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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현대자동차그룹, 느긋한 2050 RE100 선언, 기후위기 리더십은 뒷전

글: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 자동차 제조사의 가장 큰 배출원은 자동차
• 현대자동차 글로벌 탈내연기관 선언부터 서둘러야

현대자동차그룹이 7월 7일 ‘RE100(재생에너지 100%)’ 이니셔티브에 참여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환영할만한 일이나 글로벌 기업으로서 책임에 맞는 행보와는 여전히 거리가 있다. RE100은 전 세계적으로 애플 구글 등 300여 개 글로벌 기업이 가입해 사용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업무를 진행하는 글로벌 캠페인으로, 한국 기업으로는 SK그룹의 6개 계열사와 아모레퍼시픽, LG 에너지솔루션이 먼저 가입했다.

석유와 가스 등 화석연료에 기대고 있는 국내 제조업 분야에서 사업장 내 에너지를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겠다는 선언이 나온 점은 의미가 있다. 그러나 기후위기로 인한 극심한 폭염으로 전 세계 시민의 일상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현대자동차 그룹의 2050년 RE100이라는 목표 연도는 “마감 기한에 맞춘” 게으른 시점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2018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를 통해 권고한 바에 따르면 지구평균기온 상승폭이 1.5도를 넘지 않기 위해서는 2050년까지 인위적인 온실가스 배출을 넷 제로 상태로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RE100에 가입한 기업들이 천명한 재생에너지 100% 달성 목표 연도는 평균 2028년이다. 현대자동차 그룹의 목표 시점보다 무려 23년이 앞섰다.

현대제철 등 전력 소비량이 많은 계열사들이 빠진 것 또한 이번 발표가 알맹이 빠진 선언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현대자동차그룹은 RE100 달성을 위해 이후 구체적인 재생에너지 확대 및 탄소 저감책을 내놓는 동시에 그룹사 차원에서 국내 재생에너지 전환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현대자동차그룹의 기후위기 대응 선언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내연기관차 판매 중단 시점에 대한 언급이 없는 점이다. 현대자동차에서 가장 큰 온실가스 발생원은 현대차의 대표상품인 자동차다. 2020 현대자동차 지속가능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직간접 배출을 모두 포함해 93,881,255 톤(tCO2eq)이다. 이 가운데 80%가 현대자동차가 판매한 내연기관차 운행 중에 배출된다. 현대자동차그룹이 기후위기 대응을 실천하려면 현대기아차가 디젤, 가솔린, 하이브리드 등 내연기관차 판매를 중단하고 전기차 및 모빌리티 서비스 위주의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 2016년 2050년까지 RE100을 달성하기로 선언한 GM의 경우 올해 초 2035년으로 RE100 달성 기한을 앞당겼다.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자동차 기업의 가장 큰 과제는 내연기관차 판매 중단이다. 현재 현대자동차는 2040년까지 유럽, 중국, 미국 시장에서 내연기관차 판매를 중단하겠다는 반쪽짜리 계획만을 가지고 있다. 한국과 신흥시장인 동남아 등지에서 구체적인 탈내연기관 계획이 없다는 것은 글로벌 자동차 기업으로서 부끄러운 일이다. 그런데도 현대차는 수소차를 포함한 전기차의 판매 비중을 2030년까지 전체의 25.8%, 2040년까지 78%로 늘린다는 계획을 그럴듯하게 홍보하고 있다. 보수적인 분석으로 알려진 세계에너지기구(IEA)도 기후위기에 대항하기 위해 2035년에는 내연기관 신차 판매를 멈춰야 한다고 분석했다. 현대차가 탄소 제로 시대에 기여하고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기후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내연기관차 판매 중단 시점과 훨씬 더 과감한 전기차로의 전환 계획을 밝혀야 한다.

그린피스 서울사무소는 지난 2019년부터 국내외 자동차 산업계를 상대로 2028년 내 내연기관 판매 중단 및 100% 재생에너지 사용을 요구해왔다. <전기차 확대를 위한 글로벌 정책 보고서>, <무너지는 기후: 자동차 산업이 불러온 위기>를 발행했으며, 지난해 9월에는 현대자동차 양재 사옥 앞에서 퍼포먼스를 벌이며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의 기후 리더십을 요구한 바 있다.

2021년 7월 7일
그린피스 서울사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