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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부격차는 기후변화에도 있다? 불평등 해소를 위한 기후 정의의 실현

글: 하프리 카우르 폴(Harpreet Kaur Paul), 인권변호사 및 프리랜서 정책 및 캠페인 전략가
기후변화 때문에 우리가 모두 피해를 받고 있지만, 전 세계 사람들이 모두 같은 수준의 피해를 받는 건 아닙니다. 빈곤한 국가와 지역사회의 사람들은 기후변화에 더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것이죠. 기후 정의는 이러한 기후 영향의 양극화를 줄이고, 피해를 보상하고, 기후변화에 책임이 있는 자들에게 정당한 책임을 묻는 것을 의미합니다.

전 지구 평균기온이 약 1도 상승하며 기후변화에 가장 취약한 국가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습니다. 아프리카 남부 지역의 수 백만 명은 전례 없는 가뭄과 폭풍으로 식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인도와 파키스탄 몇몇 지역에서는 여름 기온이 무려 51도까지 상승하며 심각한 국민 건강 문제를 야기하기도 했지요. 과테말라는 기후변화로 인해 질병 위험이 증가하고 흉작이 잇따르고 있으며, 페루는 거대 빙하가 녹아내리면서 인근 마을이 물에 잠길 위협에 놓여 있습니다. 방글라데시의 한 섬의 주민들은 바닷물 수위가 높아지면서 농장을 잃고 도시로 내몰렸습니다. 이렇게 도시에 온 이들은 저임금을 받으며 육체적으로 고된 일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케냐의 여성들은 가뭄 심화에 물을 찾아 점점 더 오지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투발루나 피지, 파푸아뉴기니의 주민들은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삶의 터전을 떠나야 하는 비극을 겪고 있습니다.

가난하면 기후변화 피해도 더 많이 받아야 하나요?

기후변화는 전 세계 모든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지만, 우리가 어디에 사는지와 상관없이 결국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은 금전적인 사정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부유한 사람들은 펀드나 보험을 통해 빠르게 리스크를 피하고 임시 융통이나 이주/재건축 비용을 조달할 수 있지만, 가난한 사람들은 대피가 불가능하거나 식량, 물, 에너지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보험은 자격 미달이거나 비용 때문에 가입도 못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정부와 기업들의 차별적인 정책으로 인해 많은 위험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성별, 나이, 경제력, 거주지 등 우리가 관리할 수 없는 영역의 요소들도 기후변화 대응에 영향을 미칩니다.

기후변화에 책임이 가장 큰 국가들은 오히려 상대적으로 적은 영향과 피해를 받지만 기후변화에 책임이 거의 없는 국가들의 국민들은 기본적인 자유와 인권을 빼앗기고 있습니다. 이들은 늘어나는 제약 속에서 역경을 이겨내고 살아남아야 하는 어려움에 처해 있는 것입니다.

옥스팜의 조사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10%가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약 50%를 배출하며, 전 세계 부의 50%를 차지하고 소위 선진국에 거주한다고 합니다. 반면, 전 세계 하위 50% 빈곤층이 만들어내는 탄소는 전체 배출량의 10%에 불과하며 이들이 받는 수입 비중은 전 세계의 8%에 불과합니다.

세계은행은 영국 1인당 평균 탄소 배출량이 말라위 1인당 탄소 배출량의 65배에 달한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미국, 캐나다, 호주 국민들은 그보다 더한 150배 이상을 배출합니다. (이미 놀랍도록 차이가 나는) 이 수치는 우리가 사용하는 기술, 먹는 음식, 입는 옷을 만들고 운반하는 데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제외한 수치입니다. 하지만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가난한 국가인 모잠비크는 2019년 한 해에만 전례 없는 사이클론을 두 번이나 겪으며 32억 달러에 달하는 피해를 부담해야만 했습니다. Civil Society Review(시민사회리뷰)에 따르면 기후변화에 따른 전세계 피해액은 2030년까지 약 3~7천억 달러에 달할 전망입니다.

기후 정의가 불평등을 저격하다

세계은행은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를 모두가 공평하게 책임지려면 미국과 유럽연합(영국 포함)이 최소한 50%, 중국이 10%, 인도가 0.5%를 부담해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피해금도 영양실조에 걸린 아이들, 뿔뿔이 흩어져야만 했던 가족들, 생활 터전을 잃은 주민들의 고통까지 치유할 수는 없습니다.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를 극복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기후 정의는 현재의 불공평한 상황을 만든 시스템에서 벗어나 지구 기온 상승을 1.5도로 막는 것을 의미 합니다. 또한 잘못된 해법이나 미래의 기술에 의존하지 않고, 지금 당장 행동에 나서는 것을 의미합니다.

미래 계획에 대한 다짐만으로는 현재 상황을 변화시킬 수 없습니다. 기업들은 평소와 마찬가지로 운영될 테고 지구 평균기온 4도 상승은 현실이 될할 것입니다. 기후 변화의 영향은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문제이며 결국 우리 모두의 생존을 위협할 것입니다. 

저탄소 시대에 접어들면서, 우리를 이러한 상황에 놓이게 한 이들은 분명 마땅한 책임을 져야합니다. 화석연료, 기업식 영농, 콘크리트(시멘트), 광산 기업 및 이를 재정적으로 지원한 곳들이 가장 먼저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불과 100개의 기업이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71%를 차지하는 점을 생각하면 이들의 책임을 묻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 기업은 오히려 계속해서 정부 지원금과 은행들의 자금을 받아 새로운 화석연료, 석유와 가스 벤처 사업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전 세계 기후변화에 가장 피해를 준 기업들에 자금을 지원하면서, 기후변화 대응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모순적인 언행을 당장 멈춰야 합니다. 

‘더 나은’ 삶과 사회를 위한 변화

우리는 이미 답을 가지고 있습니다. 재생가능에너지 전환과 보급 확대, 산림 생태계 복구, 지속가능한 농업 추구는 기후변화와 자연환경의 위기를 극복할 뿐만 아니라 부유층과 빈곤층 간의 기후변화 대응 격차도 줄일 수 있습니다. 태풍이나 자연재해가 닥칠 때 기후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국가들이 빚에 내몰리기보다는 충분한 지원을 받도록 해야 합니다.

우리는 주식시장에 몰려 있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일반적인 GDP 성장률과 같은 수치의 개념을 넘어 광범위한 지역사회의 번영과 성장에 대한 비전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기후위기 대응은 우리 사회가 인권을 보호하고 정치적·사회적·경제적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도록 돕는 기회이자 열쇠입니다.

결정적으로, 기후 정의는 기후변화 대응 계획이 원주민과 환경 토착민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합니다. 이들은 지속가능한 삶을 실천하며 전 세계 생물 다양성의 80%를 보호해온 장본인이기 때문입니다.

기후 정의는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데 공평한 노력을 추구하고, 이를 위해 싸우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렇게 변화된 삶을 살 수 있고, 살아야만 하며, 변화를 실천한다면 분명 지금보다 더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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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프리 카우르 폴(Harpreet Kaur Paul)은 인권변호사이자 프리랜서 정책 및 캠페인 전략가입니다. 피플 앤 플래닛(People & Planet), 리드레스(REDRESS), 국제앰네스티와 함께 일했으며, Wretched of the Earth 정치 단체와 일한 바 있습니다. 트위터 계정을 팔로우하시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