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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차의 배신 "너 친환경 아니었어?"

글: 최은서 그린피스 동아시아 서울사무소 기후에너지 캠페이너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우리의 유일한 '친환경차'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더는 아니죠. 이미 경제성과 친환경성을 모두 입증한 전기차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습니다. 만약 '하이브리드차도 나름 친환경 아닌가요?'라고 묻고 싶다면, 아래 글을 통해 하이브리드차가 친환경차라는 구시대의 평가를 떼어 내야 이유를 알아보세요.

디젤차에 집중된 자동차 정책은 온실가스로 심화되는 기후위기를 막아 내기 충분하지 않습니다.

Q. 하이브리드차는 친환경차 아닌가요?
A. 아닙니다.

하이브리드차의 정의를 알아봅시다. 하이브리드는 두 가지 이상의 기술을 접목한 것을 뜻합니다. 즉 '석유'와 '전기'를 동시에 연료로 이용하는 자동차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연기관의 엔진과 전기차의 구동 모터를 모두 장착하고 있습니다. 구조상 하이브리드는 디젤, 가솔린 등의 내연기관차보다 연비가 높고, 배기가스 배출량이 적습니다. 하지만 기후위기를 가져온 온실가스 배출량은 적지 않습니다.

일반 하이브리드차는 따로 전력 충전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만큼 전적으로 엔진에 동력을 의존하며 회생 제동 장치를 통해서만 일부 전력만을 확보합니다. 고용량 배터리를 이용하고 전력 충전이 가능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역시 전기차 모드로 지원되는 짧은 주행거리에서만 환경친화적이며, 이후 내연기관차와 마찬가지로 작동합니다.

전문가들은 2015년 발각된 디젤게이트와 이후 계속되는 배출가스 불법 조작 사건들을 볼 때 자동차 엔진의 연비 향상은 공학적으로 개선되기 어려운 지점에 다다랐다고 이야기합니다.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하이브리드차 또한 인류 최대의 위기인 기후위기를 막아서기에는 충분치 않은 선택이며, 이에 의존하는 태도는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는 '진짜' 대안인 전기차가 확산되는 데 방해가 됩니다. 실제로 토요타는 신형 하이브리드 모델을 전기차보다 더 나은 차로 홍보했다가 노르웨이에서 거짓 광고로 상영 금지를 당하기도 했습니다.

심화되는 기후위기로 유럽, 중국을 중심으로 전기차는 일찍부터 엔진차의 진정한 대안으로 인정받았고 배터리 기술의 발달로 예상보다 빠른 대중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전기차 산업은 코로나의 악재 속에서도 비약적으로 성장 중입니다. 만약 일부 친내연기관차 이해관계자들의 말대로 전기차 시대가 아직도 시기상조라면 '자동차 왕국' 독일을 포함한 유럽에서 코로나발 경제 위기를 대처할 그린뉴딜의 주요 정책으로 '전기차 확대'가 이토록 주요하게 책정되지 못했을 것입니다. 수송 부문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한 유일한 대안이 바로 전기차입니다.

미국과 독일의 실험에 따르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자동차 제조사에서 주관하는 주행 테스트 때와 실제 도로에서 주행할 때 큰 차이를 보입니다. 독일 자동차연맹(ADAC)은 개별 차량 모델 테스트 시, 실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제조사가 공식적으로 이야기하는 배출량보다 2~3배 높다고 발표했습니다. 즉, 우리가 하이브리드차의 친환경성에 속고 있었다는 이야기입니다.

2028년 이전 디젤, 휘발유, LPG 자동차 판매 중단을 위해서는 제조사와 정부의 기후위기 대응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기업이 하이브리드차를 놓지 못하는 이유

자동차 업계는 하이브리드차가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사이의 필연적인 과도기적 모델이라고 주장합니다. 기후위기로 시장의 흐름이 바뀌고 있음에도 많은 자동차 기업들이 기존 내연기관 기반인 하이브리드차를 여전히 선호합니다. 왜일까요?

가장 큰 이유는 비용입니다. 하이브리드차는 엔진, 변속 장치, 배기가스 처리 시스템 등 기존 내연기관차의 부품을 거의 그대로 사용합니다. 새로운 투자 없이 판매를 지속할 수 있습니다. 또 이러한 내연기관 부품들은 정기적인 검진과 교체를 필요로 합니다. 소비자로부터 추가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죠. 가장 중요한 건 아직까지 친환경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인 하이브리드차를 판매함으로써 이산화탄소 감축에 전혀 기여하지 않으면서도 스스로를 '친환경차' 브랜드로 그린 워싱(green washing)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자동차 기업이 바뀌려면 전기차 전환에 집중할 수 있는 규제의 마련이 필요합니다. 자동차 회사들은 기후위기에 책임을 지고 수송 부문의 온실가스를 줄일 책임이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그린피스 보고서 '무너지는 기후, 자동차 산업이 불러온 위기'를 참고하세요.) 결국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자동차가 도로에 늘어날수록, 기후변화의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로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느슨한 '친환경차' 기준

독일 항공우주센터(DLR)의 교통 부문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연구에 의하면, 지구 기온 평균 상승의 폭을 1.5도 이하로 억제할 가능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유럽에서 순수 내연기관차의 경우 2025년까지, 하이브리드차의 경우 2028년까지 생산 및 판매를 중단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자동차 제조사들이 전기차 전환 시점을 늦어도 2028년으로 수립해야 하며, 동시에 정부도 전기 및 수소차 보조금 외 무공해차 의무 판매제 등 적극적인 역인센티브 정책으로 탈내연기관을 뒷받침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친환경차의 규정부터 분명히 해야 합니다. '수도권 대기환경개선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에 따르면 정부는 친환경 자동차 정책을 '저공해차' 중심으로 구성했습니다. 저공해 자동차는 총 1종, 2종, 3종으로 구분합니다. 1종은 전기, 수소전기차와 같이 대기오염 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무공해차를 말하지만, 2·3종은 환경부령 기준을 만족시키는 하이브리드, 천연가스, 액화석유가스(LPG), 휘발유차까지 포함합니다. 게다가 현재 산업통상자원부의 환경친화적 자동차 규정에도 하이브리드차가 포함돼 개별소비세, 교육세 감면 등 세제 혜택이 가능합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경우 구매 보조금까지 지급됩니다.

지금처럼 석유를 이용하는 자동차를 친환경으로 정의해서는 이산화탄소 감축을 이룰 수가 없습니다. 전 세계가 내연기관차 제한 목표를 세우고 정부도 수송 부문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노력하는 만큼 제대로 된 친환경차 기준 제정이 필요합니다.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모든 내연기관차를 저공해차 기준에서 제외해야 합니다. 이산화탄소를 내뿜으면서 통행료 감면 등 저공해차 혜택을 제공받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우리들의 평범한 일상을 위협하는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서는 교통 부문의 온실가스 감축이 중요합니다. 우리 자동차 산업계가 미래차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라도 전면적인 전기차 전환 계획이 필요합니다. 빠르게 재생가능에너지로 충전되는 전기차, 전기 교통 시대를 위해 힘을 모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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