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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운명 담은 IPCC 보고서, 그리고 해결책 10가지

글: 양연호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
지구 온난화로 인한 전례 없는 기후위기 속에서 놓쳐선 안 될 IPCC 6차 보고서가 발표되었습니다. 그린피스는 보고서 핵심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요즘 전 세계를 강타하는 이상 기후 현상들이 심상찮습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폭염으로 대형 산불이 발생해 서울 3배 면적(약 1980㎢, 8월 8일 기준)이 불에 탔습니다. 그리스에서는 섭씨 50도를 웃도는 들끓는 듯한 폭염에 일주일 동안 154곳에서 산불이 발생해 수천 명이 급히 배를 타고 대피하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브라질에서는 때아닌 폭설로 커피와 사탕수수 농장들이 큰 타격을 입어 커피와 설탕 가격이 급등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온난화로 지구 곳곳이 난리인 상황에서 우리가 반드시 주목해야 할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2020년 9월 캘리포니아 산불 당시 화재 진압하는 모습

바로 IPCC 제1 실무그룹이 작성한 6차 보고서입니다. IPCC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는 기후위기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세계기상기구와 유엔환경계획이 1988년에 공동 설립한 유엔 산하 국제기구인데요. 전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과학자 234명이 이곳에서 발행하는 기후변화에 관한 과학적 평가보고서 작성에 참여하였습니다. IPCC 보고서는 그동안 세계 각국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제협력에 나서는 데 있어 과학적 근거를 제시했고, IPCC는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2007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8월 9일 발행된 보고서는 지구가 점점 뜨거워지면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고 그 원인은 무엇인지에 대해 최신 물리과학적 근거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공개된 내용은 보고서의 전반부이고, 후반부는 내년에 발표되는데요. 후반부에서는 기후변화가 인간에 미치는 영향과 온실가스 감축을 통한 기후변화 완화에 대해 깊이 있게 다루게 됩니다. 이번에 나온 6차 보고서는 8년 전 발표된 5차 평가 보고서 (AR5- 제1실무그룹) 이후 물리과학 발전에 따라 확인된 최신 연구 결과를 담고 있는데요. 그만큼 유심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IPCC 6차 보고서 제1실무그룹 보고서 표지

그린피스는 이번 보고서의 핵심 내용을 3가지 주제로 정리했습니다. 1) 우리가 당면한 현재의 위기 상황은 어떤지, 2) 앞으로 어떤 상황들이 전개될 것인지, 3) 상황이 더욱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어떤 조치가 필요한지, 이 세 가지 측면에서 살펴보고자 합니다. 요약된 내용의 정확한 IPCC 내 출처를 괄호 안에 표기하였습니다.

1. 우리가 당면한 현재의 위기 상황과 원인은?

1) 인간이 대기, 해양, 토지의 온난화 현상에 영향을 미친 것은 명백하다. 인간 활동으로 인해 광범위하고 급격한 변화가 대기, 해양, 빙권(극지방과 고산 빙하지대), 생물권에서 발생했다. (SPM A1)

2) 최근 많은 지역에서 기후변화가 발생하고 있으며, 이는 근현대 인류사에서 전례 없는 일임을 수많은 증거들이 뒷받침하고 있다. 현재(2011-2020) 지구 평균온도는 산업화 이전보다 1.09°C 상승한 상태이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410 ppm)가 2백만 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높아졌다. ( Ch 1, page 5; SPM A.1.2; SPM A.2.2; TS, p 43, 44; SPM A.2.1)

3) 지난 5차 평가 보고서 발간 이후 지표면 온도가 빠르게 상승했으며 지난 5년 동안 (2016-2020) 기온은 1850년 이후 가장 높았다. (TS, p. 30. 5차 평가보고서 (WG1/AR5)는 기존 자료를 바탕으로 2013년 발간됨)

4) 해수면 상승과 얼음 유실 속도가 더욱 가속화했다. 2010년부터 2019년까지 그린란드의 평균 빙상 유실 속도가 1992-1999년 기간 대비 약 6배 상승했으며, 해수면 상승 속도는 1901-1971년 기간 대비 세배 가까이 증가했다. (SPM A.1.7 Ch 9, p. 7)

5) 기상이변 현상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으며, 인간활동이 원인이라는 증거가 쌓이고 있다. 인간활동으로 발생한 온실가스가 최근의 이례적인 폭우, 가뭄, 열대 태풍 및 복합적인 극한의 기상 현상(폭염, 가뭄, 산불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증거는 더욱더 명확해졌다. (SPM, section A.3; Ch11, p. 6)

2. 앞으로 예상되는 기후변화는?

1) 우리가 온실가스를 더 배출할수록 지구 온도는 오르고, 온도가 오르면 기후시스템에 이상이 생겨 기후도 더욱 나빠지게 된다. 지구 온도가 상승할수록 폭염이나 가뭄, 폭우, 홍수 등 극단의 날씨가 더욱더 잦아지고 심해질 것이다. 또 눈/빙하 유실, 해수면 상승, 해양 산성화, 해양 온난화, 해양산소 고갈 등의 문제도 심화할 것이다. (Figure SPM.10; SPM B2;Figure SPM.5; Figure SPM.6; Figure SPM.8; B.5.1; section C2)

2) 1.5도 상승시에서도 기상관측에서 전례 없는 극한의 기후 현상들이 증가할 것이다. 0.5도가 추가 상승할 때마다 기상이변 현상의 빈도와 강도는 심해질 것이다. 폭염의 빈도와 강도는 1.5도 선을 유지하더라도 강화되고 빈번해질 것으로 예상되며, 2도 상승시에는 1.5도 대비 최소 두 배, 3도 상승에서는 네 배가 될 것이다. (현재 각국정부의 감축 목표 발표를 종합하면 지구온도는 3도 정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출처: Climate Tracker) (SPM, B.2.2; Ch 11, p 6)

3) 감축이 빠르게 이뤄져도 2050년이 오기 전 북극빙하가 9월 중 한 번 이상 거의 녹아 없어지는 일이 나타날 것이다. 다만 1.5도 목표를 달성하면 21세기 후반에는 지금의 반 정도로 줄어든 북극해 얼음이 남아있다가 완만한 회복이 시작될 가능성은 있다. (SPM B.2.5; Figure SPM.8)

4) 빙상이 무너져 없어지고 해양 순환시스템(ocean circulation changes)이 갑자기 고장나고, 복합적인 극단의 기후현상이나 온난화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구 온도가 상승할수록 어쩌다 한 번 일어나던 복합적인 극단기후 현상들이 더욱 자주 발생하고 전례 없는 기상이변이 나타날 확률도 높아질 것이다. (SPM, section C.3; Ch 11, Box 11.2)

5) 장기적인 변화 가운데 일부는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다하더라도 멈출 수 없다. 빙하 유실과 해양 온난화(Ocean heat content), 해수면 상승, 심해 산성화는 앞으로도 계속 진행될 것이다. 하지만 변화의 규모나 속도는 앞으로 우리가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양에 따라 큰 영향을 받는다. (SPM section B5; SPM Figure SPM.8)

6) 빙상이 녹아 내림에 따라 해수면이 아주 크게 상승할 수 있다. 빙상과 관련된 진행과정과 이로 인한 해수면 상승 문제는 여전히 많은 불확실성을 가지고 있다. IPCC는 5차 보고서부터 상이한 온실가스 배출 시나리오를 전제로 해수면 상승 예측을 2300년까지로 확장했다. 2300년에 해수면 상승폭은 0.5미터 이하에서 7미터까지로 예상되며, 높은 온실가스 배출을 가정했을 경우 빙상이 녹는 경과에 따라 해수면이 현재보다 15 미터 정도 상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Figure SPM.8)

3. 상황이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필요한 조치는?

1) 탄소중립을 실현하지 않으면 지구 온도는 계속 상승할 수밖에 없다. 온난화를 제한하려면 이산화탄소 넷제로 이상의 성과가 필요하며, 다른 온실가스도 크게 감축해야 한다. 온실가스를 더 빨리 더 많이 감축하면 온실가스 농도의 상승을 늦추고 그에 따라 온난화 속도도 느려지면서 대기질도 개선되는 효과로 이어질 것이다. (Figure SPM.10, SPM sections D1 and D2; TS, p. 28)

2) 파리협정 1.5도 목표를 달성하면, 바다와 육지에서 일어나는 해수면 상승이나 극단적인 기상현상, 생존조건 악화 등의 문제를 완화할 수 있다. 그렇게 하면 심각한 기상이변이 촉발되는 임계점 도달 위험도 낮추게 될 것이다. (SPM Section C.2 Figure SPM.5; Figure SPM.6; Figure SPM.8; B.5.1; SPM C.3.2 and C.3.3)

3) 1.5도 목표 달성은 물리적으로 가능하지만 이를 달성하려면 급속한 온실가스 감축으로 탄소중립을 먼저 달성하고 이어 온실가스 순흡수에 나서야 한다. 온실가스 감축에 성공하지 못하면 1.5도 목표를 위해 남은 탄소예산은 2030년에 소진된다. 1.5도 상승 제한을 위해 배출가능한 이산화탄소의 양은 2020년 기준 5천억톤(1.5도 상승에서 멈출 확률 50%)에서 4천억 톤(1.5도 상승에서 멈출 확률 67%) 정도다. 현재 인간 활동으로 매년 400억 톤 이상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고 있다. (2020년 기준 3백9십억 톤이지만 IEA는 코로나 이후 배출량이 다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4백2십억 톤 가까이 될 가능성이 있다.) (SPM B.1.3; SPM D.1.3, footnote 27, Table SPM.2)

4) 메탄 배출을 강력하고 빠르게 지속적으로 줄이는 것도 필요하다. 이러한 활동은 전 세계 지상 오존의 양을 줄여 대기질 개선 효과도 가져올 것이다. 하지만 2014년 5차 IPCC 보고서가 발표된 이후 메탄(CH4) 배출은 더욱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SPM D1; Ch 6, p 7)

5) 최신 기술을 이용해 대기 중에 있는 이산화탄소를 제거할 수는 있으나 생물지구화학적 순환, 기후, 수자원, 식량 생산과 생물다양성에 부작용이 우려된다. 탄소순흡수를 달성하고 유지할 수 있다면 대기 온도 상승 추세를 되돌릴 수 있다. 하지만 해수면 상승 등 이미 나타난 기후변화는 되돌릴 수 없다. (SPM, D.1.4-D.1.6)

세계 정상들에게 실질적인 행동를 촉구하는 그린피스 영국사무소의 드론 활용한 비폭력 직접행동

지금까지 IPCC 6차 보고서의 내용을 살펴봤는데요.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그린피스는 아래와 같이 우리 모두가 행동하고 변화하기를 제안합니다.

1. 과학은 분명하고 상황은 심각합니다. 이제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때입니다. 우리는 모든 부문에서 온실감축 감축 노력을 더 빠르고 대담하게 수행해야 합니다.

2. IPCC 가 1.5°C 보고서에서 명시한 대로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임으로써 전 세계 배출량 제로를 향해 나아가는 명확한 방향성이 필요합니다. 한국처럼 능력을 갖춘 OECD 국가가 탄소 배출 제로로 향한 여정에서 앞장서고 다른 국가들을 이끌어야 합니다.

3. 한국 정부는 올해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기회변화 정상회의인 COP26 때까지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계획을 유엔이 설정한 1.5°C 목표에 맞춰야 합니다. 현재 우리 정책은 아직도 종말적인 2.9 ° C 상승으로 가는 궤도에 있습니다. 그동안의 모든 정부 선언이 정책으로 실현되더라도 약 2.4°C의 온난화가 진행될 것입니다.

4. COVID-19을 벗어나기 위한 강력한 녹색 경제 회복조치는 우리가 지구 온난화를 완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이번 기회에 녹색 경제 체제를 구현하면 온난화 속도를 늦춰서 2050년까지 추가적인 온도 상승을 0.3°C 이하로 억제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1.5°C 목표달성이 가능합니다.

5. 신규 화석 연료 투자는 세계 어디서도 하지 말아야 합니다. 1.5°C 탄소 예산에 맞춰 기존 화석 연료 인프라의 조속한 폐지도 진행되어야 합니다. 스마트하고 효율적이며 지속 가능한 솔루션은 이미 준비돼 있습니다. 재생에너지 보급으로 에너지 수요를 충족할 수 있습니다.

6. 우리는 건강한 생태계를 보호하고 복원하는데 힘써야 합니다. 건강한 생태계는 기후 변화 상황에서도 잘 버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육지와 바다의 30%를 보호지역으로 지정해 안전판을 만들어야 합니다. 또 산림 파괴를 중단하고, 숲과 기타 육상 생태계를 복원해야 합니다., 식단은 채식위주로 바꾸고, 축산물 소비를 줄여서 농업 생태에 변화를 가져와야 합니다.

7. 이산화탄소 제거 기술은 특효약이 아닙니다. 먼 미래의 이론적인 대규모 탄소 제거 방법에 기대기보다 지금 당장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입니다.

8. 파리협정 1.5° 목표에 따라 기업들은 사업 모델을 조정해야 합니다. 은행과 자산 운용사, 보험 회사와 같은 금융기관뿐만 아니라, 이런 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는 회사들도 같이 변해야 합니다. 고탄소 자산에 묶이는 위험에서 벗어나려면 탄소 배출 기업에는 투자하지 말아야 합니다.

9. 우리는 꼭 해야 할 일을 하면서 공정하게 해야 합니다. 물과 식량자원 확보, 사회기반시설 구축 등 개발사업은 기후현실에 맞게 적절한 수준으로 진행하고, 기후변화 유발시 '오염자 부담' 원칙에 따라 국가 간 그리고 국가 내에서 책임을 져야 합니다.

10. 우리가 기후변화에 맞서려면 힘을 모아야 합니다. 오늘날 기후 변화의 가장 큰 피해자는 기후 변화에 책임이 가장 적은 사람들입니다. 부유한 나라들은 파리 협정에 따른 기후 재정지원 약속을 이행하고 손실과 피해 문제를 책임감 있게 다뤄야 합니다.

과학자들이 진단한 지구의 현 상태는 심각합니다. 수술대에 올려 메스를 대지 않으면, 돌이킬 수 없는 중병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온실가스를 급속히 줄여나가야 합니다. 지구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이 내연기관차를 전기차로 바꾸기도 하고, 플라스틱 제품 사용을 줄이고, 고기를 덜먹는 식단으로 바꾸며 온실가스를 줄이는 작은 실천에 동참하고 계십니다. 하지만 덩치 큰 기업들이 탄소를 계속 쏟아내는 상황에서 개개인의 작은 실천만으로는 역부족입니다. 개인을 넘어 정부와 기업까지 우리 모두 다 함께 나서야 합니다.

내일이면 늦습니다. 지금 바로 행동해야 합니다. 그린피스와 함께 여러분이 변화를 이끌어 주세요. 지금 다 함께 나서면 지구와 우리의 미래를 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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