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ISA폐막 "한국 정부, 심해채굴 모라토리엄 동참해야"
UNOC4 유치 선언한 한국, 이제는 심해채굴 잠정중단 지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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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38개국 심해채굴 모라토리엄(잠정중단) 요구 “심해는 세계 공동 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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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A 이사회, TMC 국제법 위반 여부 조사 착수
(2025년 7월 28일) 제30차 국제해저기구(International Seabed Authority, ISA) 회의가 지난 25일(자메이카 현지 시간)으로 막을 내렸다. 이번 회의에서는 한국의 고려아연이 투자한 더 메탈스 컴퍼니(The Metals Company, TMC)에 대한 조사가 결정되기도 했다.
이번 회의에서 팔라우, 프랑스, 파나마의 고위급 대표들이 참석해 국제사회의 결집을 촉구했지만, 심해채굴을 법적으로 막기 위해서는 더 많은 국가들의 적극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이 확인됐다. 각국 정부가 심해 보호를 위한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회의에 참석한 루이사 카슨(Louisa Casson) 그린피스 인터내셔널 캠페이너는 “정부들이 이 중대한 시점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며 “국제사회는 더 단호한 태도로 TMC와 같은 일탈 행위자(rogue actor)로 부터 다자주의를 지켜내야 한다. 각국은 심해채굴에 대한 모라토리엄을 선언하고, 심해는 세계 공동의 자산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팔라우 공화국의 수랑겔 S. 휩스 주니어(Surangel S. Whipps Jr) 대통령은 총회 연설에서 산업계의 이해관계에 따라 협상을 서두르고 채굴규정(Mining Code)을 빠르게 확정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경고했다. 수랑겔 대통령은 “심해 개발은 무모한 선택”이라며 “이는 태평양 도서국 아이들의 미래를 담보로 한 도박이며, 이 아이들은 먼 나라에서 내려진 결정의 참혹한 결과를 고스란히 떠안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회의의 쟁점 중 하나가 TMC에 대한 조치였다. TMC는 세계 최초로 국제 해저에서 상업 채굴 신청서를 제출한 바 있다. 이에 ISA 이사회는 TMC의 자회사인 나우루 해양자원공사(NORI)와 통가 해양채굴사(TOML)를 포함한 채굴 계약자들이 국제법을 준수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조사에 착수했다.
유엔해양법협약(UN Convention on the Law of the Sea, UNCLOS)은 심해 자원을 인류 공동의 자산으로 규정하며, 심해채굴과 유통은 ISA를 통한 다자간 승인 체계를 거치도록 명문화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고려아연이 TMC에 약 8500만 달러를 투자해 지분 5%를 인수했으며 향후 추가 지분 매입 권리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사회는 이를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이번 ISA총회 기간 동안 크로아티아가 심해채굴에 대한 모라토리엄을 공식 선언하기도 했다. 현재까지 모라토리엄에 동참한 국가는 총 38개국이다. 모라토리엄 요구가 전 세계적 합의에는 도달하지 못했지만, 적극적인 국가들의 설득으로 꾸준한 지지를 얻고 있는 것이다. 한국 정부는 아직까지 모라토리엄에 동참하지 않았다.
이에 김연하 그린피스 해양 캠페이너는 “한국 정부는 제4차 유엔 해양총회 유치를 공식 선언하며 국제사회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며 “이미 유엔 해양총회를 개최한 스웨덴, 포르투갈, 프랑스 등은 심해채굴 모라토리엄을 공식 지지해 해양보호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었다. 한국이 진정한 해양 선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모라토리엄을 공식 지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 정부는 지난 3월 동아시아 최초로 BBNJ(국가관할권 이원 지역의 해양생물 다양성 보전 및 지속 가능한 이용을 위한 협정)를 비준하고 제10차 아워오션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이어 김 캠페이너는 “심해층은 지구상에서 가장 큰 탄소 저장고로, 심해가 교란될 경우 탄소 저장 기능이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다”며 “한낮 기온이 37도가 넘는 폭염과 연이은 폭우 피해 등 기후위기 시대에 직면한 지금, 심해는 자원 개발의 대상이 아닌 생존을 위해 철저하게 보호되어야 할 대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