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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산불은 꺼졌지만, 기후변화는 현재진행형

글: 김지석 기후변화 스페셜리스트

호주 산불, 피해규모와 현재 상황

가장 큰 규모로 불이 나고 있던 뉴사우스웨일즈주에 호주 역사상 30년만에 가장 많은 비가 내리면서, 작년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6개월간 지속된 호주 산불 사태가 일단락 지어졌습니다. 유례없는 가뭄과 폭염으로 이미 예상 되었지만 제대로 대비하지 못했던 산불은 큰 피해를 남겼습니다. 

최종 집계된 피해 면적은 대한민국 영토 보다 넓은 12.4만 제곱 킬로미터입니다. 호주 동남부에 위치한 뉴사우스웨일즈 지역에서만 5.4만 제곱 킬로미터의 숲과 초지가 불탔습니다. 이 지역의 한해 평균 산불 피해 면적은 약 0.3만 제곱 킬로미터입니다. 이번 산불은 평년대비 약 18배의 피해를 입혔습니다. 호주 전체로 따지면 숲의 20% 이상이 불타서 잿더미가 되었습니다. 

숲과 초지가 불타면서 많은 피해가 있었습니다. 확산을 막기 위해 화마와 싸우던 소방관들을 포함해 33명의 사람들이 죽음을 맞았습니다. 사람들은 그나마 소방당국의 경보를 듣고 자동차를 타고 대피할 수 있지만 야생동물들은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산불에서 구조된 아기 캥거루 세마리가 캥거루알라 야생동물 보호소에서 우유를 먹고있다.
산불에서 구조된 아기 캥거루 세마리가 캥거루알라 야생동물 보호소에서 우유를 먹고있다.

시드니 대학의 생태학자인 크리스 딕맨 교수는 10억 마리의 야생동물이 죽음을 당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그런데 이 숫자는 6.25만 제곱킬로미터의 숲이 탔을 때를 기준으로 추정한 것으로, 실제 숫자는 훨씬 더 많습니다. 게다가 10억 마리는 면적당 몇마리가 사는지 조사 자료가 있는 새, 파충류, 포유류 숫자만 계산한 수치입니다. 박쥐, 개구리, 물고기 등은 자료가 없어서 계산에서 제외되었습니다. 여기에 벌, 나비 등 곤충과 기타 다른 생물들까지 합치면 뉴 사우스 웨일즈 지역과 인접한 빅토리아 지역에서만 약 2,400억 마리가 강제 화장을 당했다고 딕맨 교수는 말합니다.

가장 큰 피해를 입혔던 뉴사우스웨일즈주의 산불은 진화되었지만, 열대성 태풍등으로 인해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며 시드니와 같은 도시에서 홍수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호주 산불은 3-4월에도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직 완전히 마음을 놓을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산불이 다시 내뿜은 온실가스

이번 호주 초대형 산불은 상상이 잘 가지 않을 정도로 많은 야생동물의 죽음 외에 큰 문제점을 하나 남겼습니다. 나무는 여러가지 이로운 작용을 하는데, 이 중 하나는 바로 광합성 작용을 통해 공기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탄소로 줄기와 잎을 만들고 산소를 배출하는 것 입니다. 그런데 산불이 나면 수십년간 흡수했던 탄소가 산소와 다시 결합해 지구를 뜨겁게 만드는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가 되어 공기중으로 날아갑니다.

산불이 크면 클수록 더 많은 온실가스가 배출되는데, 이번 호주 산불로 배출된 이산화탄소의 양은 무려 4억 3천만톤으로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1%가 넘습니다. 온실가스를 긴급히 줄여야 하는 기후위기 상황에서 이렇게 숲이 온실가스를 대량으로 배출하게 된 건 문제 해결을 더 어렵게 만듭니다. 이렇게 내뿜어진 온실가스가 지구를 더 뜨겁게 만들고 더 심한 산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습니다.

3월 5일, 이 글을 쓰고 있는 바로 지금, 영국, 네덜란드를 포함한 6개 국가의 과학자들이 기후변화가 이번 호주산불에 미친 영향을 발표했습니다. 공동 연구 결과에 의하면 기후변화로 인해 고온 건조한 기상 조건을 만들어질 확률이 최소한 30% 이상 높아졌습니다. 야구로 치면 3할타자가 4할타자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더해 지구 평균온도가 2도 높아지면 이번 같은 초대형 초장기 산불이 일어날 확률이 최소 4배에서 최대 8배 이상 높아질 거라고 예측했습니다. 

그린피스가 해온 일

그린피스는 환경문제의 근본원인을 해결하기 위해 캠페인을 펼칩니다. 이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해당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변화에 나서고, 정부와 기업의 정책을 바꾸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호주 산불 역시 기후변화로 인해 그 규모와 피해가 심각해졌기 때문에, 그린피스는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더 많은 사람들과 이해당사자에게 알리기 위해: 

  • 산불을 진화하고 있는 지역소방대를 위해 긴급 모금을 진행해 75,000 호주달러를 모금해 전달했고,
  • 산불 기간 내내 산불 생존자들과 함께 일하면서 그들의 집의 잔해를 호주 의회로 가져오는 등 생존자들의 이야기를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도록 도왔고, 
  • 호주 스콧 모리슨 총리에게 지난 4년간 상승했던 호주의 온실가스 배출을 시급히 줄임으로써 기후변화의 악화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호주인들을 보호해줄 것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진행중이고,
  • 캐나다, 뉴질랜드, 러시아, 핀란드 등 세계 13개국의 호주 대사관 앞에서 호주 스콧 모리슨 총리에게 시급히 석탄을 퇴출하고 기후위기에 대응할것을 요구하는 시민 행동을 조직했고,
  • 사진, 영상 작가 등을 현장에 파견해 피해 상황을 기록하고, 주요 외신 등 미디어 인터뷰 등을 통해 알려 기후위기의 심각성에 대해 알려 왔습니다. 
캐나다 시민들이 오타와 주재 호주 대사관 앞에서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에게 기후위기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호주의 반(反) 기후변화 정책에 한국도 책임을 피하기 힘듭니다. 한국은 전 세계 1인당 석탄 사용률 1위, 해외 석탄 투자 3위, 석탄 수입량 4위에 이릅니다. 석탄 발전 비중이 높으니 이를 위해 호주, 인도네시아 같은 석탄 생산국의 광산 개발에 투자합니다. 또 석탄 발전소 건설을 지원해 사업 국가들이 더 많은 석탄을 수입, 생산, 사용하는데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석탄 사용은 이산화탄소 배출 증가시켜 기후위기를 심화시키기에 한국은 기후위기에 큰 책임감을 가져야 합니다. 이에 그린피스는  ‘해외 석탄 투자 중단’을 촉구하는 메시지와 함께 산불 영상을 레이저빔으로 투사(프로젝션)하는 액션을 진행하는 등 한국정부 역시 화석연료 산업 퇴출을 통해 기후위기에 대응할것을 요구하는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그린피스는 21일 한국전력에 ‘해외 석탄 투자 중단’을 촉구했다.
그린피스는 21일 한국전력에 ‘해외 석탄 투자 중단’을 촉구했다.

이 외에도 그린피스의 전문가들은 각국 정부가 기후위기 해결을 위해 나설 수 있도록 전 세계 55개 사무소에서 지속적으로 다양한 캠페인을 통해 알리고 있습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 기후변화 대응

이미 지구 기온은 1도 이상 높아진 상태입니다. 지금도 우리는 전기를 만들고 자동차를 움직이기 위해 석탄, 석유, 천연가스를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다행스러운 점은 우리는 이미 태양광, 풍력 같은 기술을 이용해 그리 높지 않은 가격의 전기를 생산해 공급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전기차를 이용하면 온실가스를 아주 적게 배출하면서 자동차를 사용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다만 지금같은 속도로 태양광, 풍력을 공급하고, 전기차를 공급해서는 너무 늦습니다. 

유럽에서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고 2050년까지는 제로로 만드는 법안을 이미 추진하고 있습니다. 미국 대선 후보들 중에는 2030년에 온실가스를 70 퍼센트를 줄이겠다는 공약을 내건 사람도 있습니다. 전기차를 구매하거나 태양광을 설치하는 일도 의미가 있지만 정부와 정치권에 기후 위기 문제를 진지하게 접근해 해결하라는 목소리를 내야 하는 이유입니다. 실제로 유럽과 미국에서는 청소년들이 학교를 빠지며 1년 반째 결석 시위를 하고 있으며, 이 결석 시위를 처음 시작한 그레타 툰베리라는 청소년이 2019년 노벨평화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호주 산불은 진화 되었지만 기후변화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입니다. 호주산불과 같은 대재앙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도록 기후위기 대응에 참여해 그린피스와 함께 변화를 만들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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