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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뒤 과거를 후회하는 문 대통령, 도대체 무슨 일이?

세계 기후 행동의 날, '미래 포스터'로 정부·국회 행동 촉구

글: 정상훈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
9월 25일은 세계 기후 행동의 날입니다. 그린피스는 기후위기 대응에 여전히 소극적인 우리 정부와 정치권의 각성을 촉구하는 포스터를 제작했습니다. 여기에는 10년 뒤 문재인 대통령의 모습도 연출됐는데요. 이유를 본문을 통해 확인 해보세요.

기후위기는 우리의 일상을 위협하기 시작했습니다. 올해 여름 한국에서는 유례없는 54일 간의 장마로 42명이 목숨을 잃거나 실종됐고 8천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습니다. 기나긴 장마 뒤에는 강력한 태풍이 연이어 한반도를 할퀴고 지나갔습니다. 미국에서는 캘리포니아 산불로 9월 16일 현재 36명 이상이 숨졌습니다. 유럽은 기록적인 폭염으로 신음하기도 했습니다.

국제 사회와 과학계는 점점 더 다급해지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 탄소 배출을 줄이는 급격한 변화가 없을 경우 재앙적 기후위기는 더욱 극심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입니다.

올여름 한국에서는 유례없는 54일 간의 장마로 42명이 목숨을 잃거나 실종됐고 8천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당시 물에 잠긴 한강공원의 모습.

전 지구적으로 벌어지는 기상 이변의 위협에 맞서기 위한 행동도 세계 차원에서 전개되고 있습니다. 9월 25일 전 세계의 청소년과 청년, 시민들이 각국 정부의 기후위기 대응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습니다. 한국의 청소년과 환경 단체들도 이러한 행동에 동참했습니다.

그린피스 역시 세계적인 행동에 동참하기 위해 비대면, 비접촉 방식으로 정치권의 대응을 촉구하는 기후 행동을 펼쳤습니다. 그린피스 활동가들은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주변과 광화문 지역 일대, 홍익대학교 주변 거리 곳곳에 정부와 국회의 기후위기 대응을 촉구하는 포스터 160여 부를 부착했습니다.

포스터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10년 뒤 모습이 연출됐습니다. 이들은 한결같이 "정말 죄송합니다. 기후변화로 인한 재난이 일상이 될 줄 몰랐습니다. 10년 전 온실가스를 줄여야 한다고 외친 이들의 경고를 들었어야 했습니다"라고 반성합니다. 2030년 9월이 돼서야 기후위기가 심각해진 모습을 목격하고 과거 정책적 노력이 부족했음을 뒤늦게 깨닫게 되는 설정이죠.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9월 25일 세계 기후 행동의 날을 맞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후변화에 안일하게 대응한 것을 후회하는 10년 뒤 정치인들의 모습을 담은 포스터를 들어 보이고 있다. © Jung-geun Augustine Park / Greenpeace

우리 정부의 문제점을 조금 더 말해 보겠습니다. 정부는 지난 7월, 코로나 이후 경기 회복과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목표 아래 그린뉴딜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그린뉴딜 정책에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구체적인 목표가 빠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정책의 최고 결정권자인 대통령과 경제 정책 전반과 재정 부분을 담당하는 경제부총리에 대한 비판이 나오게 되는 것입니다. 또 법 제정을 통해 기후변화 정책을 강제할 수 있었던 정치권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죠.

10년 전에도 비슷한 포스터가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그린피스는 지난 2009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총회에서도 이 같은 포스터를 제작했습니다.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니콜라스 사르코지 당시 프랑스 대통령 등 세계 각국의 정상들이 그로부터 10년의 세월이 흐른 2020년에, 과거 기후위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던 점을 사과하는 내용이었습니다.

2009년 그린피스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 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세계 정상들의 기후위기 대응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은 미래 포스터를 부착했다.

기후위기를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요? 유엔 산하 기구들은 기후위기가 극단적인 상황으로 치닫는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해마다 7.6%씩 탄소배출을 줄여서 2030년에는 절반 수준, 2050년에는 탄소 순배출을 0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지구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정도만 상승하더라도 임계점을 넘어서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우리가 경험하는 장마와 홍수, 산불, 가뭄은 기후위기의 전조일 뿐이라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습니다.

이미 선진국들은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목표를 행동으로 옮기고 있습니다. 스웨덴, 영국, 뉴질랜드 등 6개 국가는 2050년 탄소 순배출 제로를 법제화하였으며, 14개 국가와 유럽연합(EU)에서는 이를 정부 정책 목표로 정하거나 현재 법제화를 추진 중입니다.

재생에너지와 전기차 시장에 투자해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것은 경제를 살리는 길이기도 합니다. 이를 착실히 시행해 온 유럽에서는 1990년부터 2017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이 23.5% 감소한 반면 GDP는 58% 성장하는 디커플링 현상이 나타기도 했습니다.

세계 초강대국인 미국에서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올해 11월 대통령 선거에 나선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는 그린뉴딜 정책에 2조 달러를 투자하고 2050년까지 탄소 순배출을 0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기후위기 대응에 소극적인 나라들의 정책 변화도 요구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린피스가 9월 25일 세계 기후 행동의 날을 맞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인근에 기후변화에 안일하게 대응한 것을 후회하는 10년 뒤 정치인들의 모습을 담은 포스터를 배포했다. © Jung-geun Augustine Park / Greenpeace

다시 한 번 한국 정부의 각성을 촉구합니다.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진정으로 걱정하는 정부라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과감한 전환을 두려워해서는 안 됩니다. 기후비상사태를 선언한 국회는 한 발 더 나아가 온실가스 감축을 법제화하는 법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우리 정부의 의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 도래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올해 말까지 유엔에 2030년 및 2050년 온실가스 배출 목표(NDC, LEDS)를 제출해야 합니다. 이는 우리나라가 진정으로 기후위기에 대응할 의지가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시금석이 될 것입니다. 부디 정부 관료와 정치권이 국제 사회, 과학계, 그리고 기후위기를 걱정하는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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