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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은 나쁘지 않아요. 00이 나빠요

글: 그린피스 캠페이너 양연호
플라스틱 없이도 잘살아 보기 위해 온라인 커뮤니티 ‘플없잘’ 회원들이 대형마트를 변화시키기 위해 한자리에 모여 머리를 맞대었습니다. 재치있고도 깊이 있던 토론 결과와 함께, NO BRAND를 NO ‘PLASTIC’ BRAND로 바꿀 방법을 공개합니다.

‘플라스틱 대한민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우리나라 전 국토는 플라스틱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의 가장 큰 원인은, 국내재활용시스템의 한계는 목끝까지 찬 반면, 실제 '사용기간이 평균 6개월 이하인 포장재와 일회용 용기가 국내 플라스틱 생산량 중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비대칭에 기인 합니다. 과거와 달리 물건을 짧은 시간 동안 소비하고 버리는 일회용 소비문화가 자리 잡게 된 까닭은 사회적 가치(SV, Social Value)는 등한시한 채, 경제적 가치(EV, Economic Value)만을 우선해 온 공급자 중심의 시스템 때문입니다. 간단히 말해, 플라스틱은 나쁘지 않습니다. 단기적 이윤만을 추구하는 기업이 나쁩니다. 표면에 드러난 플라스틱 관련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 아래에서 작동하는  공급 시스템 전체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플없잘 X 대형마트 콜라보 가능할까?

플라스틱 문제에 대해 관심 있는 시민들은 이제 개인적인 노력의 차원을 넘어 공급업체의 플라스틱 줄이기 노력은 필수이며, 무엇보다도 제조자와 소비자의 매개체인 유통사가 문제 해결의 한 주축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을 인지하기 시작했습니다. 유통시장에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대형마트가 나선다면 빠르게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 것입니다.

그래서 지난 1월 그린피스는 1,200명이 넘는 회원이 가입된 온라인 커뮤니티 ‘플없잘’(‘플라스틱 없이도 잘산다’)의 회원들과 오프라인에서 모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참석하신 분들과 함께 유통업계를 대표하는 대형마트가 어떻게 변화하면 좋을지, 장애물은 무엇인지,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에 대해 열띤 토론을 진행하였습니다. 총 4개 조로 나뉘어 각기 세부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했습니다. 

 

  1. NO BRAND를 NO PLASTIC BRAND로! - PB상품

NO PLASTIC PB제품에 대해 토론한 첫번째 조

첫 번째 조는 대형마트에서 자체적으로 제작한 ‘PB상품’(Private brand goods)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요즘 대형마트는 초저가와 프리미엄을 표방한 각양각색의 PB상품을 홍보, 판매하고 있습니다. 마트에서 직접 제작하는 만큼 플라스틱 줄이기를 위해 여러 창의적인 방법들을 시도할 수 있겠죠. 플없잘 회원들이 낸 아이디어로는 PB상품의 용기를 세척, 소독 후 다시 사용할 수 있는 다회용으로 제작하고, 더 나아가 대형마트 간 용기를 규격화하여 공용으로 사용하는 아이디어가 나왔습니다. 정부의 지원을 통해 기업의 움직임을 유도한다면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의견들이 공유됐습니다. 또한  다회용 용기에 대한 반납 및 세척 시스템 마련을 위해 지역사회와 협업하고, 시민 인식 개선이 이루어진다면 좋겠다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2. 바나나는 껍질이 있는데 포장을 왜 하나요? - 신선식품

마트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비닐 포장된 바나나

두 번째 조의 주제는 신선식품이었습니다. 환경부의 규제에 따라 신선식품 코너에서 (비닐)롤백 사용이 금지되었지만, 여전히 일부 마트에서 롤백이 사용되고 있고, 규제를 피한 개별 소포장 비닐, 비닐 랩, 투명 PVC가 채소와 과일들이 숨을 쉬지 못할 만큼 신선식품 코너를 가득 메우고 있습니다. 이에 토론에서는 롤 비닐을 유료로 판매하도록 하고 플라스틱 포장이 없는 ‘쓰레기 없는(Zero Waste) 코너’를 설치하자는 아이디어가 제안되었습니다. 또한 소비자의 장바구니, 다회용기 사용에 따른 인센티브 제공과 플라스틱 비닐봉지 사용을 저지할 수 있는, 재치 있고 파격적인 문구를 봉투에 새기자는 아이디어도 나왔습니다.

 

3. 상품을 배달시켰는데 포장재가 왔어요 - 온라인 배송

온라인 배송시스템에 대해 토론한 세번째 조

세 번째 조의 주제는 대형마트의 온라인 배송이었는데요. 국내 대형 유통업체들은 최근 온라인 업체와의 ‘배송 전쟁’에 혈안이 되어, 배송과 관련된 플라스틱 포장재에 대한 고민은 부족해 보입니다. 참석자들은 식료품 몇 가지를 사는데 나온 스티로폼, 보냉팩, 롤 비닐의 양을 보면 ‘쓰레기가 부담스러워 주문하기 겁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이에 온라인 주문 시 고객이 포장재를 선택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주거나, 다회용 배송박스를 더 많은 업체에서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대안의 실현을 위해 소비자와 마트 그리고 정부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방법을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논의하였습니다.

 

4. 플라스틱 줄인 제품이 필요해 - 제조사와 마트 협력

리필하여 구매할 수 있도록 시범 운영한 영국의 웨이트로즈(Waitrose) 마트

마지막 조에서는 대형마트와 제조 업체 간의 협력에 대해 생각을 나눴습니다. 우리가 도시락을 싸 들고 일일이 전국의 제조사들을 찾아다니며 ‘과대포장 하지말라, 플라스틱 줄여 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매장 선반에 어떤 물건을 올릴지 결정하는 대형마트는 기업 경영의 핵심인 ‘고객의 니즈’를 파악해 제조업체와 협의할 책임과 명분이 있습니다. 토론에서는 ‘리필’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는데요. 샴푸나 화장품 등을 대량으로 비치해두고, 소비자가 실린더를 통해 원하는 만큼 덜어서 살 수 있는 소분 구매에 대한 아이디어가 제시되었습니다. 마트 내 문화센터나 교육 현장에서 그 장점에 대한 홍보가 적극 이루어진다면 빠른 시일 내 시행 및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집단지성의 힘을 느낄 수 있을 만큼 다채롭고 깊이 있는 의견이 오고 간 시간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개인 차원의 노력을 넘어 기업이 변화해야 하고 이를 위해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기업에 요구해야 한다는 인식을 함께 할 수 있어 의미가 컸습니다. 이러한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국내 대형마트가 플없잘 회원분들과 협업할 수 있는 날이 오면 얼마나 좋을까요?

 

 변화를 보여주길 바라는 마트에 투표해주세요.

일회용 포장재를 감축하자는 요구는 소수 개인의 극성스러운 생각이 아닙니다. 작년 12월 3일, 소비자의 날을 맞아 그린피스와 녹색소비자연대는 공동으로 전국단위 소비자 설문조사를 진행하였는데요. 응답자의 무려 83%가 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 마트, 예를 들어 과일에 비닐 포장을 하는 대신 표면에 원산지를 새기는 레이저 라벨링 기술, 다회용 용기에 채소나 과일을 원하는 사이즈에 맞춰 손질해 담아주는 서비스, 식료품과 생활용품을 리필하여 담아가는 실린더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의 매장 운영이 플라스틱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하였습니다.

또한 이러한 마트가 생긴다면, 응답자의 69%가 현재 이용하고 있는 마트에서 변경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무려 74%는 온라인 배송 업체 대신 이러한 매장을 이용하겠다고도 답하였습니다. 해외에서도 이런 마트들이 속속히 도입되고 있으며 소비자의 환경에 대한 인식 수준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대형마트도 플라스틱을 줄여가는 국내외 소비자 트렌드를 정확히 읽고 움직여야 합니다.

여러분이 목소리 높여 요구할 때, 기업은 변화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로서 변화하길 바라는 마트에 투표하여 여러분의 생각을 보여주세요. 플라스틱 오염으로 고통받는 동물을 위해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 환경을 위해서 그린피스가 여러분의 목소리를 모아 함께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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