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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안이 그린피스에 DM을 보낸 이유(feat. 채소 한 끼, 최소 한 끼)

글: 줄리안 퀸타르트 (Julian Quintart)

어느날 그린피스 인스타그램에 DM이 도착했습니다. DM을 보낸 주인공은 방송에서 쾌활한 성격과 화목한 가족들의 모습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벨기에 출신 방송인 ‘줄리안 퀸타르트’.

이렇게 급 성사된 줄리안님과의 만남! 코로나로 인해 아쉽게도 인터뷰는 서면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었지만 질문마다 정성을 다해 답변해 주셨는데요. 때로는 그린피스 직원보다 더 다양한 환경 문제에 대해 깊은 생각과 지식을 가지고 있었던 줄리안님과의 인터뷰 내용을 공개합니다!

Q) 줄리안님은 이전에 유럽연합(EU)의 환경 관련 영상을 제작하셨고, 국내의 다양한 기후, 환경 행사에도 참석하신 적이 있는데요. 환경 문제에는 원래 관심이 많으셨나요? 기후변화와 환경 이슈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 궁금해요.

줄리안: 제 고향 벨기에 에와유(Aywaille)의 자연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저희 부모님은 마을에서 건강식품, 친환경 식품 가게를 운영하셨어요. 부모님으로부터 항상 ‘음식, 건강, 환경’은 모두 연결되어 있다고 배웠어요. 어릴 때부터 두 분 모두 채식을 하셨고, 어머니는 정원에서 텃밭을 직접 가꾸셨습니다. 어머니는 지금도 한국에 놀러 오실 때면 일부러 친환경 제품을 파는 매장을 찾아다니시기도 해요. 한국의 친환경 제품도 궁금하다고 하시면서요.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자연스럽게 접해온 이런 경험들이 모두 제가 환경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데 영향을 주었습니다. 

사진 출처: @aboutjulian 인스타그램 계정

Q) 요즘 환경 이슈 중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가 있나요? 

줄리안: 요즘은 먹거리, 그러니까 채식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환경보호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분리수거나 일회용품 등을 떠올리곤 하죠. 하지만 식습관으로 환경보호를 실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잘 없는 것 같아요. 저는 일상에서 기후행동에 동참할 수 있는 좋은 시작점은 바로 우리의 식탁이라고 생각합니다. 단 하루, 육류와 유제품을 먹지 않는 채식을 선택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양의 물을 절약할 수 있고, 기후위기의 원인인 온실가스 배출도 줄일 수 있다고 해요. 

Q) 조금 더 자세히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줄리안: 우리가 흔히 먹는 고기는 공장식 축산으로 생산되고 있습니다. 소, 돼지, 닭을 대량으로 키울 땅을 만들기 위해 나무를 베어내고, 사료를 만들기 위해 또 숲을 파괴합니다. 이렇게 많은 자원이 희생되고 파괴되어 대량으로 생산된 고기는 슈퍼마켓에서 브로콜리 같은 야채보다도 싸게 판매되어요. 얼마나 열악한 환경에서 도축했길래, 이렇게 낮은 가격에 판매될까?를 생각하게 됩니다. 김밥 한 줄, 스팸 한 캔, 찌개에 든 돼지고기처럼 우리의 일상적인 끼니에는 고기가 늘 따라다닙니다. 이렇게 많은 고기를 먹을 필요가 있을까요? 이렇게 만들어진 육류는 우리의 건강에도 좋지 않을 뿐 아니라 환경에도 물론 영향을 미칩니다. 그래서 저는 먹거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린피스의 '채소 한 끼, 최소 한 끼' 캠페인에도 관심을 가지게 된 것도 그 이유였습니다.

Q) 공장식 축산이 환경에 주는 영향은 물론, 동물권, 건강 등으로 인한 다양한 이유로 우리나라에서도 채식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어요. 고기 대체품도 많이 출시되고 있고요. 벨기에는 어떤가요? 

줄리안: 제가 벨기에보다 한국에서 생활한 기간이 더 길어서 엄청 잘 아는 건 아니에요. 제가 알기로는 벨기에 역시 고기나 동물성 식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요. 비건이라면 동물성 기름으로 튀기는 감자튀김도 먹기 힘든 게 사실이니까요. 그래도 좋은 소식이 있다면, 벨기에도 조금씩 변화하고 있어요. 2009년 벨기에 겐트(Ghent)시에 있는 학교와 어린이집 급식으로 일주일에 한번 채식 식단을 제공하는 것이 화제가 되어서 전국적으로 긍정적인 움직임이 시작되기도 했고요. 이런 변화에 대한 반응이 너무 좋아서, 현재 90개의 레스토랑과 20개의 호텔에서도 이 정책에 함께 하고 있다고 합니다. 겐트 시민의 절반이 일주일에 한번씩 채식을 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를 듣기도 했고요. 

Q) 줄리안 님은 평소 채식을 하시나요?

줄리안: 저는 완전한 채식주의자는 아니지만 집에서 식사를 할 때는 고기를 먹지 않습니다. 일주일에 절반 정도는 채식을 하고 있는 셈이죠. 저희 누나도 우유와 계란은 먹지만 육류는 거의 먹지 않고, 어머니도 스테이크를 왜 먹는지 이해를 못하세요. 특별한 날이 아니고서는 고기를 잘 드시지 않습니다. 먹더라도 채소와 함께 먹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고요. 제가 어릴 때는 어머니께서 세이탄(밀의 글루텐을 이용한 식물성 고기)로 채식 요리를 다양하게 해주시기도 했어요. 이런 환경 덕분에 저는 채식에 대한 거부감은 특별히 없어요.

Q)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는 채식에 대한 고정관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줄리안: 많은 분들께서 채식을 하는 사람들은 풀만 먹는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토끼들이 먹는 음식을 먹는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요새는 비건 버거, 비건 치즈, 비건 피자 등 정말 재밌고 다양한 채소 기반의 음식들 많이 나오고 있어요. 기회가 되신다면 한번 시도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Q) 먹어보신 채식 요리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메뉴가 있으신가요? 

줄리안: 예전에 홍콩에서 치킨과 굉장히 비슷한 식감을 가진 버섯 튀김을 먹어봤어요. 먹으면서도 내가 치맥을 하고 있는 건가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요즘에는 고기와 비슷한 질감과 맛을 내는 대체육도 많이 나오고 있잖아요. 근데 저는 대체육보다 채소 그 자체로 만든 창의적인 메뉴를 알아가는 재미가 더 크다고 생각해요. 전 세계적으로 보면 굉장히 재미있는 레시피로 요리하는 채식 식당이 많더라고요. 

Q) 혹시 채식이 아직까지 낯설고 어려운 분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환경 관련 도서, 영화 또는 다큐멘터리가 있을까요?

줄리안: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더 게임 체인저스(The Game Changers)>를 추천합니다. 채식을 다루는 다큐는 주로 동물권이나 환경 이슈를 다루는데, 이 다큐멘터리는 조금 다른 면을 다룹니다. ‘과연 고기가 우리 몸에 좋을까?’와 같이 사람들이 가진 궁금증을 풀어주죠. 예를 들어, 제가 가장 인상 깊게 봤던 부분 중 하나는, 세계에서 가장 힘이 센 사람으로 유명한 채식주의자 패트릭 바부미안(Patrik Baboumian)을 소개하는 장면입니다. 주변 사람들이 그에게 “고기를 안 먹고 어떻게 황소 같은 힘을 키웠느냐?”라고 물어보면, 그는 늘 “황소가 고기 먹는 걸 본 적이 있느냐?”라고 답변한다고 해요. 확 와닿는 말이죠. 채식하는 남성은 남자답지 못하고 약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았는데 다큐에서 이런 부분까지 다뤄주니 좋았습니다. 

Q) 지구를 사랑하는 줄리안님이 환경을 위해 ‘이것만은 꼭 지킨다!’ 하는 것이 있을까요?

줄리안: 자동차보다는 자전거를, 고기보다는 채식을 선택하려고 노력을 많이 해요. 그리고, 저는 몇 년 전부터 ‘선물을 받지 않는 것’을 실천하기 시작했습니다. 예전에는 생일이 되면, 케이크 두세 개는 기본이고, 사이즈가 맞지 않는 옷, 취향에 맞지 않는 향수 등 많은 선물을 받았습니다. 끝내 쓰지 않고 1년 정도 가지고 있다가 지인에게 주거나 기부를 하기도 했죠. 그래서 몇 년 전부터는 선물을 거절하기 시작했습니다. 2년 전부터는 선물 대신 제 이름으로 기부를 해달라고 공개적으로 요청하기도 했고요. 필요한 물건은 직접 고민하고 고르는 것을 좋아합니다. 또 새제품을 바로 사지 않고 중고로 구할 수 있는지도 찾아보고요. 여러분도 선물을 주고 받는 대신 이런 시도들을 해보는 게 어떨까요? 

 

지구를 위한 행동은 너무 어렵거나, 할 수 없는 일들이 아닙니다. 줄리안님처럼 일상에서 자전거를 선택하거나 오늘 한 끼는 고기 대신 채소를 먹는 것부터 시작해보세요. 그리고 함께 모여 더 큰 변화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그린피스 ‘채소 한 끼, 최소 한 끼’ 캠페인에 참여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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