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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한강변에 탈내연기관 ‘느림보’ 현대차 비판 초대형 달팽이 풍선 떠올라

글: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그린피스, 조기 탈내연기관 선언 대신 수소비전 발표한 현대차 비판
• 수소차, 에너지 효율 낮고 수소 생산 과정에서 온실가스 다량 배출
• “현대차는 기후위기 대응 위해 2030년 탈내연기관 집중해야”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9월 8일(수) 오전 7시경 서울 여의도 한강변에서 현대자동차의 재탕 수준인 탈내연기관 발표와 현실과는 거리가 있는 수소사회 비전을 비판하는 풍선 퍼포먼스를 벌였다. 한강 옆에서 초대형 달팽이 풍선을 약 20미터 상공에 띄운 것이다. 가로 10미터 세로 6.5미터 크기의 달팽이는 현대차 로고를 짊어지고 느릿느릿 움직이는 형상이었다. 달팽이 풍선에 매달린 커다란 현수막에는 “불타는 세계, 수소에 빠진 느림보 현대”, 영문으로는 “Too slow to save the climate, No gasoline No gray hydrogen (이렇게 느려서는 기후를 구할 수 없다. 내연기관차와 그레이 수소 중단하라!)"라는 메시지가 적혀 있었다.

 

 

현대차는 지난 6알 독일 뮌헨국제모터쇼 현장에서 탈내연기관 추진 일정을 발표하고, 이어 7일에는 수소 교통 전환 비전을 공개했다.

그러나 2035년 유럽, 이어 2040년 주요 시장에서 내연기관차 판매를 중단하고, 2045년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는 현대차의 6일 발표는 뒷북 대책에 그쳤다. 유럽연합이 지난 7월 2035년 내연기관차 신차 판매를 금지하겠다고 하자 그 일정에 빠듯하게 맞춘 것이다. 미국과 중국 등 주요시장에서 2040년 탈내연기관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은 이미 지난해 말 발표한 내용으로 재탕이나 다름없다. 이번 발표에서 한국을 2040년 탈내연기관 국가로 추가했지만, 동남아, 중동, 중남미 등 나머지 지역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2020년 현대차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가 러시아, 인도, 아시아 태평양, 중남미 등 신흥시장에서 판매하는 자동차는 121만대로 지난해 글로벌 판매량 371만 대 가운데 약 32%를 차지한다.

현대차가 7일 공개한 이른바 “수소의 물결(Hydrogen Wave)” 메시지는 방향을 잘못 설정했다. 현대차는 수소가 친환경 사회의 열쇠가 될 것처럼 홍보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먼저, 전 세계 수소의 96%는 화석연료인 천연가스에서 만들어지며, 그 과정에서 부산물로 다량의 온실가스를 생성하고 있다. 더욱이 수소차는 에너지 효율이 전기차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린수소를 사용할 경우 생성과 압축, 동력 전달 등 전 과정에서 투입 에너지의 반 이상이 유실되고 41% 정도만 바퀴에 전달된다. 투입 에너지의 86%가 바퀴에 전달되는 전기차에 비해 에너지 효율이 반에도 못 미치는 것이다.

현대차가 이런 기본적인 문제들을 외면한 채 수소산업의 미래를 말하는 것은 편협하고 근시안적인 행보다. 현대차는 환경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문제가 많은 수소 사업을 더 늦기 전에 접고 재생가능에너지 기반의 탈탄소 모빌리티에 더 집중해야 한다.

최은서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 IPCC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재앙의 문턱이 될 수도 있는 지구 평균기온 1.5도 상승 시점이 빠르면 10여 년 뒤 닥칠 수 있다.”라며, “지구 온도 상승을 1.5도 이내에서 막으려면 매년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을 8% 정도씩 줄여서 2030년까지 2010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 그런데 지난해 현대차가 판매한 차량의 97%가 내연기관차였다. 현대차는 내연기관차 생산을 단계적으로 그러나 과감하게 줄여 2030년엔 전 세계 모든 나라에서 생산을 종식해야 한다. 에너지 효율도 낮고 무늬만 친환경인 수소차에 한눈팔 여유가 없다.”라고 말했다. 그린피스가 영국의 싱크탱크 케임브리지 이코노메트릭스(Cambridge Econometrics)와 함께 9월 중 발표할 공동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내연기관차 퇴출 시점이 2030년일 경우 현재 그대로일 때에 비해 2050년 국내총생산이 0.24% 늘고, 일자리는 4만 9천 명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2030년 내연기관차 퇴출이 온실가스 감축은 물론 국가 경제에도 더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그린피스는 2016년부터 포드, 폭스바겐, 다임러, BMW 등 자동차 제조사를 상대로 내연기관차 생산 중단 및 친환경차 전환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벌여왔으며, 지난해 9월에는 정의선 당시 부회장의 포스터를 띄워 전 세계 모든 시장에서 탈내연기관을 선언할 것을 촉구하는 활동을 벌였다.

*코로나-19 관련 방역 조치

그린피스 서울사무소는 거리두기 등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한다. 이번 풍선 퍼포먼스는 참여인원을 최소화하고 상호 접촉을 피하기 위해 4인 이하 두 팀으로 나눠 행사를 진행했으며, 각 팀의 상호 접촉은 일체 금지했다. 연락은 무전기 등 통신기기를 사용해 진행했고, 상시 마스크 착용과 활동 직전 발열체크,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을 준수했다. 또한 외부인과의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한강변 시설에서 아침 7시 전후에 행사를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