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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 통큰 상품만큼 책임도 통 클까요?

글: 양연호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캠페이너
지난 1월 1일, 롯데마트는 국경절 이름을 딴 ‘통큰절’ 행사를 진행하였습니다. 마트 측은 이 행사를 블랙프라이데이와 같은 국가적 차원의 쇼핑 축제로 키우겠다고 하는데요. 이렇게나 통 크게 팔고 싶은 롯데마트, 유통과 소비 과정에서 나오는 플라스틱 문제에 대해서도 통 큰 대안을 모색하고 있는지 알아봤습니다.

베트남 OO마트의 친환경 포장 실험

2019년 4월, 베트남의 ‘OO마트’가 비닐봉지 대신 바나나 잎으로 채소를 포장해 파는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채소 공급업체들과 협업하여 가지, 오이, 쪽파를 비롯한 23개 품목의 채소 포장에 바나나 잎을 사용한 것인데요.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얻어 이 포장법을 베트남 전역에 있는 14개 자사 매장으로 확대하는 한편, 고기류 포장에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합니다. ‘OO마트’에서 시작된 이러한 움직임은 현지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빅씨(Big-C), 쿱마트, 이온, 안남 등 다른 현지 마트들도 앞다투어 이러한 포장 방식을 도입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플라스틱 대신 바나나 잎으로 포장된 채소. © shutterstock

2025년까지 플라스틱 비닐봉지 사용량을 제로로 만들겠다는 이 ‘OO마트’는 어디일까요? 놀랍게도, 베트남에 진출한 롯데마트입니다. 여러분은 롯데마트 하면 어떤 모습이 떠오르시나요?

통 크게 파는 만큼 책임도 통 클까요?

지난 10년간 한국 롯데마트의 마케팅 전략은 ‘통 큰 할인’이었습니다. 이 마케팅이 나름 성공적이었는지, 지난 1월 1일에는 국경절 이름을 딴 ‘통큰절’ 행사까지 진행되었죠. 해당 행사에서는 치킨을 비롯하여 각종 신선식품과 인기 생필품을 초저가로 판매하였습니다. 롯데마트 측은 이 행사를 블랙프라이데이(미국), 광군제(중국)와 같이 국가적 차원의 쇼핑 축제로 키울 포부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통 크게 팔고 싶은 롯데마트, 유통과 소비 과정에서 쉴 새 없이 버려지는 플라스틱 문제에 대해서도 베트남에서처럼 통 큰 대안을 선보이고 있을까요?

일회용 플라스틱으로 포장된 채소들이 롯데마트에 진열되어 있는 모습. © shutterstock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최근 4개월간 국내 5대 대형마트를 대상으로 플라스틱 사용량 및 저감 정책에 관한 실태조사를 진행하였습니다. 투명성, 감축, 혁신, 정책 항목을 종합 평가한 결과, 실망스럽게도 롯데마트의 성적은 최하위, F를 기록하였습니다.

2018년 환경부와 국내 5대 대형마트는 비닐 롤백 사용량을 50% 감축한다는 자율협약을 체결하였습니다. 그러나 비닐 롤백 사용량을 공개해달라는 그린피스의 요청에 다른 마트들과 달리 롯데마트는 답변을 거부하였습니다. 이유도 밝히지 않은 채 말이죠. 또한 롯데마트는 국내 환경단체와 일회용품 줄이기 협약을 체결하면서 PB상품(Private Brand, 자체 제작 브랜드)의 포장 가이드라인과 제품 개발 과정에서 환경을 고려한 프로세스를 도입한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진행 과정에 대해서는 여전히 깜깜무소식입니다. 이처럼 국내에서는 베트남 매장에서의 시도와 같은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한 "통 큰” 의지를 찾아볼 수 없습니다.

고객은 다 계획이 있구나

최근 온라인 마트와의 경쟁으로 국내 대형마트 업계의 적자는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습니다. 이에 각 기업은 소비자들을 어떻게 마트에 방문하게 만들 것인가에 사활을 걸고 있는데요. 이에 롯데마트는 체험형 콘텐츠 확대와 신선식품 강화를 통한 돌파 전략을 내세웠습니다. 그렇다면 소비자들은 과연 어떤 마트에 가길 원할까요? 여기 주목할 만한 통계치가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3일, 소비자의 날을 맞아 그린피스와 녹색소비자연대는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였습니다. 응답자의 79.3%가 대형마트의 친환경 정책이 마트 선택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답하였고,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안을 도입하는 마트가 생긴다면, 응답자의 68.6%는 현재 이용하고 있는 마트를 변경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온라인 배송 업체 대신 이러한 매장을 이용하겠다고 답한 응답자가 무려 74%에 달한다는 것입니다.

그린피스·녹색소비자연대 ‘대형마트 플라스틱 사용에 대한 소비자 인식 조사’ 2019, 12.

위의 조사 결과를 고려하면, 대형마트가 소비자들에게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재 없는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것은 온라인 마트와의 차별성을 키우는 데 있어서 유효한 전략이 될 것입니다.

대한민국을 널리 이롭게 하라

롯데마트는 국내에서도 변화의 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충분한 경험과 역량이 있습니다. 국내에서 이러한 시도를 하지 않는 것은 못해서가 아니라, 하지 않고 있는 것일 뿐입니다. 베트남에서 바나나 잎을 수입하여 똑같이 포장하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들이 의지만 있다면, 국내 상황에 맞춰 현실적이면서도 창의적인 대안을 모색할 수 있습니다.

롯데마트, 통큰 상품만큼 책임도 통 클까요? © shutterstock

롯데마트는 국내에서도 일회용 플라스틱 감축 목표를 명확히 세우고 조속히 행동에 나서야 합니다. 시작만 한다면, 베트남에서의 경험을 살려 어느 마트보다도 빠르게, 그리고 성공적으로 변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내년 1월 1일에는 ‘대한민국을 널리 이롭게 하라’는 ‘통큰절’ 슬로건의 진정한 의미가 빛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롯데마트가 ‘플라스틱 없는 장보기’를 시행하는 마트가 되길 원하신다면, 지금 바로 아래 투표하기 버튼을 클릭해주세요! 투표 결과는 마트에 전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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