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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역대급 장마'- 눈 앞으로 다가온 기후위기의 현실을 조승연 작가와 목격하다

글: 정상훈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
54일간의 역대 최장 장마가 끝날 무렵이었던 8월 셋째 주, 저는 조승연 작가, ‘조승연의 탐구생활' 촬영 팀과 함께 서울 한강 반포대교를 찾았습니다. 저희가 반포대교를 찾아간 이유는 단 하나. 장마, 그리고 기후위기로 인한 이상기후의 흔적을 직접 목격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아 큰일이다. 진짜” 장마가 끝나면서 남긴 흔적을 본 조승연 작가의 입에서 나온 탄식입니다.
한강 공원은 그동안 내린 엄청난 양의 폭우로 인해 체육시설과 자전거 도로 등 공원 곳곳이 짙은 흙탕물 속에 잠겨 있었습니다. 어디선가 떠내려온 소형 선박은 완전히 뒤집혀 밑바닥만 하얗게 드러내 보이기도 했습니다. 조승연 작가와 저는, 이 광경을 바라보면서 이번 ‘장마'가 우리에게 던지는 신호가 무엇인지, 앞으로 기후위기가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칠 건지, 그리고 인류에게는 희망이 있는지에 대해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2020년 여름, 54일간의 긴 장마로 한강물이 불어 여의도 한강공원 일대가 물에 완전히 잠겼다. © Sungwoo Lee / Greenpeace

2020년 ‘역대급 장마'. 10년 뒤에 더 큰 피해가 발생한다?

올해, 우리나라는 이번 홍수로 인해 총 42명이 숨지거나 실종 되었고, 8천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습니다. 또한, 폭우가 쏟아지면서 산사태가 발생했을 뿐만 아니라 농경지가 침수 되었고, 수만 마리의 가축들이 물에 떠내려가 폐사 했습니다.

그린피스가 과학 잡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실린 미국 기후변화 연구기관 ‘클라이밋 센트럴’의 자료를 분석해 본 결과, 온실가스를 지금과 같은 수준으로 배출한다면 2030년에는 올해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더 큰 홍수 피해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약 330만명이 침수 피해를 입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54일간의 긴 장마가 남긴 흔적. © Sungwoo Lee / Greenpeace

10년 뒤 홍수. 우리나라에서 피해를 가장 많이 입게 될 지역은?

2030년, 우리나라에 홍수가 발생할 경우, 인구 기준으로는 경기와 인천, 서울 순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며, 지역 기준으로는 전라남도와 충청남도가 가장 큰 피해를 겪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상기후로 인해 서부지역에 더 큰 해일이 발생하고 이 지역의 고도가 낮기 때문입니다.

그린피스는 2030년 홍수피해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시뮬레이션 3D 영상을 제작했다. © Greenpeace

점점 심각해지는 홍수 피해. 그 이유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기후변화’에 있습니다. 지구의 온도가 점점 높아지면, 북극의 빙하가 녹아내리고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해안가를 중심으로 홍수 피해가 늘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해수면이 약 30cm 상승하면 100년에 한 번 발생할 해안가 폭풍이 10년에 한 번 발생하게 됩니다. 이보다 해수면이 두 배 높아져 약 60cm 상승하면 100년에 한 번 발생할 해안가 폭풍이 매년 발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결국 높아진 해수면과 만조, 강력해진 폭풍우까지 더해지면서 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한 홍수 피해가발생하는 것입니다.

해수면 상승. 우리도 다른 나라처럼 수문을 설치하고 둑을 더 높게 쌓으면 안 되나요? 

물론, 지금부터 기후재난을 예측하고 대응할 수 있는 방재 시설을 잘 구축해야 합니다. 하지만 앞으로 수 세기 걸쳐 해수면 상승은 약 6m까지 진행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된다면 방재 시설을 계속 보강하는 것이 능사가 아닙니다. 그뿐만 아니라, 기후 위기로 인한 자연재난은 우리가 예측하지 못하는 형태와 장소에서도 등장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근본적인 원인인 ‘기후 위기’를 막기 위한 대책을 정부에서 세우고, 온실가스 감축 계획을 실행해야 합니다. 따라서, 과학자들이 강력히 권고하는 것처럼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절반으로 감축하고, 2050년까지 탄소 순배출을 ‘제로(zero)’에 도달해야 합니다.

희망이 있는 것일까요?

혹시 애플(Apple) 광고 중 평화롭게 잠자는 아기가 등장하는 영상을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목소리로만 등장하는 아빠가 아기에게 10년 뒤 선물을 선사하겠다고 약속합니다. 그 선물은 바로 탄소 배출 제로(zero)입니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애플의 약속’인 이 광고처럼 이미 글로벌 기업들은 기후 위기를 막기 위해 행동에 나섰다는 것을 잘 보여줍니다. 애플 이외에도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2019년 9월, 한국의 학생들이 기후 운동을 지지하며 대한민국 정부에게 기후위기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 Soojung Do / Greenpeace

전 세계의 국가들과 도시들도 행동에 나섰습니다. 지금까지 30개국의 1,765개 지방자치단체가 기후비상사태를 선언했습니다. 한국에서는 세계 최대규모인 226개 기초지방자치단체들이 여기에 동참했습니다. 유럽은 그린딜 정책을 통해 2050년까지 탈 탄소 사회로 가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은 전 세계가 기후 위기 대응에 동참하도록 하는 기후 외교를 펼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조승연 작가는 지금의 상황을 보며 우리에게 아직 희망이 있다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인간은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하면 빨리 해결할 수 있는 모순이자 희망과 같은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는 기후비상사태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현재의 위기를 제대로 인식하고 다 함께 행동했을 때 거대한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입니다.

54일간의 긴 장마가 남긴 흔적. © Sungwoo Lee / Greenpeace

한강, 반포대교에서 저와 조승연 작가가 잠시 바라본 현장은, 지구 곳곳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는 기후 위기의 아주 작은 조각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가 목격한 광경은 우리에게 매우 명백한 신호를 던졌습니다. 지금 이대로 지속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장마는 54일 만에 드디어 끝을 보았지만, 폭염이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있습니다.

정부는 지금 당장 기후비상사태를 선언하고 2030년 온실가스 절반 감축⋅2050 탄소중립 목표를 수립 및 실행을 해야 합니다. 또한, 기업은 기후위기에 대한 책임을 가지고 화석연료가 아닌 재생가능에너지로 전환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은, 일상에서 먹는 것, 구매하는 것 등을 살펴보고 각자의 자리에서 기후위기 대응에 함께 하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함께 직면한 기후위기에 맞서 싸우려면, 소소한 실천에 더하여 구조적 변화를 추구하는 일이 꼭 필요합니다.

‘건강한 지구’안에서만 ‘건강한 인간’이 있을 수 있습니다.
지구를 지키고 우리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기후변화 해결에 동참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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