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피스, 삼성전자 RE100 환영… 2050년 목표 시기는 앞당겨야
기후위기 대응 골든타임 향후 10년, 이번 계획대로라면 기후위기 막기 힘들어
삼성전자, 국내 기업 중 최다 전력 소비 중..온실가스 배출 증가 폭도 가장 커
반도체⋅공급망 포함 2030년까지는 100% 재생에너지 전력 사용 필요
재생에너지 100% 달성 못할 경우 매출 최대 20% 축소 예측
삼성전자가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 전력 사용 100%를 포함해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그린피스는 삼성전자의 이번 발표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심각한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삼성전자에 요구되는 책임과 역할에 비해 매우 미흡한 목표라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국내 민간기업 중 포스코와 현대제철에 이어 세 번째로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했다.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020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약 1,250만 톤이었는데, 이는 2011년 기준으로 137%가 증가한 양이다. 한국에서는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2015년부터 배출권거래제가 시행 중이다. 2020년 온실가스 다배출 상위 30개 기업 중 2015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이 가장 크게 증가(87%)한 기업도 삼성전자다.[1]
문제는 삼성전자 온실가스 배출의 상당 부분이 전력 사용에 의한 것인데, 전력 사용량이 계속 늘고 있다. 지난 5월 국회 자료에 의하면 삼성전자는 2021년 18 TWh(테라와트시)의 전력을 소비해 국내 기업 중 가장 많은 전력을 소비했다.[2] 이는 우리나라 전체 2,100만 가구 전력 소비의 23%에 해당하는 막대한 양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반도체 양산을 위해 단일 공장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인 평택 P3공장을 올해 하반기 완공할 계획이다. 이후 공장을 계속 증설할 예정으로 더 많은 전력을 소비할 전망이다.
양연호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삼성전자는 이번 발표를 통해 기후위기의 심각성과 시급성을 강조하면서, 정작 온실가스 배출이 가장 큰 반도체 부문(DS)의 감축을 계속 지연하고 있다. 재앙적인 기후위기를 막기 위한 골든 타임은 향후 10년이다. 2050년 목표는 너무 늦다.”라고 우려를 표하며 “이번 발표를 계기로 삼성은 RE100 회원사 평균수준인 2030년까지 공급망을 포함해 재생에너지 전력 사용 100%를 달성할 수 있도록 목표를 훨씬 앞당기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2018년 미국·유럽·중국에서 100% 재생에너지 전력 사용을 선언 후, 2020년 이를 달성했다. 당시 한국이 제외되었던 주된 이유는 기업이 자체 건설 외 재생에너지 전력을 구매할 수 있는 제도가 국내에 없었기 때문이다. 현재는 녹색프리미엄, 지분투자, PPA(전력구매계약), 제3자 PPA,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구매와 같은 다양한 재생에너지 전력 조달제도가 도입되어 시행 중이다.
장다울 그린피스 전문위원은 “삼성전자는 이번 발표를 계기로 더 빠르고 과감한 재생에너지 공급 확대를 위한 정책과 제도가 수립되도록 정부·국회·언론을 대상으로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또 국내에 도입된 재생에너지 조달제도를 활용하여 재생에너지 발전이 확대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투자와 신규 계약 발굴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재생에너지 사용은 기업 경쟁력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애플, BMW, 폭스바겐 등이 우리나라의 주요 공급업체를 대상으로 재생에너지 전력 사용에 대한 요구 수위를 나날이 높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최대 납품처 중 한 곳인 애플은 공급 업체를 대상으로 2030년까지 제조 과정에서 재생에너지 전력 100% 사용을 요구하고 있어 이번 삼성전자의 목표인 2050년은 이를 충족하기에는 큰 격차가 있다.
삼성전자가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삼성전자는 약 237조 원의 매출을 올렸고 이 중 43%에 달하는 103조 원이 B2B 사업에서 나왔다고 밝혔다. 만약, 일부 글로벌 고객사의 100% 재생에너지 사용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매출이 최대 20%까지 축소될 경우 약 25.8조에 달하는 심각한 경제적 손실 위험을 초래할 것으로 자체 평가 중이다. [3]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삼성전자가 재생에너지 사용 부족으로 B2B 사업 영역에서 거래처를 잃게 된다면, 그 피해는 매출 20% 손실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 삼성전자의 글로벌 이미지도 타격을 입게 될 뿐만 아니라, 미흡한 ESG 경영에 실망한 대형 기관 투자자들의 투자 비중 축소로 인한 주가 하락까지 이어질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삼성전자의 RE100 이행 부족으로 인한 성장 축소가 대한민국 전체 경제의 침체를 유발하는 트리거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그린피스는 2016년부터 삼성전자의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를 촉구하는 캠페인을 벌여왔다. 미국, 독일, 영국, 대만, 한국 등 동시다발적 비폭력 직접행동을 통해 전 세계 시민들이 변화를 요구한 결과, 삼성전자는 2018년 6월 25일, 2020년까지 미국, 유럽, 중국 사업장의 100% 재생에너지 전력 사용 목표를 수립했고, 2020년 3개 지역에서 100% 재생에너지 전력 사용을 달성했다. 그린피스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전자·디스플레이 기업들이 재생에너지 사용을 조속히 늘리고 재생에너지 확대에 기여하는 캠페인을 지속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끝)
[출처]
[1]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 자료: https://ngms.gir.go.kr/link.do?menuNo=30130103&link=/websquare/websquare.html%3Fw2xPath%3D/cm/bbs/OGCMBBS023V.xml%26menu%3D30130103
[2]국민의 힘 구자근 의원실 발표
[3]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 Samsung Electronics - Climate Change 2021 보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