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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일찍 등장한 대선 기표소 그리고 영화 돈 룩 업

기후위기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행동은?

글: 정상훈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
그린피스는 2022년 1월 광화문에서 제20대 대통령 선거 후보들에게 적극적 기후공약 수립을 촉구하는 ‘마지막 기표소’를 선보였습니다. 이번 퍼포먼스와 영화 ‘돈 룩 업’간 연결고리를 소개하려 합니다.

※ 영화 ‘돈 룩 업’에 대한 스포일러를 일부 포함하고 있습니다.

“천문학과 박사과정 대학원생인 케이트(제니퍼 로렌스)는 어느날 우주에서 지구로 향하는 혜성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담당 교수인 랜들 박사(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함께 이 사실을 미국 대통령과 언론에 알리지만 정치인들과 언론, 대중은 과학자들의 외침에 전혀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혜성이 지구를 멸망시킬 수도 있지만, 정치권은 오히려 이 같은 사실을 정치적 이익을 추구하는 데 이용하는데…”

방금 소개해드린 내용은 최근 넷플릭스에서 상위권 시청 순위를 차지했으며 한국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는 영화 ‘돈 룩 업’의 짤막한 스토리입니다.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은 “마치 한국 정치판을 묘사한 것 같다.” “코로나 상황을 암시한 것이다.” “대중과 언론을 잘 묘사했다.” 등등 다양한 감상평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혹시 이 영화에서 지구를 향해 돌진하는 무서운 재앙의 혜성이 ‘기후위기’를 암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나요? 영화를 보신 뒤 어렴풋이 뭔가 기후위기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와 혜성을 대하는 자세가 비슷하다고 느끼셨다면 정답을 맞추신 겁니다.

실제로 ‘돈 룩 업’이라는 영화는 수많은 과학자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실존하는 위협 ‘기후위기’에 대처하는 우리 사회, 특히 정치권과 언론 등의 태도를 풍자하기 위해 만든 영화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 포스터에 적혀 있는 “실화가 될지도 모를 이야기”라는 문장은 기후위기로 인해 극단의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하죠.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넷플릭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 영화는 감독이 다크 코미디 요소를 기후위기와 연계해서 영화를 만들고 싶어 했다. 그래서 거대한 혜성을 기후위기와 비유했다”고 설명합니다. 디카프리오는 “우리가 기후위기 완화를 지지하는 지도자든 그 무엇이든 선택하지 않으면 이 영화 속 인물들과 무척 비슷한 운명을 맞게 될 겁니다.”라고 강조합니다.

한국 정치와 기후위기를 대하는 자세, 그리고 마지막 기표소

영화 ‘돈 룩 업’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은 우리 한국 사회에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한국 정치권은 여전히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척 모션을 취하고 있지만 실제로 과학계가 요구하는 수준에는 크게 못 미치고 있습니다. 여기에 많은 대기업들이 ESG 경영 등을 구호로 내걸고 기업 이미지를 만들어 가고 있지만 산업계 대다수는 급격한 온실가스 감축이 오히려 우리 경제에 큰 피해를 가져올 것이라며 기후위기 대응에 훼방을 놓고 있습니다. 디카프리오가 인터뷰에서 언급했듯이 지금 우리는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지도자든 그 무엇이든 선택하지 않으면 영화 속과 같은 결말을 맞게 될 것입니다. 앞으로 10년 동안 온실가스 배출을 급격히 줄여야지만 최악의 기후위기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이 과학계의 결론인데도 행동하지 않는다면 우려는 곧 현실이 될 것이라는 말이죠. 영화가 주는 깊은 메시지처럼 지금은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정치권의 변화가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입니다.

그린피스는 광화문 앞에서 마지막 기표소를 설치하고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투표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이 같은 문제의식이 더해지면서 그린피스는 ‘마지막 기표소’라는 ‘지구 구하기 프로젝트’를 내놓게 되었습니다. ‘마지막 기표소’라는 이름의 지구 구하기 프로젝트는 다가오는 3월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적극적인 기후위기 대응을 촉구하기 위해 진행되는 이벤트입니다.

‘마지막 기표소’는 우리가 기후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대선이 기후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마지막 투표와도 같은 중요한 정치적 이벤트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지금부터 매년 온실가스 배출을 8% 가까이 줄여 2030년까지 절반 이상 감축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3월에 당선될 대한민국 대통령이 2022년부터 2027년까지 중요한 골든타임에 대통령직을 수행해야 하는 만큼 기후정치에 있어서 너무나 중요한 선거라는 뜻입니다.

이에 그린피스는 지난 1월 6일 목요일 서울 광화문 앞 광장에 ‘마지막 기표소’라는 낡은 기표소와 투표함을 설치했습니다. 가상 기표소 안에는 실제 광화문이 기후위기로 인해 홍수 피해를 입는 가상의 상황이 영상으로 연출되었습니다. 실제로 시민들이 이 영상을 시청한 뒤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정책이 기입된 투표용지에 도장을 찍고 투표함에 용지를 넣는 체험을 해볼 수 있도록 구성한 것입니다. 투표용지에는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7가지 기후정책 아젠다가 적혀 있습니다. 중요한 아젠다 몇 가지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첫째 온실가스 감축입니다. 우리 정부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2018년 대비 40% 온실가스 감축을 하겠다고 국제사회에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2018년 대비로 환산할 경우 한국은 50% 이상 감축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둘째 재생에너지 확대입니다. 우리나라의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약 7% 정도로 OECD 국가 가운데 꼴찌 수준입니다. 재생에너지를 늘리고 화석연료 비중을 줄여나가는 것은 전 세계적인 추세입니다. 셋째 2030년까지 석탄발전소 퇴출입니다. 국제에너지기구 IEA는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선진국의 경우 2030년까지 석탄 발전소의 가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린피스 활동가가 광화문 앞에서 7개 기후정책아젠다에 투표하는 퍼포먼스를 전개하고 있다.

앞으로 그린피스의 활동

그린피스는 이번에 실시한 마지막 기표소 이벤트를 바탕으로 시민들의 기후행동을 촉구하는 온라인 서명운동을 전개할 계획입니다. 기후위기를 걱정하는 시민들이 서명페이지를 통해 그린피스의 기후정책을 지지하고 이를 주요 정당 대선 후보들에게 전달해 보다 강력한 기후공약을 요구한다는 계획입니다.

그린피스는 이미 다양한 기후행동을 통해 후보자들의 적극적인 기후대응을 촉구해왔습니다. 지난해 11월 주요 정책 아젠다를 담은 기후정책제안서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국민의당 안철수, 정의당 심상정 등 주요 정당 대선캠프에 전달했고 KBS와 함께 기후정책 질의와 분석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 기후정책을 요구하는 만4천 명의 초등학생 편지를 모아 후보들에게 전달하는 퍼포먼스도 진행할 계획입니다.

기후위기 대응 정책은 현세대 및 미래세대의 생존과 더불어 지속가능한 우리 경제를 위해 꼭 필요한 민생정책입니다. 한국 딜로이트 그룹이 ‘우리나라가 기후위기에 대응하지 않을 경우 향후 반세기 동안 935조 원에 이르는 경제적 손실이 입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점을 정치권은 명심해야 합니다.

정치권의 변화를 위해 그린피스의 행동을 지지해주시고 계속 함께해주시길 바랍니다.

마지막 기표소 참여하기

* 그린피스는 정치적 중립성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따라서 특정 정당을 지지하거나 반대하지 않습니다. 다만 각 정당들이 기후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정책과 공약을 제시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국가 정책을 통해 사회구조를 빠른 속도로 바꾸지 않을 경우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