이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플라스틱 사용을 줄일 수 있을까요? 그린피스가 많이 받는 질문입니다. 하지만 개개인의 생김새만큼이나 플라스틱의 소비 양상 또한 다양하기 때문에, 모두에게 같은 답을 주고 따르라 할 순 없습니다. 그래서 그린피스는 자문자답을 통해 줄이기 쉬운 것부터 시작하라고 권해드리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 커피 매장에서 머그잔을 사용하여 잠시 머물러갈 여유가 있는지
  • 저렴하다는 이유로 내구성 약하고 수명이 짧은 플라스틱 제품을 무심코 구매하는 건 아닌지
  • 편의점 또는 빵집에서 주는 비닐봉지 대신 내 가방에 담을 순 없는지
  • 내가 좋아하는 샴푸에 리필용 제품이 있는지
  • 낱개로 포장된 사과, 바나나를 사야만 하는지

플라스틱 소비를 하려는 순간, 스스로에게 위처럼 질문함으로써 아주 조금씩 소비를 줄여나갈 수 있지 않을까요? 현대인은 셀 수 없이 많은 플라스틱에 둘러싸여 마치 플라스틱 성에 갇힌 것처럼 살아갑니다. 플라스틱의 소비를 줄이는 일이 우릴 둘러싼 견고한 성을 무너뜨리는 것만큼이나 어려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뒤집어 생각해보면 그만큼 변화를 시도해볼 수 있는 기회 또한 많다는 말도 되죠.

지금부터 나의 플라스틱 성을 무너뜨리는 시작점을 찾아보고 실행에 옮겨보는 것은 어떨까요?

플라스틱 없는 내일을 위한 시민들의 다짐과 ‘줄여요’ 항공샷<플라스틱 없는 내일을 위한 시민들의 다짐과 ‘줄여요’ 항공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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