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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10대 자동차사 중 7개사 친환경 평가에서 낙제, 현대기아차는?

글: 그린피스
인류 최대의 위기인 기후위기를 대응하는데 재수강은 있을 수 없습니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 점유율 80%를 차지하는 세계 10대 자동차 기업들의 기후위기 대응 성적표가 나왔는데, 대부분이 낙제(F)를 면치 못해 화제입니다. 그린피스 조사 결과에 대한 더 자세한 이야기는 블로그를 통해 확인해 보세요.

매연과 소음 없는 친환경 모빌리티 시대가 우리 생활 속에 성큼 다가서고 있는 느낌입니다. 대도시에서는 최근 몇 년 새 도로 곳곳에서 전기차를 흔히 볼 수 있게 됐고요. 전기차 충전소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더욱 속도를 내야 합니다. 전기차가 많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도로를 달리는 차량 대부분은 휘발유차나 경유차 등 화석연료를 태우는 내연기관차입니다. 친환경 모빌리티 시대가 열리려면, 자동차업체들이 내연기관차 생산을 중단하고 완전한 전기차 전환을 이뤄야 합니다. 더 나아가 전기차의 에너지원도 태양광이나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바꿔야 합니다.

지금 지구온도가 산업혁명 이후 1.09도 오르면서 가뭄과 폭염, 홍수 등 기후재난이 전 세계를 엄습하고 있는데요. 1.5도까지 오르면 새로운 단계의 기후 재앙이 시작될 것이라고 합니다. 기후위기가 이처럼 악화하고 있는 데는 자동차업계도 책임감을 느껴야 합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24%가 교통부문에서 발생하고 이 가운데 45%는 자동차에서 배출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한 유럽연합은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 판매를 금지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등 다른 지자체, 국가들도 탄소중립 선언과 함께 내연기관차 판매 중단과 전기차 전환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내연기관차 생산에 주력해온 자동차 기업들도 뒤늦게 친환경 메시지를 내놓으며 전기차 중심의 친환경차를 하나둘 내놓기 시작했습니다.

자동차 업체들이 탈탄소 모빌리티를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그린피스 서울과 베이징, 도쿄 사무소가 공동으로 주요 자동차업체들을 대상으로 친환경 평가를 실시해 봤습니다. 판매량 기준으로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의 80%를 차지하는 상위 10개의 자동차업체인 제너럴 모터스, 폭스바겐, 르노, 현대자동차, 닛산, 혼다, 다임러, 포드, 스텔란티스, 토요타가 대상이었습니다. 평가는 각 기업의 세부적인 탈내연기관 계획과 이행정도, 자동차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양과 자동차 부품 재활용률 등에 대해 이뤄졌습니다.

이번 블로그에는 보고서의 평가기준과 한국 기업인 현대자동차의 친환경 성적표, 그리고 자동차업체들에게 촉구하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2021년 글로벌 10대 자동차 회사 친환경 평가 보고서>를 참고해주세요.

글로벌 10대 자동차업체 친환경 평가 보고서 평가기준

1) 탈내연기관 실적 및 계획

자동차가 원인이 되는 온실가스의 80%는 운행 중 발생하는데요. 교통부문의 온실가스를 가장 효과적으로 줄이려면 자동차회사들이 휘발유와 경유 등 내연기관차의 생산과 판매를 중단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번에 조사한 10개 업체 중 2050년 탄소중립을 위해 필요한 2030년 탈내연기관 계획을 갖고 있는 업체는 한 곳도 없었습니다. 보고서 발행일 기준 다임러, 포드, 르노, 스텔란티스, 토요타, 닛산, 폭스바겐 7개 기업은 주요 브랜드에서 탈내연기관 시점조차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2) 자동차 제조과정의 탈탄소화

자동차의 외관과 차체를 만드는 데 철강이나 알루미늄이 가장 많이 쓰이는데요. 이 철강과 알루미늄을 생산하는 과정은 물론 배터리와 차량 내 플라스틱 소재를 만드는 과정에서도 많은 온실가스가 발생합니다. 차량 유형에 따라 다르지만, 내연기관차 1대 기준으로 원료 채취 및 생산 과정에서 평균 9.2톤 정도의 온실가스가 배출됩니다. 하지만 조사 대상 10곳 중 이와 관련한 세부적인 탄소배출 감축 방안을 제시한 곳은 르노, GM 2곳뿐이었습니다.

3) 자동차 부품의 재사용 및 재활용

자원 채굴 과정의 온실가스 발생을 줄이기 위해서는 자동차 부품의 재활용 비율을 높여야 합니다. 따라서 폐전기차에서 회수한 배터리 등을 재활용하는 기술과 역량 확보에도 자동차 기업들이 적극 나서야 하는데요. 이번 조사 대상 기업 중 자동차 부품의 재활용에 충분한 투자를 하고 있는 업체는 하나도 없었습니다.

현대자동차 평가결과

현대자동차의 종합 점수는 F+로 낙제점을 받았습니다.

탈내연기관 계획 및 이행정도

현대차는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전기차 누적 판매량이 277,696대로, 연평균 135%의 판매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대자동차는 유럽에서 2035년 미국, 한국,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는 2040년까지 내연기관차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하면서도, 인도, 러시아, 브라질 등 2020년 현대차 판매량의 32%를 차지한 신흥시장에 대해서는 내연기관차 판매 중단과 관련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습니다. 현대차는 전기차 의무 판매제가 시행될 예정이거나, 탈내연기관 시점이 정해진 국가에서만 탈내연기관을 선언했기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탈탄소 모빌리티를 실현하고 있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자동차 제조 과정 탈탄소화

자동차 제조 과정에서 나오는 온실가스량을 놓고 타 기업과 비교해 보았을 때, 현대자동차는 비교적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으나, 장기적으로 봤을 때 제조과정의 탈탄소 달성 계획이 명확하지 않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였습니다. 2021년 9월 현대자동차는 전 사업 영역에 걸친 2045년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탄소포집 기술을 최대로 활용해 배출량 0을 달성한다는 계획을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현대자동차의 탄소중립 계획은 파리협정에서 밝힌 과학적 기반의 감축 목표에는 부합하지 못했습니다.

자동차 부품 재활용

현대자동차는 전기차에서 회수한 배터리를 재활용하는 에너지저장장치와(ESS) 태양광 발전소를 연계한 실증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울산, 공주 공장에 각각 2MWh급, 300kWh급의 전기차 배터리 재사용 에너지저장장치가 설치 운영 중에 있습니다. 하지만 사업 시행 초기 단계에 있고, 전기차 배터리를 재활용할 수 있는 분야가 아직은 제한적입니다.

자동차 기업들이 지금 당장 무엇을 해야 할까요?

1단계: 하루속히 탈내연기관차 판매를 중단하세요!

기후재앙을 막으려면 2050년까지 자동차 산업 전체에서 탄소중립이 이뤄져야 합니다. 석유를 에너지원으로 삼는 내연기관차 생산 및 판매 중단 시점을 앞당기기 위해서는 주요 자동차 업체들이 대담한 목표를 설정해야 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수천만 대의 내연기관차를 판매하는 자동차 기업들의 선제적 행동은 자동차 시장뿐만 아니라 자동차 제조 관련 산업까지 탈탄소화로 이끄는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현재 내연기관차를 대체해야 할 현실적인 모빌리티는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배터리 전기차입니다. 석유를 필요로 하는 하이브리드카는 내연기관차의 대안이 될 수 없으며, 전기차 전환이 빠르게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반쪽만 친환경인 하이브리드카가 아닌 완전한 배터리 전기차만이 시장에 보급되어야 합니다.

2단계: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하고, 배터리를 재사용, 재활용해주세요!

전기차 전환과 동시에 진행되어야 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과제가 있습니다. 자동차 기업은 태양광, 풍력 등의 재생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을 위한 투자를 확대해 전기차가 재생에너지만으로 운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재생에너지로 만들어진 전기 사용률이 높아질수록, 진정한 의미의 탈탄소 모빌리티에 가까워집니다. 더 나아가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전환이 이뤄지면 전기차에 사용되는 배터리양도 증가할 것입니다. 배터리가 생산, 폐기되는 과정에서 환경오염이 발생하지 않도록, 친환경적인 배터리 설계, 제조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합니다. 또한 자동차 기업들은 폐배터리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폐배터리에 포함돼 있는 핵심 광물을 재사용하여 자원 채굴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이러한 방안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친환경 배터리 기술 연구개발에 더 많은 투자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3단계: 비즈니스 모델을 전환해 주세요!

판매 중심인 비즈니스 모델을 바꿔야 합니다. 내연기관차가 도로 위에서 사라지면 전기자동차가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배터리 등 새로운 온실가스 배출원이 나타나 자원의 지속가능성이 떨어집니다. 자동차 기업들은 자동차 생산을 늘리는 판매 위주의 비즈니스 모델에서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을 이뤄야 합니다. 정부는 대중교통과 카셰어링 같은 대안 교통 이용을 적극 권장하고, 도시에 자전거 도로를 확충하여, 개인 소유의 자동차 수를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이번 보고서 상위 10개 자동차 기업 중 7개 기업이 낙제점을 받았으며, 낙제를 면한 기업들도 칭찬 받을만한 점수를 얻지는 못했습니다. 자동차 기업들이 앞으로도 지금처럼 느리게 전기차 전환을 진행하면, 온실가스 누적으로 인해 지구의 온도는 빠르게 상승할 것입니다. 그린피스 서울사무소는 현대차를 포함한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이 완전한 친환경 모빌리티로 전환하는 미래가 실현되기를 바랍니다. 그린피스의 미래 모빌리티의 청사진을 응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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