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수해 대응, 시민이 주도한다! - 그린피스 기후재난 시민대응단 긴급대응 교육
기후재난은 폭우, 가뭄, 산불 등 다양한 형태로 우리에게 찾아오고 있습니다.
최근 경북 북부 및 경남 산청 등 전국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대형 산불이 발생했습니다.
또다시 찾아온 기후재난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그린피스 기후재난 시민대응단은 기후재난 현장에서 긴급 대응부터 장기 회복까지 기후재난에 맞서는 시민의 힘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기후재난에 맞서는 시민의 힘! - 그린피스 기후재난 시민대응단 긴급대응 교육

지난 3월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간, 그린피스 서울사무소와 강원도 강릉에서 기후재난 시민대응단을 대상으로 긴급대응 교육이 진행됐습니다.
이번 교육은 기후재난 긴급대응에 관심 있는 시민대응단이 재난 대응 매뉴얼을 바탕으로 대응 체계를 이해하고, 그린피스가 긴급 상황에서 어떤 기준과 절차로 움직이는지를 함께 배우는 자리였습니다.
그린피스 서울사무소에서 만난 시민대응단 참가자들은 서로를 소개하며 첫 인사를 나눴습니다.

강성원 그린피스 기후재난 전문가로부터 최근 발생한 대형산불 관련 현장 브리핑을 듣고, 재난의 실상을 직접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산불 당시 헬기 소리에 불안해하던 이재민들의 심리, 갑작스러운 대피로 반파된 집을 떠나야 했던 주민들, 반려동물조차 제대로 대피하지 못한 현실까지…
재난 현장의 긴박함과 안타까움이 고스란히 전해졌습니다.
기후재난의 심각성, 그리고 그에 맞선 시민 대응의 필요성을 더욱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어서 경북 청송 산불 현장에서 이재민을 돕고 있는 원불교 봉공회의 강명권 교무와의 화상 교육이 이어졌습니다.
그는 청송 지역의 대응 사례를 소개하며, 봉공회의 밥차, 이동세탁차, 심리돌봄 지원 등 회복 중심 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강 교무는 이재민의 삶을 최우선에 두고, 행정적 한계보다 연대의 힘을 믿는다고 전했습니다.
“기후재난 속에서 함께하는 마음이야말로 회복의 첫걸음”이라며 시민대응단과의 협업 필요성도 덧붙였습니다.
아직 남아있는 상처, 23년 강릉 산불 현장에 가보다

강릉으로 이동한 시민대응단은 2023년 강릉 산불 당시 이재민들의 임시 구호소로 사용됐던 강릉 아레나를 방문하며 당시 현장을 간접적으로 마주했습니다.
당시 대피소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진행하신 김선정 강릉시자원봉사센터장으로부터 당시 구호소의 운영과 이재민의 생활에 대해 듣고, 유사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고민해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이어서 찾은 산불 피해 현장은 여전히 그 상처를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나무가 울창했던 산은 말라버린 땅과 묘목 지지대만 남아 아직도 회복되지 않은 채 적막감이 감돌았습니다.
시민대응단은 그 현장을 직접 밟으며 재난의 흔적이 얼마나 오래 남는지, 회복이 얼마나 더딜 수 있는지를 체감했습니다.

불탄 산을 넘어, 당시 산불 직접 겪으신 이재민을 만나 당시 경험을 직접 들을 수 있었습니다. 산불 직후 강릉 아레나 임시 구호소에서 생활한 후 펜션과 임시주택으로 옮긴 후 다시 집을 고치셨지만, 복구와 지원 과정은 여전히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달라진 건 마을 분위기였습니다.
이웃 간의 교류는 줄고, 배상 문제로 인한 갈등과 불신이 생겼습니다.
“지구가 정말 뜨거워지고 있다는 걸 느낍니다.”
이 말처럼, 기후 재난은 단지 순간의 사건이 아니라 일상 깊숙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해주었습니다.
시민대응단은 이재민분의 이야기를 통해, 단지 물리적인 복구 만이 아니라 공동체 회복과 심리적 지원까지 아우르는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느꼈습니다.
기후재난 긴급대응, 어디서부터 어떻게 할까

김선정 강릉시자원봉사센터장은 실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시민대응단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실질적인 대응 방법을 소개했습니다.
김선정 센터장은 기후재난 대응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이재민이 안심하고 머물 수 있는 환경”을 빠르게 조성하는 일. 이를 위해 자원봉사자, 시민단체, 행정 기관이 사전에 자원을 공유하고 발생 직후 역할을 신속히 분담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했습니다.
초기 구호소 운영 지원, 키트 배분, 공간 정비, 심리적 안정 유도 등 시민대응단의 구체적인 역할이 제시되었고, 이후 피해 가구 정리, 임시 거처 연결, 반려동물 돌봄 등 다양한 회복 활동도 소개되었습니다.
강릉자원봉사센터는 그린피스 기후재난대응 캠페인 23년 강릉 경포 산불 이재민 설문조사 활동에 함께 하고 있습니다.
재난 복구 및 회복 활동에 풍부한 경험을 가진 강릉자원봉사센터는 지역사회돌봄사업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기후재난 대응 매뉴얼, 그리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둘째 날인 30일, 그린피스의 긴급재난 대응 활동 가치와 실제 매뉴얼이 소개됐습니다.
기후위기로 인해 반복되는 산불, 홍수, 폭염 등의 상황에서 그린피스는 단기 대응 넘어서 ‘연대와 회복’을 중심으로 한 지역 사회 기반 대응을 추구합니다.
현장 기록 활동, 커뮤니티 중심 회복, 기후정의에 기반한 캠페인 전개는 그 전략의 핵심입니다.
재난 발생 후 그린피스 스탭이 현장 조사를 마치면, 이 후 시민대응단은 임시 구호소 및 이재민 임시 거주지에서 물품 배분지원, 심리전문가와 함께 심리돌봄지원, 주거지 복구지원, 이재민 증언 기록과 더불어 장기적인 회복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진행합니다.
우리의 수칙 만들기: 시민대응단이 정한 긴급대응 원칙

마지막으로, 시민대응단은 팀별 토론을 통해 현장에서 지켜야 할 원칙을 함께 고민하며 ‘우리의 수칙’을 만들었습니다.
이 수칙은 단순한 행동 지침을 넘어, 현장에 대한 태도, 이재민과의 관계 맺음, 시민의 책임 의식을 담은 실천 선언에 가까웠습니다.
‘존중’, ‘기록’, ‘안전’, ‘회복’이라는 키워드는 향후 긴급대응 매뉴얼에도 실제로 반영될 예정입니다.
“이제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보여요”

참가자들은 이번 교육을 통해 그린피스의 기후재난 긴급대응 활동을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시민대응단 2기 박향기 님은 “이번엔 준비가 아니라 실제 대응이었다”며, 산불 뉴스를 보면서 “정말 바로 옆에서 벌어지는 일 같았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이 교육에 참여하지 않았다면 후회했을 거예요. 단순한 관심을 넘어서, 현장에 투입될 준비가 되어 있다는 감각이 큰 변화였어요.”
박수정 님은 진도 수해 복구 현장에 참여했던 경험을 떠올리며, “이재민과 소통하고 일상 복귀를 돕던 그 기억이 너무 보람 있었어요. 그 기억이 이번 교육 참여로 이어졌어요”라고 전했습니다.
이번 교육을 통해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실제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다시 고민하게 되었다”고도 덧붙였습니다.
“기후위기가 이제는 ‘우리의 일’이 되었을 때, 시민의 역할도 달라져야 한다는 걸 현장에서 절감했어요.”
지역에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환경교육을 진행하는 박소연 님은 “그동안 해외 사례만 이야기했는데, 이번엔 국내 현장을 가까이서 보게 됐어요”라며 “기후위기가 뉴스 속이 아니라 바로 이웃의 이야기라는 걸 체감했고, 앞으로 교육할 때 훨씬 더 설득력 있는 메시지를 전할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전했습니다.

이번 교육에 참석한 시민대응단 단원들은 말합니다.
긴급재난 대응에서 중요한 건 거창한 도움보다 현실적이고 현장에 맞는 실천을 고민하는 것이라고.
“우리는 정확히 무엇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할까?”
이 질문 앞에서, 이번 교육은 나아갈 방향을 비춰주는 나침반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그린피스 기후재난 시민대응단의 긴급대응 활동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시민대응단 단원들은 산불, 수해 등 기후재난 현장에서 연대하며, 이재민의 이야기를 듣고, 기록하고, 조사하는 활동을 이어갑니다.
이번 긴급대응 교육을 수료한 단원들은 실제 재난 현장에 긴급히 파견될 수 있습니다.
진심과 열정으로 모인 그들의 발걸음에 따뜻한 응원을 보내주시고, 앞으로의 활동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이들의 용기 있는 실천이 더 나은 일상으로의 회복을 함께 만들어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