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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의 변화, 기후위기와 장애인을 위한 선택

글: 멜리사 파커 (Melissa Parker) 그린피스 자원활동가
4월 20일은 한국 장애인의 날입니다. 모든 시민이 배경이나 사회경제적 지위와 관계없이 지속가능한 교통의 혜택을 받고, 보다 나은 삶을 누려야 합니다. 영국의 그린피스 자원활동가, 멜리사 파커씨의 이야기를 나눕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면 1km 넘는 거리를 이동해야 한다고 상상해 보세요. 집 앞의 도로가 망가진 채 방치돼 있어서, 도저히 불안해서 사용할 수 없는 상태라면요. 아니면 여러분이 휠체어에 타고 있는데, 장애인 경사로의 한쪽 편이 커다란 턱으로 돼 있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요?

여러분을 둘러싼 주변이 이와 같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내게는 이런 문제가 날마다 겪는 일상이고, 늘 마주치는 질문입니다.

그린피스 활동가인 멜리사 파커(Melissa Parker)씨는 멘체스터 이곳 저곳을 돌아다닌다. 차별적인 교통 시스템은 장애인들의 짧은 외출마저 고되게 만든다. ©Melissa Parker

외출을 계획할 때마다, 나는 가는 길의 모든 정류장과 도로에 장애인용 경사로가 있는지 따져봐야 합니다. 설령 그것이 있다고 해도, 경사로를 차가 막고 있지는 않을까 걱정이죠.

이건 나만 겪는 일이 아닙니다. 영국 전역에서 장애인들은 사회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 제한을 받습니다. 직업을 고를 때, 교육 및 의료 서비스를 이용할 때도 제약이 많죠. 모든 게 교통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장애인들은 주변 세상에 적응하라고 배웁니다. 하지만, 적응하는 것은 세상이어야 합니다.

이러한 경험과 의문이 너무나 일상적이어서, 나는 종종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체했습니다. 장애인들은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배웁니다. 아무도 우리 앞에 놓인 장벽을 신경 쓰지 않을 테니, 우리가 오롯이 그것을 떠안아야 한다고 교육받았습니다.

장애인이라는 사실이 싫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나는 아니라고 대답했죠. 나는 다만 내 주변의 세상이 장애인의 존재를 받아들이고, 개선돼 나가기를 바랄 뿐입니다.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세상이 우리를 위해 돌아가지 않는다는 사실에 압도당합니다. 그리고 하나씩 개선이 이뤄질 때마다 감사해야 한다고 배우죠. 하지만 우리는 그저 우리 자신의 모습으로 살아가고 싶습니다. 그리고 인간적인 대우를 기대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지금의 교통 시스템은 장애인을 ‘불편한’ 존재로 여깁니다.

많은 장애인들은 운전을 할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기차나 버스 같은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장애인들은 접근성 문제부터 시작해 여러 불편을 겪습니다. 장애인을 태우는 과정의 번거로움으로 인한 폭언과 비난, 불친절한 기사의 태도, 업데이트된 정보 부족 등을 경험하죠. 최근 들어 상황은 더 나빠졌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건강상의 문제로 마스크를 쓸 수 없는 사람들이 비난받게 된 거죠. 이것이 영국 사회의 보편적 모습입니다. 장애인들에게는 일상이 된 일입니다.

모두가 재택근무를 시작했을 때, 비로소 나는 대중교통이 내 삶을 얼마나 힘들게 해 왔는지 깨달았습니다. 날마다 출퇴근할 필요가 없어지자, 열차 짐칸에서 짐 가방에 치이는 일도, 손으로 경사로를 내리는 것을 귀찮아 하는 버스 기사의 기분 나쁜 말도 사라졌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은 모두에게 어려운 일입니다. 나는 장애인들이 마주치는 장벽이 비교적 평범한 것들이기를 바랍니다.

지구와 장애인을 함께 돕는 일

이것이 내가 친환경 교통을 위한 그린피스 캠페인에 함께하는 이유입니다.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교통수단과 장애인의 접근성 향상은 본질적으로 서로 연관돼 있습니다. 보다 나은 대중교통 시스템은 환경과 장애인 모두에 이익이 됩니다.

영국 정부는 2030년까지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똑같은 수준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게끔 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많은 환경 운동가들이 알고 있듯이, 정부의 약속이 항상 지켜지는 것은 아닙니다. 보다 나은 대중교통을 위해서는 승객의 권리 증진을 위해 다음과 같은 조치가 시행돼야 합니다.

  • 대중교통 시스템 종사자들이 장애인의 요구를 이해하고,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교육한다.
  • 모든 승객이 쉽게 접근하고 이해할 수 있는 교통 정보를 대중교통 이용 전, 그리고 이용하는 과정에 제공한다.

또한 인프라 개선에 더욱 힘을 기울여야 합니다. 즉, 전체 교통 시스템을 모든 사람이 쉽게 이용할 수 있게 설계하고, 운영해야 합니다. 기술 발전은 모두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하며, 교통 시스템 구축 과정에 장애인들이 처음부터 참여해야 합니다.

다음 세대를 위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더 이상 전쟁 같은 일이 돼서는 안 됩니다

그린피스는 환경에 있어 정의로운 선택이 모든 사람들이 더 나은 세상을 누리게 한다는 사실을 입증해 나갈 것입니다.
나는 친환경적이고 보편적인 교통 시스템을 구축해, 머지않은 미래에 다음 세대가 오늘날 장애인들이 경험하는 것과 같은 신체적, 정서적 장벽을 겪지 않기를 바랍니다.

미래에는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주변 환경에 자신을 적응시키는 법을 배우지 않아도 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지금 내가 내 자신에게 던져야만 하는 질문을 이 아이들은 스스로 묻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왔으면 합니다.

그린피스는 소외되는 사람 없는, 탈탄소 교통을 위해 ‘친환경 자동차'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모든 시민이 배경이나 사회경제적 지위와 관계없이 지속가능한 이동 수단의 혜택을 받고, 보다 나은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연대합니다. 기후위기를 심화시키는 경유, 휘발유 차와 작별하고 접근성 좋은 교통을 확대하라고 정부와 기업에게 요구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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