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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 너가 왜 여기서 나와?

글: 베베(베리베지)

‘파테크’라는 말 들어보셨어요? 최근 파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대파를 집에서 키워 먹는 사람이 늘면서 생긴 신조어에요. 사 먹는 것보다 키워 먹는 게 경제적이라는 뜻이죠. 그런데 이렇게 대파가 비싸진 이유가 기후위기 때문이라는 사실, 여러분 아시나요? 알게 모르게 기후위기가 우리의 밥상에 이미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죠.

땅끝 마을 바나나, 곡성 파파야 🍌

기후위기가 우리의 먹거리에 영향을 주고 있는 가장 대표적인 변화는 우리나라에서 자라지 않던 농산물들이 자라는 거예요. ‘이국적인 과일’이라고 불러도 무방한 바나나와 파파야가 재배되는 게 대표적인 사례죠. 눈에 띄는 건 땅끝 마을로 유명한 해남에서 자라는 바나나! 지난해 첫 수확을 거둔 터라 아직 소매점에서 찾아보기는 까다로운 편이지만, 해남에서만 0.4ha에서 12톤이나 수확했거든요. 물론 바나나를 해남에서만 재배하는 건 아니에요. 제주도를 포함해 포항, 강진 등에서 바나나를 재배하고 있거든요. 

우리나라에서 자라는 아열대성 과일이 바나나만 있는 건 아니에요. 망고를 재배하는 농가가 늘고 있으며 전남의 곡성이나 충남의 부여에서는 파파야를 재배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애플망고나 구아바가 우리나라에서 재배되고 있죠. 흥미로운 건 단순히 제주도나 남부 지방 일부에서만 재배하는 게 아니라는 것! 물론 하우스 같은 시설을 반드시 사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런 걸 고려하더라도 우리나라에서 재배하는 작물이 다양화되었다는 건 분명해 보여요.

💡알고 계셨나요? 우리나라 농가에서 키우는 바나나! 사실은 시설 하우스 없이는 재배하기 어렵다는 거 알고 계시나요? 난방을 통해서 온도를 꼭 유지해야 하기 때문! 일반적인 경작보다 더 많은 에너지가 사용될 수밖에 없고, 시설 내부 생태계도 제한적이라 병해충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어 지속가능성은 떨어져요.

얻는 게 있다면 더 크게 잃는 게 있다? 소울푸드, 이제 안녕 👋🏻💧

이국적인 과일과 채소를 우리나라에서 직접 재배하고 먹을 수 있다는 것. 얼핏 상상해 보면 반가운 소식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아열대성 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 지역이 북쪽으로 전진하고 있다는 점은 마냥 좋은 일이 아니에요. 거듭된 기후위기의 징후이기도 하거든요. 아열대성 작물의 재배지가 늘수록 그만큼 기존에 우리가 재배하던 채소, 과일들의 재배지가 줄어들기 때문! 그러다 보니 한반도의 아열대화를 가장 잘 느끼는 사람들은 도시에서 사는 사람들 보다 농사를 짓는 농부들이라고 해요. 최근 공개된 한 자료를 보면 무려 농업인의 85.7%가 아열대화를 체감하고 있다고 밝힐 정도죠. 이렇게 농부들이 체감하는 가장 큰 이유는 과일의 주산지가 갈수록 변하고 있다는 점!

기후변화로 사라지는 우리 농산물을 지켜주세요

제주도의 한라봉이 경주에서도 자라 ‘신라봉’ 으로 불린다는 사실은 꽤 유명한 이야기인데요. 최근에는 재배지가 더 상승해 전북 김제까지 올라왔어요. 대구에서 자라던 사과는 서울의 북쪽에 있는 경기도 포천까지 올라왔죠. 이 밖에도 우리에게 익숙한 작물의 재배지가 수없이 많이 바뀌고 있어요.

사진 출처: 게티 이미지

그런데 과연 재배지만 바뀌었을까요? 당연히 아니에요! 수확량도 감소하고 있거든요. 지난 2020년 여름 기억하시죠? 역대급 장마라는 이상 기후로 인해 상추는 ‘금추’라는 이름이 붙을 만큼 출하량이 급감했고, 토마토 또한 큰 피해를 받아 일부 음식점에서는 한동안 토마토를 찾아보기 어려웠어요. 어쩌면 장마로 인한 피해는 앞으로 우리가 겪을 기후위기의 전조증상에 불과할지도 몰라요. 농촌진흥청의 보고서를 보면 앞으로 주요 곡물의 수확량이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하거든요. 이를테면, 쌀 수확량은 25% 이상 감소하고 옥수수는 10~20%, 여름 감자는 30% 이상 줄어들 수도 있어요. 

없으면 그냥 외국에서 하나 사지 뭘~? ✈️🛒

이런 문제를 들으면 꼭 이렇게 말씀하는 분들이 계세요. ‘우리나라에서 잘 자라지 않으면, 그냥 편하게 해외에서 사오면 되는 것 아니에요?’라고 말이죠. 심각한 문제를 너무 편하게만 바라보는 시각이라고 생각해요. 이미 우리나라는 식량자급률이 50%에 미치지 않아요. 그래서 자급률이 90% 되는 쌀을 제외한 식량 대부분을 수입해요. 심지어 우리나라의 전통음식인 김치에 들어가는 주 식재료인 고춧가루 70%는 수입하고 있는걸요. 여기서 농업의 내실을 다지지 않고 수입에 더 크게 의존하게 되면 곡물 가격을 우리가 원하는 대로 유지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커요.

게다가 해외라고 식량 생산이 마냥 평탄하기만 한 건 아니에요. 세계 여러 나라가 지난 몇 년간 꾸준히 가뭄, 홍수 등을 겪으면 식량 생산에 어려움을 겪었거든요. 지난 2020년만 봐도 러시아를 포함해 유럽 대부분의 지역에 심한 가뭄이 들어 밀 생산량에 문제가 있었고 중국은 물난리로 인해 쌀 생산의 70%를 차지하는 양쯔강 유역의 농경지가 초토화되었어요.

작년은 코로나19가 대유행하며 식량 공급망에 큰 구멍이 나기도 했기에 피해는 더욱 컸죠. 기후위기가 거듭될 경우 식량 생산에 어떠한 문제가 추가로 발생할지 예측이 쉽지 않아요. 지구의 평균 기온이 1도 상승할 때마다 세계적으로 밀은 6%, 옥수수는 7.4%, 콩은 3.1%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도 있어요. 우리가 농산물을 해외 수입에만 의존하면 안 되는 이유에요.

70년 만에 케냐를 비롯한 아프리카 일부 국가들은 메뚜기떼 습격으로 농지가 황폐해지면서 식량 위기에 놓였습니다.

그래서 최근 더욱 주목받는 개념이 바로 식량안보에요. 식량의 해외 의존도가 높아진다면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세계 곡물 시장에 따라 우리의 귀한 밥 끼도 위태로워질 수 있거든요. 게다가 우리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위로는 북한이 있어서 그 막대한 양의 곡물 수입을 무조건 화물선이나 비행기로밖에 받을 수 없어요. 수입량이 늘면 늘수록 하늘에, 바다에 엄청난 양의 온실가스를 뿜어내는 셈이죠. 우리의 곡물을 지키지 않으면 악순환이 반복될 수밖에 없는 이유에요. 식량 안보 측면에서도, 기후위기 측면에서도 곡물 생산량을 꾸준히 관리해야 해요.

그럼 이 글을 읽는 우리가 해야 하는 건 뭘까요? 🤷‍♀️

이 모든 연쇄작용의 시발점이 되는 기후위기에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어요. 모든 문제의 해결책이 그렇듯, 한 사람의 작은 관심이라도 모이면 큰 힘을 발휘하기 마련이니까요. 

채식처럼 개인의 선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방법도 좋지만, 좀 더 강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캠페인에 동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지금 그린피스에서는 기후위기에서 실질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 정부와 기업의 행동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답니다! 

그린피스에서 진행하는 기후위기 캠페인에 힘을 더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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