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민생지원금 신청, 지구에 도움이 되려면
민생지원금이 지구를 살릴 수 있는 솔루션, 그린피스의 비법 공개
‘원영적 사고’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아무리 힘든 상황에서도 좋은 결과를 기대하는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의미하는데요. 유명 아이돌 그룹 멤버인 장원영씨의 긍정적인 사고방식에서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일상에 동기부여와 활력을 더해줄 수 있는 ‘원영적 사고’, 그렇다면 사람과 지구 모두를 위해서 도움이 되는 사고방식도 있을까요? 저는 “도넛적 사고”라는 표현을 하고 싶습니다. 웬 ‘갑분 도넛’이냐구요? 사실 제가 말하는 도넛은 먹는 도넛이 아니라 경제학 모델을 가리킵니다.
도넛경제학이라는 모델은 ‘21세기의 케인스’라고 불리는 옥스퍼드 대학의 ‘케이트 레이워스’가 고안한 개념입니다. 경제의 목표가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기본적인 사회적 조건을 충족시키면서 동시에 지구의 생태한계선을 초과하지 않는 상태를 추구해야 한다는 아이디어입니다. 도넛 모델에서 사회적 기초는 안 쪽 원의 모양으로 그려볼 수 있고 생태 한계는 바깥쪽 원을 그리게 됩니다. 두 경계 사이 도넛과 비슷한 최적의 지점에 머무르는 것이 이상적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잘 이해가 안 되신다면 아래 그림을 참고해 주세요.
원영적 사고처럼 도넛적인 사고로 바꾸는 세상
도넛경제학은 저에게 한 가지 아름다운 아이디어를 상상하게 해 주었습니다. 어쩌면 우리 환경 문제도 도넛경제학처럼 접근한다면 많은 창의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입니다. 도넛경제학에서 말하는 분류를 그대로 적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도넛경제가 사람들의 사회적 기초, 즉 행복과 환경을 동시에 고려하는 것처럼 우리나라에서 고민하는 사회 이슈와 환경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접근법을 고민해 보자는 것이죠. 가령 민생회복지원금이나 증세와 같은 모두가 관심을 가지는 사회 이슈에 녹색이 진하게 입혀진다면 환경문제의 해법은 쉬워질 수 있습니다.
민생회복지원금부터 얘기해보겠습니다
이재명 정부는 이달 말부터 10월까지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역사랑상품권이나 신용카드 등으로 지급할 계획입니다. 부의 불평등이 심해지고 AI 등 기술 발전이 인간의 노동을 대체해 나가는 지금 이 시대에 우리는 일시적 민생회복지원금에서 더 나아간 기본소득에 대한 고민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만약 민생회복지원금 또는 기본소득을 녹색 소비에 사용할 수 있도록 장려해보면 어떨까요? 녹색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게들이 가맹점이 되고 시민들은 여기서 쓸 수 있는 녹색상품권을 기본소득으로 지급받는 것입니다. 이는 단순히 녹색소비를 장려하는데 그치지 않고 환경에 이로운 사업을 하는 소상공인이나 스타트업, 중소기업과 일반 대기업에게까지 매출 증대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미 서울시에서만 200여 개 이상 제로웨이스트 상점이 운영되고 있으며 비건레스토랑도 눈에 띄게 늘고 있죠. 녹색상품권을 소비할 수 있는 영역이 너무 한정된다는 고민이 있다면 녹색상품권을 비단 환경이라는 주제뿐만 아니라 사람의 복지에 혜택이 되는 다양한 분야로 확대해 볼 수도 있습니다.
녹색상품권 아이디어로 창의적인 증세도 고민할 수 있습니다
친환경상품권 아이디어가 확장된다면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도 높이고 친환경 투자도 늘리는 솔루션이 나올 수 있습니다. 기업들이 배출한 탄소만큼 부과하는 탄소세를 녹색화폐로 환급해 주는 것입니다. 법인세 감면 역시 녹색화폐로 환급해 줄 수 있습니다. 포스코가 한 해 배출하는 온실가스 양이 약 7천만 톤(환경부, 2023년 기준)입니다. 유럽의 탄소가격이 톤당 10만 원 정도라는 점을 감안해서 계산한다면 포스코는 한 해 7조 원의 탄소세로 세금을 내고 이 금액 그대로 녹색화폐로 환급받을 수 있습니다. 이 돈은 온전히 포스코가 녹색산업에 투자하는데 쓸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이미 우리나라에서 탄소세를 유럽 기준만큼 내었으니 유럽에서 실시하는 탄소국경세* 대응도 가능하고 기업의 친환경투자도 늘 것입니다. 자연스럽게 녹색으로 돈의 흐름이 바뀌겠죠? 시중에는 친환경을 위한 자금이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노란 조끼의 교훈, 이제는 지구와 사람 모두 행복하자
기후위기가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역대급 폭염에 이미 온열질환자가 1500명을 넘어서면서 지난해 3배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미국 텍사스에서는 역대급 폭우로 120명 넘는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세계기상기구에 따르면 2024년은 기온 기록이 시작된 이래 가장 무더웠던 한 해였습니다. 80만 명이 거주 공간을 잃었고 150건 넘는 전례 없는 극한 기상현상이 기록됐습니다.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이제는 새로운 접근이 필요합니다. 지구와 사람 모두 행복할 수 있는 정책만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몇 년 전 프랑스에서 유류세 인상에 반발해 발생한 노란 조끼 운동을 떠올려 보세요. 사람의 행복을 고려하지 않는 환경정책은 거대한 난관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항상 위기의 순간에 답을 찾았듯이 사람과 자연 모두가 함께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다면 그 시작은 창의적인 미래 솔루션을 만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