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치, 앰비규어스가 여기서 왜 나와? (feat. 찐 팬심 주의)
‘오염수 내려온다’
작년부터 이날치와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가 불러일으킨 돌풍은 그야말로 엄청났습니다. 한국관광공사의 홍보 비디오 제작이 있기 전부터 약진이 시작됐지요. 당시 그린피스 서울사무소의 탈원전 캠페인 팀은 일본 정부의 오염수 방류 결정 논란이 장기화 될수록 대중들의 피로감이 더해질 것이 걱정이었답니다. 이날치와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가 가진 유쾌하고 긍정적인 힘이 있다면 시민들에게 알기 쉽게 메시지가 전달될 수 있겠다는 기대를 가졌습니다. 문제는, 우리의 캠페인 메시지가 이날치와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로부터 공감을 받을 수 있을지였지요.
2019년 10월의 마지막 날
오염수가 방류되기를 바라는 국민은 없다는 일념하에 겁 없이 이 두 그룹의 이메일함을 두드렸습니다. 정말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첫 연락에서부터 정중한 거절을 받게 되지 않을까 생각도 됐어요. 일본 정부와 한국 정부 간의 외교 문제가 오염수 문제의 중심에 있다고 보여질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이게 웬일?! 제안서를 보낸 당일 바로 미팅 일정을 잡게 되었어요. 설레임 반, 걱정 반의 마음으로 미팅에 나섰습니다.
첫 만남부터 뜨거웠던
이날치 밴드가 공연하는 장소를 찾았을 때, 밴드 멤버들은 할로윈 공연 컨셉을 맞추기 위해 분장과 의상 조율로 분주했어요. 바라보는 것만으로 너무 설렜어요. 장기하 밴드에서 베이스를 담당한 정중엽 님과 독보적인 드럼 연주로 알려진 이철희 님이 지나가시는 걸 보고는 떨려서 뒤로 숨기도 했지요. 곧이어, 우리나라 천만 관객 영화를 포함해 총 90 여 편의 영화 음악을 담당한 장영규 감독님을 뵀을 때는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았어요. 밴드 이날치의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공윤영 감독님과 소리꾼 권송희, 이나래, 안이호, 신유진 님까지 캠페인 브리핑을 위해 옹기종기 모여주셨을 때 저의 심장박동은 최고치였을 겁니다.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의 연습실은 지하에 있었는데, 비트감 넘치는 음악과 안무 구령이 가까워질 수록 정신이 멍했죠. 김보람 안무 감독이 등장했을 때는 제가 정말 캠페인에 대해 소개를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경직된 보고서 언어와 기술 용어를 극복할 수 있는 예술 컨텐츠에 대한 갈급함만 잊지말자 싶었어요. 직비디오 촬영을 위해 앰비규어스 팀 멤버들이 모두 손수 방호복과 가면을 제작해주시고, 깜짝 아이디어로 수경과 수영복으로도 의상 연출에 임해주셔서 정말 놀라기도 했답니다.
캠페인 내용을 소개한 뒤, 두 팀의 질문과 반응은 조금씩 달랐는데 가장 큰 공통점이 있었어요.
“이 협업은 당연히 하는 거다.”
두 팀은 이미 협업은 당연히 하는 거지만, 이걸 어떻게 잘 할 것이냐에 대해 질문을 던졌습니다. 너무 자연스럽게 동의 의사를 주셔서 저는 기뻐하거나 놀랄 타이밍을 놓친채 고개 숙여 인사만 여러 번 남기고 돌아왔습니다. 지금 이 후기 블로그를 작성하면서도 여전히 뒷 목에 소름이 돋아나네요. 여러 대중문화 선두주자들의 인터뷰를 SNS 채널에 소개하고 있는 에스콰이어에서도 촬영 현장을 찾아 인터뷰를 진행해주셨습니다.
저희가 이 기쁜 소식을 여러분과 공유하기 위해서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르실 거에요!
그린피스 서울사무소의 첫 뮤직비디오 협업
그린피스 서울사무소는 그간 플라스틱 용기내 캠페인, 채식 캠페인 등을 널리 알리기 위해 다양한 유명 인플루언서들과 협업하여 시민들의 지지를 받아왔죠. 하지만 갇힌 틀을 깨고 새로운 예술문화 영역을 창조하고 있는 음악, 안무 전문 그룹과의 협업은 처음이었어요.
자, 서론이 길었네요. 오염수 방류를 막기 위해 그린피스와 이날치,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가 여러분께 선보이는 바로 그 영상, 지금 소개합니다!
이 영상을 널리 공유하시고 오염수 해양 방류 반대 청원에 서명으로 동참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