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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GV80 출시, 탄성보다 한숨이 나오는 이유

글: 최은서 그린피스 동아시아 서울사무소 기후에너지 캠페이너
국내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의 창세기(Genesis)를 꿈꾸는 현대자동차 제네시스, 오래 기다린 야심작 GV80이 그 꿈을 이룰 수 있을까요?

이 차는 역대급 출시 지연으로 화제를 모았습니다. 계속 '유출'되는 스파이 숏으로 사람들의 기대는 커졌습니다. 최고의 기대작이라고 불린 제네시스 GV80의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실망스럽습니다. 새롭게 개발한 디젤 엔진이 환경부의 배출 가스 및 소음 기준에 걸려 출시가 밀렸다고 합니다. 첫 공개 행사도 2019년 말로 예정되었으나 계속 지연되다가 결국 해를 넘기게 되었습니다. GV80, 사실 스포트라이트보다는 외려 비판을 받아야 하는 차입니다. 정의선 현대차 수석 부회장이 야심차게 내놓은 제네시스 최초의 SUV, GV80이 걱정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수도권 미세먼지의 주요 원인은 경유차를 비롯한 내연기관차이다

이유 1. 내연기관 자동차입니다.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에서 나온 GV80. 현대차는 본사가 가진 미래 기술을 총집합해 만든 미래차라고 합니다. 하지만 GV80은 디젤(경유)을 이용해서 달리는 차입니다. 곧 가솔린 엔진 차로도 출시합니다. 100여 년 전이라면 모를까 매연을 내뿜는 내연기관차를 미래차라고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디젤, 가솔린, 하이브리드 등 모든 내연기관차는 대기 오염 물질과 온실가스를 발생시킵니다. 질소산화물(NOx), 초미세먼지는 시민의 건강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끼칩니다.

현대차는 이미 많은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습니다. 현대차가 2018년 판매한 자동차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의 양은 약 4억100만 톤입니다. 폭스바겐, 르노닛산, 도요타, 제너럴 모터스에 이어 세계 5위입니다. 이는 1GW 석탄 화력 발전소 70개가 한 해 뿜어내는 온실가스 양과 같습니다. 급격한 온실가스 감축을 이루지 않는다면 기후위기는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이 될 것이라고 많은 과학자들이 이야기합니다. 당장 온실가스를 줄이는 노력을 해야 하는 시점인데 현대차는 디젤, 가솔린 엔진을 사용하는 GV80을 만들었습니다. 국내 럭셔리 브랜드의 창세기(제네시스)를 꿈꾸는 제네시스지만 이런 내연기관차를 계속해서 내는 것은 문명의 대종말(아마겟돈)을 재촉할 뿐입니다.

탄소 규제가 강화되면 내연기관차는 벌금을 물어야 팔 수 있는 애물단지로 전락하게 된다

이유 2. 내연기관차 시장이 줄고 있습니다.

정의선 수석 부회장은 2019년 시무식에서 SUV 모델로 중국과 유럽 시장에 제네시스 브랜드를 알리겠다고 했습니다. 과연 제네시스의 첫 SUV, GV80으로 유럽 시장을 제패할 수 있을까요? 심화되는 기후위기로 유럽연합(EU) 회원국 상당수는 디젤차 운행 제한 지역을 확대하고 내연기관차 운행 자체를 금지하는 규제책을 잇달아 도입하고 있습니다. 영국은 2035년, 프랑스는 2040년 안으로 내연기관차 판매를 중단한다고 합니다. 이로 인해 유럽 내 디젤차 판매량이 급감하고 있습니다. 유럽 자동차 공업 협회(ACEA)의 추산에 의하면, 유럽 내 판매 차종에서 경유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52%에서 2018년 36%로 추락했습니다. 탈디젤 움직임이 거센 와중에 현대차는 눈치 없이 유럽 공략을 목표로 제네시스 GV80 디젤 모델을 내놓은 셈입니다.

현대차의 라이벌들은 자동차 판매 전략을 빠르게 수정하고 있습니다. 도요타, 혼다는 2021년까지 유럽 시장에서 디젤 자동차를 판매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글로벌 1위 업체 폭스바겐은 2040년 안에 내연기관차 생산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하지만 현대차는 의미있는 기후행동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2019년 10월 발표한 '현대차 EV 전략 방향성' 자료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차 포함)는 2025년까지 신차의 약 90%를 내연기관차로 출시하겠다고 합니다. 현대차의 미래차 전략은 기후위기에 대응하기에도 부족할 뿐더러 세계 자동차 산업의 흐름에 역행하고 있습니다. 현대차의 경영 전략 실패는 곧 한국 자동차 산업의 위기를 야기할 뿐입니다.

지난해 9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장 앞에서 시민 수천 명이 내연기관차를 만드는 자동차 제조사들을 규탄하고 있다

이유 3. 더 많은 온실가스를 내뿜는 SUV차량입니다.

현재 전 세계 자동차 판매량이 감소하고 전기차 판매가 늘고 있습니다. 이대로라면 수송 부문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줄어야 하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수송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오히려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이유는 국제 에너지 기구(IEA)가 11월 발표한 연례 보고서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자동차 제조사들이 너무 많은 SUV를 만들기 때문입니다. SUV는 세단보다 더 크고 무겁습니다. 그래서 다른 중형 승용차 대비 25%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합니다. IEA는 SUV 유행이 계속 이어질 경우 2040년 전 세계 석유 수요량은 하루 200만 배럴 늘어날 것으로 예측합니다. 이는 내연기관차 대신 전기차 1억 5000만 대로 전환했을 때 아낄 수 있는 석유량과 같습니다. IEA는 2010년에서 2018년까지 SUV로 인해 발생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연간 5억 4400만 톤 증가했다고 분석합니다. 기간을 10년으로 늘리면 한국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과 비슷한 양입니다.

현대차는 2018년 팰리세이드와 텔루라이드로 SUV 대전에 참가했습니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가 2020년 출시할 신차의 90%는 SUV라고 합니다. 현대차는 계속해서 크고 무거운 차들을 홍보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입니다. 자동차 회사들이 SUV 개발과 판매에 집중하는 것은 마진이 높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자동차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로 지구가 뜨겁습니다. SUV 열풍을 부채질하며 기후위기를 가속화해서는 안 됩니다. 현대차가 SUV를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는 것은 환경과 사람을 고려하지 않는 위험한 선택을 한다는 것입니다.

현대차는 국내 1위이자 글로벌 6위의 이름난 자동차 제조사입니다. 국내 10만 전기차 시대를 주도하고 있으며,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에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후위기를 맞아 충분히 빠르게 움직이고 있지는 않습니다. 독일 항공 우주 센터(DLR)는 2018년 9월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지구 평균 기온 상승 폭을 1.5℃로 제한한다는 파리기후협약 목표를 지키려면 2028년까지 하이브리드 차종을 포함해 모든 내연기관차를 생산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으로 8년, 지금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기후위기를 심화시키는 내연기관차는 이제 그만 만들어야 합니다. 현대차가 가진 인적, 물적 자원을 모아 탄소 제로 산업으로 빠르게 방향을 틀어야 합니다. 현대차 공장에서는 100% 전기차만 만들도록 역량을 집중할 시기입니다. 정의선 수석 부회장은 4년 전 제네시스 브랜드를 론칭하면서 '인간 중심의 진보'를 지향한다고 말했습니다. 계속해서 크고 무거운 내연기관차를 내놓는 것은 진보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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